1화 링크 https://arca.live/b/lastorigin/39808942?showComments=all&notiId=117269762#c_165915779




발키리의 단독출격이 결정되고 나서 사령관은 고민에 빠졌다.  
 의도한 결과는 아니지만 발키리와 레오나의 불화는 사령관에게 쾌재였다. 
사령관이 오르카호를 장악하기 위해서는 각 부대끼리,부대의 대장과 부대장이,자매끼리 서로 대립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마냥 기뻐하지 못하는 것이, 발키리가 사망한다면 상황은 최악으로 흘러 갈 것이다.
 사령관의 지휘능력이 의심받고,자매의 죽음으로 남은 이들은 더욱 돈독해지며 결국에는 권한마저 축소당하는 결말,사령관은 의도치 않게 양날의 검을 뽑아버렸다.

"...팬텀."

사령관의 뒤에서 커튼이 반짝이는 듯이 허공에 빛의 물결이 일음과 동시에 팬텀의 모습이 나타났다.

"사령관.."

"외부임무야,당분간 발키리를 도와줘. 죽지 않게 하는게 1순위,들키지 않는게 2순위. 그녀가 공적을 올리게 서포트 해줬으면 해."

팬텀은 사령관의 말을 듣고 끄덕였으나,할 말이 있다는 듯 목 부분의 천을 입까지 올리고서 얼굴을 붉혔다.
 사령관은 천 사이로 드러나는 홍조를 눈치채고 조심스래 말했다.

"리리스는 잠시 컴페니언 자매들과 티타임을 가지라 하고,닥터에게 부탁해서 탈론페더가 둔 카메라도 전부 수거 해뒀어."

팬텀과의 눈을 마주치고 사령관은 말을 이어갔다.

"그러니까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던지 우리를 빼곤 라비아타도 모를거야.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다른 사람 눈치보지 말고 말해줘."

팬텀은 고개를 푹 숙여 관심어린 시선을 피하며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사령관...사령관에게 발키리 부대장은 특별한가요?"

"응?"

"사령관,저는 사령관의 결정이라면 그게 뭐든 따르겠다고 생각했지만은...발키리 부대장에게 주는 특별한 관심이,저는 부러워요."

사령관이 오르카호에 다다른 이후,주의를 제외한 다른 의미로 가장 관심을 기울인 바이오로이드는 팬텀일 것이다. 
 호위인 리리스가 잠시나마 눈을 땠을 때 사령관은 스텔스 기능이 있는 팬텀을 포섭하기 위해 전력을 다했고,그 결과는 지금 팬텀의 충성심과도 연결되었다. 그녀는 사령관의 명령을 위해 잡념하나 없이 매번 몸을 던져왔다.
 그러나 그런 팬텀조차도 편애라 느끼고 사령관의 선택에 의문을 품는 것이 최근의 사건들이다. 
 

 '사령관이 누굴 좋아하는지는 자유이다' 
 그녀는 그것을 뇌 깊히 명심하고 있었다.
 '사령관이 나를 좋아해줬으면 좋겠다.'
그녀는 그 말을 심장속에 항상 품고 있었다.


"처음으로 사령관에게 그런 대상이 되지는 못하더라도,저는 사령관이..."

팬텀은 말을 다 끝마치지 못하고 투명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옷자락의 끝마저 사라지기 전,사령관은 그녀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너는 내게 가장 특별해."

광학미채는 스스로의 기능을 잃어갔고 사령관은 말을 이어갔다.

"발키리는 꼭 살아야 돼. 그녀를 편애한다고 생각한다면 그게 맞아. 
 발키리가 공적을 올렸으면 좋겠고,살아돌아와서 이전보다는 더 강한 발언권을 가졌으면 좋겠어."


사령관의 손은 팬텀의 머리 꼭대기에서 뒤편으로 옮겨갔고 마지막으론 등을 타고 내려와 허리까지 도달했다.

"하지만 나는 너도 편애하고 있어. 특별하다고 생각하고,그건 발키리보다도 우선이야. 그러니까.."

팬텀에 허리에 닿은 팔을 당겨 몸을 밀착시키곤 사령관은 말했다.

"날 도와줘."

"사.사.사.사령관....저.저는..."

팬텀은 말을 끝내 잇지 못하고 사령관의 품에 안기는 것을 선택했다. 

"도와줘 팬텀."

품속에서 아기새가 꼬물거리듯,팬텀은 몇번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의 대화는 탈론페더도 리리스도 듣지 못했다. 서로에게 속삭인 그 이야기를,오르카호의 다른 대원들은 도청도 짐작도 하지 못했겠지.
 단 탈론페더의 카메라를 치우면서 자신의 도청장치를 숨겨둔 닥터를 제외하고 말이다.





원래 일찍 올릴생각 없었는데 관심이 너무 달달해서 시험 끝나자마자 후다닥 써버렸어. 

 그러다보니 분량이 지난번보다는 적은데,

짧지만 2,3일에 한번 올라오는게 나을지 

5일에 1,2화 합친 분량이 하나 나오는게 좋을지 의견을 들려주면 그거에 맞춰서 타자질 해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