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https://arca.live/b/lastorigin/39880766


모음집- https://arca.live/b/lastorigin/30161379 


출처 https://arca.live/b/lastorigin/29837903  




“...”


맥스는 눈동자를 굴렸다. 까무잡잡한 배경에서 눈꺼풀을 겨우 들어내서는 동공 밖의 세상을 바라봤지만, 이번에도 너무나 깜깜한 배경이였다.


“으윽…”


눈을 뜨자마자 몰려오는 두통에 이마를 수십초동안 부여잡은 맥스는 시간이 얼마정도 지나 지끈거림을 해소시키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 아무도 없어요?”


“아무도 없긴요.”


“...?!”


뒤통수에서 들려오는 남자의 목소리에 당황한 맥스는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깔끔하게 검은 정장과 새빨간 넥타이를 맨 남성이 그를 보며 기묘하게 웃고 있었다.


“...남자가 어떻게…”


“걱정하지 마세요. 나는 그쪽 세계 사람이 아닙니다.”


“...내가 죽은 건가요?”


“그런건 아니고, 쓰러져 있는거죠? 사람이다보니, 기절해있다고 해야할까나?”


“...당신은 누구죠? 신?”


“신이라기보단… 흐음… 관찰자라고 해야하나…?”


“...?”


“아무것도 아닙니다. 흐음… 오, 이야길 좀 할려 했다마는, 벌써 일어날 시간이네요? 뭐 그래도… 걱정하진 마세요. 앞으로 자주 만날테니까.”


남자는 다시 씨익 웃고는 손을 큰 동작과 함께 들어올렸다. 그런 다음, 그는 맥스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후려쳤다.


‘쫘악!’


“...?! ㅇ, 왜 때린거에요?!”


“어우… 이게 한번에 되야되는데… 잠깐만요…”


‘쫘악!’


다시한번 뺨을 때리자, 맥스는 그자리에서 쓰러지고, 바닥으로 추락했다.


“...으아악!”



찌릿거려오는 얼굴과 허리충격에 화들짝 놀란 맥스는 곧장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공간에 위치해 있었다. 오메가와의 전투가 끝난후, 너무나도 조용한 사무실 한가운데에서 그가 깨어났던 것이였다. 갑작스레 소리를 지르며 깨어난 맥스를 모두가 아무 말 없이 바라봤다. 적막한 시간이 조금 지난 후였다.


“맥스!”


“맥스. 괜찮은거 맞지? 응?”


“ㅇ, 어… 이상한 꿈을 꾸긴 했는데…”


“됐어, 일어나면 된거지… 응, 그거면 충분한거야.”


“오메가는, 어떻게 된거야? 회장들은?”


“회장은 니가 죽였고, 오메가도 니가 머릴 두동강 냈잖아. 그것 덕분에 모든 AGS들이 멈춰섰다고.”


“그렇다면 다행이- 윽!”


맥스는 자리에서 두 다리로 일어나려 했지만, 찌릿거리는 느낌과 함께 다시 자리에 앉았다.


“아으으…”


워울프가 맥스의 어깨를 들어올려 자신의 목에 걸고서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조금만 버텨봐 약골아. 너 그런 사람 아니잖아.”


“이번건 엄청 아프다고…”


“하긴 그렇게 쳐 싸우더만 내가 이럴줄 알았다.”


“그래서, 고맙긴 하나봐?”


“어이고, 시끄러. 아직 해야할 일이 남았잖아?”


자리에서 일어나자, 맥스의 눈엔 다친 부분을 수복하는 전우들, 서로의 축하를 전달하고 있었고, 어두캄캄한 지하실은 어디갔고 건물 벽 전체가 통유리로 되어있어선 높디높은 건물에 서있었다.


마치 우주에 있는듯 하늘의 색은 거의 검은색에 가까웠고, 몽환적인 분위기가 유리창 밖에서 느껴졌다.


“여긴…”


“펙스 본사의 꼭대기층이다, 맥스.”



마침 맥스 옆으로 다가와서 초코바를 내밀었고, 맥스는 반가움을 느낄 새도 없이 그걸 받고서는 칸을 멍하니 바라봤다.


“일은 다 정리된거야?”


“물론. 레모네이드 세력들은 전부 저 밖에서 교수형 시켰고, 알파 덕에 AGS들도 더이상 움직이지 않도록 했다. 이제 남은건… 태양패널을 부수는 것 뿐이겠지.”


“...아냐.”


맥스는 초코바의 봉투를 열고서는 한입 먹으며 칸의 말을 듣다 뭔가가 생각난듯 입을 중얼거렸다.


“...음? 무슨 말을 하는거지?”


“태양패널을 멈추는 순간, 온 세상에 재해가 찾아올거야.”



“...그게 무슨-”


“혹시 알파는 어딨어? 다같이 모여서 설명해줄게.”


식물학자의 촉이 온듯한 맥스는 눈을 반짝였고, 칸은 그런 맥스를 믿고 있었기에 알파와 럭키, 아자즈를 그에게 불러왔다.


“무슨 일로 부르신거죠?”


“알파, 혹시 이곳에 전세계로 신호를 보낼 수 있는 장치같은게 있을까?”


“ㄴ, 네?”


“태양 패널이 망가지는 그 순간, 적어도 며칠동안은 평화로운 시간이겠지. 하지만… 관성이라는 걸 알고 있겠지? 물체가 계속 그 속성을 유지하려는 힘 말야. 지구는 몇달에 걸쳐 태양패널을 사용하며 지구의 기온을 높였어. 갑작스레 지구의 온도가 높아졌고, 그것때문에 설치 초반엔 쓰나미, 태풍 등의 엄청난 재해가 일어났겠지. 그게 약 한달동안 진행이 됬어. 펙스도 이를 알고 모든 것을 한달동안 정지시키는 쇼크사태를 일으켰고, 덕분에 지구는 최소한의 피해를 입었어. 하지만, 만약 우리가 태양패널을 끄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똑같이 자연재해가 일어날거야. 태풍으로 수백, 아니 수억의 바이오로이드들이 바로 죽어버릴거야.”


“...그렇다면-”


“전세계에 신호를 보내야해. 5일 안으로 한달동안 버틸 식자재를 구한 다음 내구력 강한 건물이나 벙커에 들어가서 대피해 있어야 한다고.”


예상치 못한 문제에 턱을 괸 그들이었지만, 알파는 뭔가가 생각난듯 박수를 크게 치며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태양패널에 음파송신장치가 있어요! 이쪽으로 오세요!”


워울프의 부축을 받은 맥스가 모두를 이끌고는 그곳에 도달했다. 그곳엔 커다란 마이크와 킬스위치 삽입을 위한 포트, 거대한 컴퓨터, 마지막으로 붉은 글씨로 32:34라는 글씨가 쓰여져 있었다.


“저게… 32분 남았다는 뜻이지?”


“...네… 사실은 안정적으로 태양패널을 해제하고, 에너지 출입구를 차단할 수 있는데 남은 시간이라지만, 그게 그거겠죠.”


"흐음… 그렇다면 빠르게 끝을 내야겠네."


"...맥스, 기회는 단 한번뿐이에요. 짧고 간단명료하게, 알겠죠?"


맥스가 고개를 끄덕이자, 알파는 장비를 조작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이크에선 붉은 빛이 깜빡이기 시작했다. 자신의 목소리가 전세계로 통해 퍼져나간다는 것에 약간은 긴장한 목소리로 잠시동안 고개를 기웃거리며 할말을 생각하곤, 천천히 입을 열었다.


.

.

.


“후후, 아… 아아! 마이크 테스트 마이크 테스트…”


“...? 뭐야, 누가 방송켰나?”


“저기… 마이크는 레드후드 연대장님 옆에 있슴다…”


“...? 그럼 뭐야, 누가 방송하고 있는거지?”


“...근데 소리가 스피커에서 안나고… 하늘에서 남다?”


“...뭐?”


‘덜컥!’


“프랑스-안도라 제2국경 검문대 소속 연대장 레드후드, 이상현상 발생!”


“...통신확인. 혹시, 하늘에서 목소리가 들려오는 현상인가?”


“...그렇다.”


“현재 이상현상이 프랑스 국경 주변과 전세계에서 발생 중인걸로 확인, 본부에서 명령 전달 전까지 대기하여라.”


“...알았다.”


.

.

.


“...대장?”


“음, 무슨 일이지 에밀리?”


“...저어기, 저기 하늘에서 사람 목소리가 들리는거 같아.”


“...?!”


“여자 목소리는 아니고… 낮고 묵직해…”


“...혹시…”


.

.

.


“...전 세계에서 변형철충과 변형인간들에게 맡서 싸우는 모든 분들, 저의 이름은 맥스, 현재 워싱턴 펙스 중앙본부에 있습니다.


갑작스레 태양패널이 꺼지고는 작동이 안되 놀라셨을 걸 압니다. 태양패널을 파괴하는데 펙스 놈들과 잠깐 마찰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이제 곧 태양패널을 지구에서 떼어낼 준비가 끝이 나있습니다.


드디어, 드디어 모든 준비가 끝이 났습니다. 이제 우리는 뜨거운 사막에서 태양패널 반대 조항 가입국가로 도망치는 여정을 그만 하셔도 됩니다. 하늘은 푸른색으로 빛나고, 밤에는 별과 달이 반짝일 겁니다. 과거 인간이 벌인 어리석은 짓을 이제 청산할 때입니다. 하지만, 모든 준비를 끝낸 우린 이제 또다른 대비를 해야 합니다. 지구는 현재 평균기온이 60도에 가까이 치닫았습니다. 다시 기온이 급격이 40도가 내려갈 것이며, 우리가 처음 태양패널을 가동했을 때처럼 평화로운 며칠이 지난 후, 한달 동안 수많은 자연재해가 우릴 덮칠 겁니다.


여러분들은 며칠동안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신 후, 한달동안 버틸 건물이나 벙커에 숨어, 먹을 음식과 마실 물을 보관하세요. 그럼, 몇 초 후에 태양패널을 부숴버릴 태니, 한달 있다 뵙시다, 모두들.”


맥스는 간단하게 연설을 끝내고, 고개를 돌려 알파를 보곤 끄덕였다. 그녀가 장치를 건드리자 

방송이 종료된듯 마이크에 달린 빛이 꺼져버렸다.


그리고, 칸과 럭키가 킬스위치를 들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웃고 있었고, 킬스위치를 건내받은 그가 천천히 삽입할 수 있는 포트에 다가갔다. 마침내 모든 것을 끝낼 준비가 된 맥스는 천천히 킬스위치를 꽂기 시작했지만, 금새 그것을 멈추었다.


“...참나.”


“...?”


모두가 맥스의 헛웃음에 긴장하였다. 새로운 악당의 탄생을 모는듯 칸과 럭키는 불안하게 그를 바라봤지만, 맥스의 입에선 예상과 다른 말이 나왔다.


“이러면 내가 니들 새운 공 전부 뺏어가는 거잖아. 다들 모여.


마지막은 다같이 장식해야지.”


“...하핫! 속아버렸군. 뭐, 같이 하는게 좋긴 하지.”


맥스가 모두를 킬스위치 주변으로 불러들였다. 호드 대원들과 럭키, 알파와 아자즈 일행이 모두 킬스위치에 손을 올렸고, 천천히 포트 안으로 집어넣기 시작했다. 미끌어지는듯이 킬스위치가 완전히 포트 안으로 빠져들어갔고, 푸른색으로 빛나던 포트는 다시 붉은 빛을 반짝이기 시작했다.




경고음이 들려오기 시작하고, 모니터에서 악성 바이오로이드가 침투했다는 문구가 아주 잠시동안 보이고는 로딩바가 새로 생겼고, 창문을 바라보니 지중해로 보이는 태양 패널들이 점점 하늘 위로 올라가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동쪽의 하늘에서는 샛노란 해가 천천히 보이기 시작했고, 어느새 워울프가 가져온 맥주병을 서로 나눠들고, 천천히 지구를 떠나는 판때기들을 구경하였다. 서로에게 축배를 겨누고, 술을 마시지 않기로 한 럭키 또한 함께 들이키며 임무 성공과 승리를 만끽했다. 


그들의 기쁨은 전 세계를 통해 뿜어져 나갔다. 동시 송출된 방송에 바이오로이드들은 열광했고, 더이상 인공햇빛이 아닌 자연의 거대하면서도 은은한 햇빛이 그들의 몸에 따스히 비춰졌고, 반대편에서는 밝게 빛나는 별들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패널들은 한곳으로 모여 태양계 밖으로 천천히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곳곳에선 축제를 벌일 준비를 하면서도 서로의 안전을 대비하기 위해 식량과 물을 챙겼다. 그 뿐만 아니라 펙스가 세계 자본과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벌였던 수많은 탄압과 폭력을 당한 자들도 서로 춤추며 즐거워했고, 그렇게 지구엔 환호성으로 가득히 찼다.




맥스와 칸은 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새벽일출을 바라봤고, 앞으로 몰려올 예고된 재해애 생각에 잠겼다.


환한 빛이 그들을 감쌌는데, 그들은 거의 생애 처음으로 일출을 보는듯 그저 말없이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했다.







그리고, 방송이 종료된 직후, 필리핀 근처의 깊은 해구에서는 커다란 잠수함이 천천히 모습을 해면 위로 드러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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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번편으로 끝내려 했지만 브금 설정 때문에 끊어서 미안해요... 내일 마지막편+a 을 끝내고, 다음 소설로 들어갈테니 안심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