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읽으면 좋은 프리퀄[본편 스포일러 있음]


지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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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야! 누구야? 아스널 대장이야? 아스널 대장이지!" 



"하하핫, 형사 양반의 우수한 통찰력은 내가 아이를 품었다고 판단한 것 같군! 이 정도면 충분한 근거 아닌가?" 



"그러니까 망상을 비약하지 말라고! 너도, 진정해." 



"당황하는 건 이해하지만, 이게 누구 건지는 아직 모른다." 



"회의도 그래서 소집했다만, 우리로서는 알 수가 없더군..." 



"보다시피 이 땅개들은 머리가 굳어서 그런가 '모른다'랑 바보 같은 소리밖에 못 하더라고. ...못 봐줄 꼴이었는지 용은 진작에 탈주했어." 



"잠깐, 나까지 이 바보들이랑 도매급으로 취급하지 마!" 



"말들이 심하군." 



"내가 틀린 소리 했어? 덕분에 내 부관까지 이상하게 물들었잖아!" 



"그건 저 색정광 탓이지, 내 탓이 아니라고!" 



"자, 둘 다 이쯤하고..." 



"대장, 생리해요?" 



"넌 도대체 아까부터 왜 이러는데?!" 



"자, 그만! ...그럼 일단 어떻게 된 건지 이야기해 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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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정리해 보면 이 임신테스트기가 탈론페더 양 침대 위에 놓여 있었는데, 누가 임신했는지는 모른다는 거지?" 



"아니, 그러니까 진짜 우리 대장일 수도 있다니까요! 생리하는 날처럼 굴고 있기는 해도!" 



"아, 납작아. 좀..." 



"대령, 머리만 복잡해지니까 입 다물고 있어. 

 그래. ...거기까지는 우리도 다 생각해 봤으니까, 너는 시간낭비 하지 말고 빨리 이게 누구 건지나 밝혀내 봐. 경찰놀이라는 게, 그런 거잖아?" 



"잠깐잠깐, 우리 일을 좀 오해하는 것 같은걸, 자판기마냥 단서 넣으면 땡! 하고 결과 나오는 편한 게 아니라고. 특히 이런 경우에는 더." 



"그럼 뭐가 필요하지?" 



"정보가 더 있으면 좋을 테고. 생각할 시간도 좀 있어야겠지." 



"뭐, 그건 형사 양반이 어련히 알아서 할 테니까. 그래도 기왕이면 처음에 형사 양반의 직감이 외친 대로 내 아이였으면 좋겠군!" 



"...그럼 처음부터, 오르카 호에서 누가 임신했을지 판별할 만한 방법, 뭐가 있을까?" 



"모두에게 임신테스트기를 써 보는 건?" 



"그게 확실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겠군. 우리 병사들만 생각해도 많은 데다, 갑자기 전원 임신테스트를 하라고 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겠나?" 



"응, 어렵겠지. 그럼 다른 방법을 써야겠네." 



"...말 빙빙 돌리지 말고 핵심을 말해. 우리는 네 경찰학 강의인지 뭔지 들으려고 여기 있는 거 아니니까." 



"왜 그러나, 나는 꽤 흥미로운데." 



"흠흠, 어쨌든 그런 직접적인 방법은 못 쓰니까 조금 간접적인 방법으로 누가 임신했을 가능성이 큰지 후보를 줄여 보자는 거야." 



"구체적으로는?" 



"...최근에 사령관하고 잠자리를 가진 적 있는 대원들만 꼽아 볼까." 



"잠깐, 너무 단순무식하지 않아? 그 임신테스트기가 언제 쓰였는지도 모르는데?" 



"...카멜, 혹시 이 임신테스트기가 언제부터 네가 찾은 곳에 있었는지 알고 있나?" 



"모르겠어... 그래도 어제 페더가 수복실에 실려가고 나서 침대는 아무도 안 봤으니까, 늦어도 어제 오후부터는 거기 있었을 거야." 



"그 정도면 충분해. 늦어도 어제 기준으로 임신해 있었을 만한 게 누군지 찾으면 되는 거잖아?" 



"그래도 많을 것 같다만." 



"그, 크리스마스 난교도 있었고, 이후에는 지휘관들도 같이 했잖아. 거기 참여한 모두가 가능성 있는 거 아냐?" 



"난교라, 사랑스러운 표현이군! 그 입에서는 나올 일 없을 줄 알았는데 말이다." 



"난교를 난교라 하지, 그럼 뭐라 해?" 



"음, 크리스마스는 고려 안 해도 될 것 같아. 그 설명 말인데, ...닥터 양, 와 있어?" 



"그 말만 기다리고 있었지, 안녕! 언니들도!" 



"임신테스트기 하나 때문에 똑똑이 형사에 이제 공학박사 겸 의사까지 왔네. 다음은 누구야, 사회학자가 와서 출산율 강의라도 해?" 



"나도 참모니까! 그리고 리앤 언니가 과학수사에 애를 먹는 것 같아서, 도와주러 왔지!" 



"...임산부를 찾는 걸 과학수사라고 할 수 있어?" 



"과학적 분석이 필요한 거니까, 과학수사라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어쨌든 리앤 언니가 말한 대로 크리스마스는 고려하지 않아도 좋아. 혹시 언니들은 임신테스트기가 작동하는 원리, 알고 있어?" 



"허, 경찰학에 이어서 이번엔 성교육이야?" 



"소변으로 임신 여부를 알아낸다, 정도밖에 모르겠군." 



"그 소변 안의 hCG, 그러니까 임산부가 배출하는 호르몬을 감지하는 거야. 그런데 알다시피 임신은 안에 싼다고 바로 되는 게 아니지,

 수정, 착상까지 해야 하니까. 견본으로 테스트기를 하나 가져와 봤는데, 자, 혹시 최근 사흘 안에 오빠랑 피임 없이 관계한 언니 있어? 

 두 줄 나오는 게 양성반응이라는 건 봤으니까, 임신이 바로 되는 게 아니라는 것까지 포함해서 음성반응을 보여주고 싶은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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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많네. 셋 다, 언제 했어?" 



"그저께 밤하고 오늘 새벽에 했다." 



"어제." 



"그... 여기 오기 바로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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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오, 리앤 언니는 아직 안에 씨도 있겠네, 딱 좋은 표본이야! 자, 이거 줄게. 화장실 갔다 와." 



"으, 우우..." 



"저기, 수치심을 조금은 갖는 게 좋지 않겠어? 그래도 겉보기에 어린아이인데..." 



"무슨 소릴! 훌륭한 과학자의 조건은 부끄러움을 감수하는 데 있는걸! 부끄럽다고 아무 말도 안 하면, 과학은 누가 발전시키겠어?" 



"음..." 



"그러니까 우린 과학자 아니래도!" 



"알았어, 알았어. 언니는 빨리 다녀와. 계속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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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결과 나왔어! 봐봐." 




"자, 이제 알겠지? 리앤 언니가 오늘 싼 걸로 임신할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말이야! 

 임신테스트기가 어제 양성반응을 보였다면 그 주인은 열흘 쯤 전, 우리 기준으로는 12월 중순 이전에 오빠랑 관계한 언니일 거야.



"지금까지는 이해했다. 그런데 그게 누군지는 어떻게 추려내지?" 



"당연히 나는 포함되겠군. ...방금 형사 양반은 아깝게도 꽝이라는 걸 확인했고." 



"그래, 어련하시겠어." 



"이런 일도 있을까 해서 준비해 왔지! ...자, 개봉박두! 

 이번 달 오빠랑 주로 잔 언니들의 생리주기랑, 탈론허브 로그, 그리고 오빠의 행적까지 모두 참고한 역학조사 데이터!" 



"호, 대단하기는 하네. 그런데 이 일이 그렇게까지 할 만한 가치가 있는 거야?" 



"물론이지! 오빠의 첫 아이라고? 생각해 보면 상징성만으로도 엄청나잖아?" 



"그래, 중요한 일 아닌가." 



"잠깐잠깐! 그런데 이런 정보는 다 어디서 난 거야?" 



"현장에 있는 언니들이 수고 좀 해 줬지, 특히 시라유리 언니!" 



"으으, 이런 거 수집하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오빠도 동의했는걸? 아니, 반쯤은 오빠 명령이라고 생각해도 돼." 



"......" 



"어쨌든 그걸 분석해 보면 누가 임신했을 가능성이 가장 큰지 대강 파악할 수 있다는 거야?" 



"맞아, 우린 그 후보들만 임신테스트해 보면 되고! 자, 그럼 한번 살펴봐야겠지? 리앤 언니도 도와줄래?"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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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연말 콘문학인데 연말에 완결이 안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