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 끄르륵.... 호—끄으윽....


"아버지....!"


포스 라이트닝에 고문당한 자신의 아들이 힘겹게 다가와 자신을 부축한다.


다스 베이더(Darth Vader)


은하계에서 가장 강력한 시스이자, 자연재해와도 같은 어둠의 상징.


한때 최강의 제다이 기사였다가, 타락하여 암흑의 군주로 군림하던 스카이워커가 결국에는 끝을 보이는 것이다. 


 모든 것을 압도하며 기백이 넘치던 숨소리조차 곧 임종을 맞이할 것 같은 소리로 변모하였다.


—...........


"조금만... 조금만... 더...."


죽어감에도... 이 타락해버린 자신을 살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아들을 바라보다가, 우주선 앞에 쓰러져 몸을 뉘이고 자신의 아들의 이름을 부른다.


—루크... 이 마스크를 벗게... 도와다오....


"안되요!! 아버지! 그러면 죽게 되실거에요!!"


자신을 위해 고생하는 아들을 보며 눈시울이 붉어진다. 설령 우주선을 탄다 하더라도 이제 곧 죽음을 직감한 다스 베이더는 단 한번이라도 자신의 '눈'으로 아들을 직접보기 위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였다. 


—그 무엇도... 나의 죽음을... 막을 수 없단다... 단 한번이라도 너의 얼굴을.... 나의 눈으로 직접 보고싶구나....


최강의 존재였던만큼 초월적인 정신력으로 자신의 아들을 보기 위해 죽음조차 미루고 있었다. 


포스라이트닝으로 인해 완전히 타 들어갔던 몸상태 또한 더욱 망가져 버렸기에 자신이 입고 있는 이 갑주또한 무겁게 느껴졌다. 


한때, 자신의 아내의 죽음을 꿈으로 보고 두려워하여 다크사이드의 유혹에 넘어간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한순간의 실수로 스승을 적대하며, 패배하고 결국엔 모든 것을 읽었다. 


마스터 요다의 말대로, 


두려움은 분노를, 분노는 증오를, 증오는 결국 모든 것을 잃는 고통을 탄생시켰다. 


참으로 어리석은 삶이었다. 


설령 후회하더라도 늦었다. 이미 지나간 과거이니.


자신의 욕심으로 인해 모든 것을 잃고 죄없는 생명을 해쳐왔으며, 그 죄조차 아무렇지 않게 여겨왔다. 


마지막에 와서야 아들의 설득에 겨우 라이트사이드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자신의 죄악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푸쉬익— 하는 소리와 함께 마침내 마스크가 벗겨졌다. 


추해진 그의 얼굴, 죽어가며 시야조차 흐려진 그에게 마치 포스가 마지막 기회를 부여하는 것인지, 자신의 아들의 얼굴이 또렷하게 보이며 머릿속에 새겨졌다. 


그와 함께 베이더의 머릿속에 알 수 없는 감정이 소용돌이치며 그의 마음을 슬픔으로 메꾼다. 파드메를 잃었던 때와 같은 감정으로.


눈물을 흘리고 싶지만, 더 이상 흘릴 눈물조차 메말라 버렸다.


"이제.... 가거라... 나의 아들아.... 어서...."


그의 늙은 목소리가 루크에게 전해진다. 


"아버지... 같이가요... 제가 구해드릴 수 있어요...!"


"넌 이미 나를 구해줬단다... 루크.... 이미 나를.... 구해줬어..."


"아버지....."


"너의 누이에게... 말해주거라... 네가 옳았다고.... 네가.... 옳았다고....."


"아버지... 안되요.... 아버지...."


아들의 목소리조차 점차 멀어지며, 서서히 눈이 감겨진다. 그의 초월적인 정신력또한 점차 무뎌져간다.


마스크로 간신히 유지하고 있던 호흡이 마스크가 벗겨지며, 뇌의 산소가 빠르게 줄어든다.


"파드메... 우리 아들이 나를 구원해주러 왔어... 당신에게 한번이라도 용서를 구할 수 있다면.... 나는...."


"아버지.... 아버지!!"


균형을 가져온다 예언되었던, 제다이 기사였던 자가, 결국 숨을 거두었다. 


"흐흐흑.... 크흑...."


그의 시신을 붙들고 그의 아들이 오열을 하였다.










아나킨. 난 이미 당신을 용서했어요——


파드메.... 


환청인지 모를 그녀의 목소리가 그의 머릿속에 울려퍼진다.  


어떻게... 


아니... 상관없나... 


고맙소. 파드메... 이런 바보같은... 어리석은 나를 용서해주어서... 


그래도 후회된다오.... 


내가 조금만 더 신중했더라면... 내가 더 현명했더라면...


당신을 비롯한 많은 생명들이 나로 인해 고통받지 않았겠지..













어느 은하계 어느 행성.


"콘스탄챠!! 정말 이렇게 하는게 옳은거야!?"


"사방으로 둘러쌓이는 것보단 낫잖아요. 그것보다 놈들이 등대쪽으로 가지 않게 유인해야 한다고요."


"그렇다고 이런 건물로 들어오기에는..."


두명의 소녀가 이미 전력조차 끊어져 방치된 마치 터널같은 어두운 건물안으로 들어왔다. 적어도 사방으로 둘러쌓이는 것보다 자신들 앞에 일렬로 몰려오는 것 낳으니 말이다. 


"콘스탄챠 온다!!"


"네!"


철컥철컥 거리는 소리와 함께 눈앞에 수십마리의 철충들이 자신들을 향해 총구를 내밀고는 밀물들어오듯이 몰려온다. 


타다다당—!!! 퍼엉퍼엉—!!


위치를 잘 활용하여 콘스탄챠와 그리폰이 미사일세례와 총을 쏘지만, 수적으로 너무 불리했다. 


탕—!!!


"꺄악—!!"


"콘스탄챠!! 꺄악!!"


콘스탄챠가 철충의 사격에 의해 한쪽 팔이 마비되었다. 그리폰또한 당황하다가 무기를 놓쳐버렸다. 하지망 철충들은 기다려주지 않고 그들 코앞까지 다가와 총구를 겨누었다. 


자신들의 적을 확실히 끝내기 위해.


철컥—


"아...."


그 순간, 그리폰과 콘스탄챠는 죽음을 직감하고, 서서히 눈을 감았다. 


그 순간, 



호— 파아—— 호— 파아——



콘스탄챠와 그리폰은 자신들의 뒤에서 들려오는 숨소리에 숨쉬는 것조차 잊고 경직되어 버렸다. 


그녀들뿐만이 아니었다. 당장이라도 그녀들을 죽이려는 철충들 또한 굳어버렸다. 


자신들의 시야 앞에는 까마득한 어둠, 하지만 숨소리와 존재감만큼은 확고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저 어둠 속에 무언가는 확실히 존재했다.


하지만 그 존재감의 시선에 노려진 것들은 다름아닌 철충이었다. 철충들은 부족한 머리로 생각했다.


당장 도망쳐야한다고. 


하지만,


지이이잉———!!


어둠속에서 붉은 빛이 생겨나며 그들을 맞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