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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

아...참치마요면이랑 불닭 까르보 먹고싶다.

그리고 난 그냥 코미디로 쓰고싶은데 계속 시리어스가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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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프리트가 가져온 일용할 컵라면에 물을 붓고, 익기 까지 기다리는 중, 내 앞에 앉은 이프리트는 내가 100년전 병사출신이란 것을 듣고, 상태이상이라도 걸린 것 마냥,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충격이였습니까?"


"다른 사람들이라도 저랑 똑같은 반응이였을겁니다."


"하긴 저라도 그럴꺼 같습니다. 100년전에 살던 군인이 눈 앞에 나타난다는건 제가 봤던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일이니 말이죠."


비브라늄 방패를 든 정의 덕후라던가 말이다. 얼마나 고결했으면 묠리르를 들었던 건지.


그렇게 대화를 하며, 뜨거운 물을 넣었던, 컵라면이 다 익자 뚜껑을 딴 뒤, 식당에서 못 했던 식사를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아직도 임펫원사가 임관하라고 말합니까?"


"...예. 말년에 분대장 단 것도 서러운데..."


전문하사 권유는 나도 받아봤으니 어느정도는 이해하지만, 말년에 분대장 견장 달게 한건 선 넘었지. 분대장 견장달면 뭐해 간부 똥받이에 욕받이 되는 건데.


"그 마음 이해합니다."


"부관님..."


나도 병사출신이기에 이프리트에게 동점심이 든다, 이프리트급으로 군생활 꼬인 케이스는 찾아 보기도 힘들다.


철충과의 전투로 전역은 무제한 대기에, 극FM지휘관, 부관에 자꾸 임관을 시키려는 원사. 그리고 아직 부하들이 짱이 안되서 달고 있는 분대장. 멀리서 봐도 비극이고, 가까이서 봐도 비극이네.


그렇게 이프리트와 대화를 하며 식사를 끝낸 뒤, 컵라면 용기를 치웠다. 이프리트는 제가 할테니 내버려 두라고 했지만, 소중한 부식을 나눠줬는데, 이정도는 내가 해야 했다. 물론 이프리트는 안절 부절 못했지만.


"잘 먹었습니다. 이프리트 병장. 나중에 꼭 보답하겠습니다."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부관님."


 병장에게 대령이 보답을 해주겠다? 그래 부담스럽긴 할 거 깉다. 


"그럼 이거라도 받아 주겠습니까? 예전에 사령관님이 몇장씩 주신 거긴 한데 저한텐 필요 없는 거라서 말이죠."


난 서랍에 고이 모셔둔 것을 봉투에 담아 이프리트에게 건네주었다. 그리고 이프리트는 봉투를 여는데...


"사령관님 이름으로 된 위로휴가증입니다."


"...사령관님 이름으로 말입니까?"


"네. 이 휴가증이라면 아무리 레드후드 연대장이라도, 마리 소장이라도 사령관님의 이름으로 된 휴가증을 함부로 자르거나, 통제 할 순 없을 겁니다. 한 15일 정도 되니, 파견 끝나고, 원래 나가시려고 했던 휴가에 붙여서 나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휴가증을 받은 이프리트는 몸을 부들 부들 떨며 기쁨을 표했다.


그렇게 휴가증을 받은 이프리트가 파견자 숙소로 보낸 뒤, 이제 내 배고픔을 해결 했으니, 이제 내가 철혈의 레오나에게 저질렀던 하극상을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고민을 했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먼저 시비를 건 사람은 그쪽인데... 먼저 사과를 해야하나..."


아무리 먼저 그쪽이 잘못을 했어도 싸움을 하면 계급 낮은 쪽이 하극상이라고 몰아지는 군 문화. 


"그래 계급이 깡패지 깡패."


그래서 하는 수 없이 개인실로 나가 시스터즈 오브 발할라의 숙소로 향했다. 

.

.

.

.

"AGS부관님?"


"어...안녕하십니까. 안드바리 준장님."


시스터즈 오브 발할라의 숙소에 도착한 뒤, 레오나의 개인실 문을 두드리자, 그곳엔 보급업무를 끝내고, 사복차림으로 갈아입은 안드바리가 문을 열어주었다.

"근대 여기에 무슨일로...?"


"레오나 소장님과 이야기를 좀 나누고 싶어서 찾아왔습니다."

"...이야기요?"

"안드바리. 밖에 누가 왔니?"

"네! AGS부관님이 잠시 이야기좀 나누고 싶어서 찾아왔어요."


안드바리는 내가 왔다고 말하자, 개인실 안에서, 나와 식당에서 말싸움을 한 철혈의 레오나가 문 앞으로 걸어나왔다.

"나랑 할 이야기가 있다고?"


"네."

"...일단 들어와. 그리고 안드바리?"

"네 대장님."

"AGS부관과 잠시 이야기좀 나누고 싶어서 그런데, 잠시만 숙소로 가 있을래?"


레오나의 말에 나와 레오나를 한번씩 보더니 고개를 끄덕인 뒤, 숙소로 걸어갔다. 그리고 난 레오나를 따라 개인실로 들어갔다.

"AGS부관께서 무슨 말을 하고 싶어서 날 찾아온 걸까?"


"일단 먼저 사과 부터 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뭐?"


"아무리 화가 났더라도 참았어야 했는데 무례한 행동을 해서 죄송합니다."


내 말을 들은 레오나는 작게 한숨을 쉬더니 입을 열었다.

"그 AGS지휘관이 한 말이 맞았네."


"알바트로스 지휘관님 말씀이십니까?"

"그래 그 지휘관 말이야. 오늘 너랑 내가 식당에서 있었던 일로 사령관이 지휘관 긴급소집을 걸었거든."


설마 바로 징계위원회를 연건가? 그건 아닐텐데 징계위원회는 징계를 받는 인원의 상관은 참여할 수 없는 걸로 알고 있다.

"그리고 그 긴급회의에서 너가 그동안 노력을 했는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AGS지휘관이 말해줬어.."


"..."

"그리고 자신의 부관이 오늘 일어날 일에 대해 착해빠져서 사과하러 날 찾아올거라고."


착해 빠진게 아니라 징계받기 싫어선데. 근대 말하면 분위기 깨질거 같으니 말하지 말아야 겠다.


"..."

"사과를 해야하는건 오히려 난 데. 그럼 시스터즈 오브 발할라의 지휘관이자 대표로써 말할께. 앞으로 널 배신자나, 금태양으로 취급하고, 배척하는 일이 없도록 할게."


그건 원래 당연한거  아닌가. 거진 2달간 모습을 보면 알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