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니 침대 옆에선 알몸인 채로 이불만을 덮고 새근새근 자고있는 레오나가 내 옆에 있다. 어젯 밤 그렇게 큰 거사를 치르렀는데 당연히 피곤할 만도 하다. 

그녀의 옆머리를 살짝 넘기며 볼뽀뽀를 해주고선 슬쩍 일어나 아침 준비를 했다.

아메리카풍으로 간단하게 베이컨을 팬에 올리고 토스트 기계에 식빵을 넣은 뒤 직접 갈아서 내린 진한 에스프레소, 그리고 계란 후라이. 

“띵”

빵이 다 구워졌으니 꺼내서 위에 작게 조각낸 버터를 올려 열기에 녹아 빵에 흡수되게 두었고 그 위에 계란 후라이를 올렸다. 당연하게도 반숙으로 익힌 노른자의 탱글함이 살아있게 두었다. 윤기가 흐르는 노른자와 그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버터의 고소함이 식욕을 자극시켰다.

커피가 거의 다 내려질 때 쯤 레오나가 눈을 비비며 부엌 쪽으로 걸어왔다.

“흐아아암...뭐야 이 냄새는?”

“자기 줄 아침 준비하고 있었지. 거의 다 했으니 여기 앉아.”

의자를 뒤로 빼주고선 다 내려진 에스프레소를 먼저 건넸다. 한 모금 마시더니 만족스런 표정을 짓는 레오나.

“역시 에스프레소가 맛있단 말이야.”

“내가 직접 볶아서 갈아낸 커핀데 어때?”

“너무 볶아서 느껴지는 탄 내음이나 쓴맛이 전혀 없고 개운하면서도 뒷맛에서 올라오는 약간의 씁쓸함과 고소함이 정말 일품이네.”

다 마셔갈 때 쯤 팬에 두어 열기를 남겨둔 베이컨과 아까 만들어둔 토스트를 접시에 담아서 건네주었다.

“달링이 해준 요리라니 맛있겠지?”

토스트를 들어 한입 베어 무는 레오나.

“바삭한 빵에서 흘러나오는 버터의 고소함, 그리고 위에선 부드럽고 촉촉하게 입천장을 감싸주는 계란 후라이가 절묘하게 잘 어울리는걸?”

“마음에 들었다니 다행이야.”

아침 식사를 끝내고 나서 레오나와 식탁에 앉아 마주 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저기...당신은 아이를 몇 명이나 가지고 싶어?”

레오나가 먼저 말을 꺼냈다.

“음...난 남자아이 하나 여자아이 하나? 제일 이상적이라고 생각해.”

“다행히도 나랑 생각이 같네.”

난 레오나와의 대화가 끝나고 나서 근처에 있는 밭을 갈기 위해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밭갈이 기계를 창고에서 꺼내 왔다.

“일하려고?”

“응, 앞으론 밭에서 채소도 심어야 나중에 우리 애들이 몸에 좋은 유기농 채소를 먹지 않겠어?”

“그 말도 일리 있네.”

한잔 더 내린 에스프레소를 홀짝이며 앉아있는 레오나.

레오나를 뒤로한 채 밖에서 열심히 밭을 갈아치웠다. 기계를 쓴다 해도 역시 보통 일이 아니다. 얼마나 했을까, 밭을 다 갈고 나니 2시를 지나고 있었다.

“일은 다 끝났어?”

뒤를 돌아보니 원피스를 입은 채 양손에는 맑은 파란빛의 음료가 빨대가 꽂힌 채 들려 있었다.

“불루 레몬 에이드야 어때?”

“좋지.”

건네받은 레몬 에이드를 한 잔 하는 순간 몸에 시원함과 동시에 상쾌함이 맴돌았다. 

“역시 이 탄산의 상쾌함과 레몬의 새콤함은 조합이 최곤거 같아.”

“아우로라한테 디저트 만들기도 속성강의로 배워왔는데 보람차네.”

다 마시고선 잔을 챙겨 밭에서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밭 일을 하고 나니까 별로 더운 날씨가 아닌데도 땀범벅이 되어 있었기에 샤워하러 화장실에 들어갔다. 

물을 틀어 몸을 딱 다 적셨을 때 쯤, 레오나가 타울 한 장을 걸치고 화장실로 들어왔다.

“레, 레오나?”

“가만히 있어. 부인으로서 남편 씻는 거 도와주는 것도 엄연히 할 일이야.”


생각보다 음식 맛 묘사하는 부분이 쓰는데 시간 많이 잡아 먹어서 이제서야 올리게 되서 죄송합니다. 작가의 역량부족이니 이해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