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과는 조금 다르게 오늘 당장 아다를 떼지는 못했지만 오늘 리제가 받은 것과, 리제의 이야기에서 보여준 페어리의 모습은 충분히 좋은 스토리라는 평가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함.



1. 리제가 오늘 받은 걸 정리해보자.


먼저 결과가 어쨌든 사령관이랑 비비적비비적하는 3가지 시츄에이션을 받았음. 거기다 셋 다 사랑스러워서 아다를 못 떼서 속이 터지는 느낌이라기보다는 열심히 노력하는 리제가 귀여운 이야기였고, 마지막에는 작게나마 진전도 있었음. 손가락 걸기로 시작했지만 0에서 1이 생겨났다는게 중요함. 조금 더 나아가면 손 잡고, 팔짱끼고, 끌어안고, 키스하고 섹스까지 할 수 있을 거고, 지금 빌드업만 봐도 본인 외전 하나 정도만 받아도 아다 충분히 뗄 수 있다고 봄. 오히려 나중에 아다 떼는 스토리 하나 확정으로 받을 수 있는 걸 생각하면 이득일지도 모름.


그 다음으로 여러 가지 시츄를 받아가면서 굉장히 희귀한 뿅가는 표정을 포함해서 새로운 표정들을 얻었음.


와 시발 너무 귀엽지 않냐. 다프네도 저렇게 뿅간 표정이랑 부끄러워하는 표정 만들어주면 다프네 뿅가게 하는 망상으로 1년 365일이 즐거울텐데. 다프네 표정 그려줄 때까지 숨참으면 내가 뒤질게 뻔하니까 어쩔 수 없이 다음으로 넘어간다. 


그리고 셋째로, 자매들이 리제의 사랑과 현재의 입장에 공감하고 도와주고 싶어한다는 설정과 본인도 자매들의 뜻을 따라서 함께 힘내는 상황이라는 설정을 받았음. 리제가 좀 애매했던 부분 중에 하나는 과거의 리제 초기 설정은 존나 미친 얀데레였기 때문에 자매들도 리제가 벌일 사고를 걱정하는 느낌이 강했음. 본인도 자매들은 안중에도 없고 자기 혼자서 마음대로 하려고 들면서 밖으로 나다니는 서사가 대부분이었고. 


근데 낙원에서부터 급 턴을 해서 자기도 자매들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지겠다는 언급 + 방어력 약함 설정이 추가됐지만 이게 굉장히 뜬금없기도 했고 깊이도 부족해서 한 순간의 재미를 주는 역할을 해도 리제의 입장은 오히려 더 애매해졌음. 얀데레성은 약해졌고 자매들이랑 같이 뭘 하기에는 지금까지 쌓아둔게 레아한테 잔소리듣고 초코에서 좀 더 똘똘하게 움직인 거 정도가 다였거든.


이번 이벤트에서 페어리의 다른 자매들과 함께 사령관에게 적응하는 특훈을 한 건 스토리의 재미도 챙겼지만, 리제와 다른 페어리의 관계를 이어주기 위한 징검다리 역할이라는 관점에서도 굉장히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함. 이번 스토리로 리제도 다른 자매들에게 전보다 더 공감받는 모습이 나와도 설득력이 강해졌고, 반대로 리제가 다른 자매들을 챙겨주는 이야기가 나와도 받은 게 있으니 돌려주는 게 있다는 관점에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전개가 될 거임.



2. 리제 스토리가 페어리에게 어떤 의미에서 좋게 작용하는지 추가로 이야기할까 함. 사실 위에서 써둔 내용이랑 겹쳐서 짧음.


일단 지난 번에 리제를 응원한 다프네는 일부러 조금 사이드로 빠지고, 레아와 드리아드가 리제의 상태를 보면서 리제가 얼마나 힘들지 이해해주는 모습은 위에서 썼으니 스킵하겠음.


그리고 추가로 기존부터 늘 부실했던 페어리 자매의 자매애를 너무 티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어필하면서 얘들도 콩가루가 아니라 제대로 된 자매들이라는 걸 어필해줌. 서로 돕고, 잘 되도록 응원해주고, 실패하면 안타까워해주고, 괜찮다고 격려해줌. 아주 보기 좋은 자매의 모습이 아닌가 말야. 


티타니아 이야기를 풀기 전에 이렇게 애들끼리 뭉쳐서 '페어리 자매'라는 집단의 탄탄함을 한 번 잡아준 건 정말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함. 개인적으로 티타니아 설득은 레아 원걸쇼가 아니라 페어리 전체의 애정과 설득을 통해 감화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최고의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하거든. 물론 본격적으로 나오기 전에 행복회로 졸라 돌리는 중이기는 함.



3. 의외로 아쿠아가 많은 걸 챙겼다.


이번의 아쿠아는 갑자기 급발진을 박으면서 씬스틸러가 된 다크호스 역할도 잘 수행했지만, 앞으로를 위한 떡밥도 받아갔음.




기존에도 알려져있듯이 리제, 다프네, 드리아드는 레아의 특성을 나눠가졌다는 느낌이 강했지.  리제는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욕구와 집착, 다프네는 착하고 상냥한 성격, 드리아드는 사랑받고 싶어하는 마음(?)을 받아서 본인에게 맞게 각각의 포인트를 강화시킨 상태라고 생각함. 요약하면 세 캐릭터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들이 모두 레아에게서 시작된 거라고도 볼 수 있겠지.


근데 아쿠아에 대해서는 현재 보여주는 모습이 최종버젼이 아니라, 향후에 레아의 어떤 특성을 물려받아 캐릭터가 변화될 수 있다는 떡밥을 던졌음. 이건 상당히 흥미로운 시도라고 생각하고, 동시에 아쿠아의 캐릭터를 훨씬 입체적으로 가져갈 수 있게 되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함. 


개인적으로는 아쿠아의 기본 대사에서 자주 보이던 리제와 다프네를 뛰어넘고 싶어하는 공명심이나 영웅이 되고 싶어하는 천진난만함 같은 부분이 아쿠아를 구성하는 메인 포인트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쨌든 아직까지는 그런 빌드업이 없고 새롭게 성격이 변할 수도 있다는 떡밥을 받아서 향후의 전개가 상당히 기대됨.




이상의 여러 가지 포인트로 볼 때 리제 서브 스토리는 리제의 해프닝들로 재미도 주었지만, 향후 전개를 위한 포석도 차근차근 깔아가는 좋은 스토리라고 생각함. 아마 다음에 올 페어리 이야기는 티타니아와의 이야기가 될 테고, 그 후로도 전개할 수 있는 떡밥들이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는 점이 훌륭함.



글을 너무 훈훈하게 끝내면 아쉬우니까 옥의 티를 잡아보고 마무리하겠음.


대체적으로 라오식 일관성이 문제임. 아쿠아는 원래 사령관에게 반말하는 캐릭터인데 갑자기 존댓말하는 캐릭터가 되어서 조금 당황스러웠음. 


그리고 레아도 소원에서는 자매들에게 존댓말하다가 여기에서는 반말하는 모습을 보임. 존댓말 캐릭터나 반말 캐릭터 같은 건 캐릭터 개성에 꽤 중요한 부분이니까 앞으로는 좀 더 신경써줬으면 좋겠음. 다룰 캐릭터가 너무 많다보니 정신없을만 하기는 한데 캐빨러들은 최애캐 하나만 보기도 하니까 스작의 어깨가 무거울거임.


이하의 사진들은 증거자료

이번 스토리에서 레아가 다프네에게 이야기할 때 반말을 쓰는 걸 볼 수 있음



하지만 소원 이벤트 때 보면 다프네나 드리아드에게 계속 존댓말을 쓰는 걸 볼 수 있지.




어쨌든 이번 스토리는 지지난주 스토리도, 오늘 스토리도 다들 대만족하며 즐기고 있음. 앞으로도 이렇게 스토리 빵빵하게 써주면 좋겠고, 2부 나올 때 티타니아&페어리 이야기도 기쁜 마음으로 기대하고 있을 계획임. 스작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