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리리스라기엔 너무 깜찍했다.
분명 리리스가 맞았지만 리리스가 아닌 이 생명체는 닥터의 '장난'으로 탄생했으며, 가능성을 확인한 닥터는 공식적으로 사령관 앞에 선보인것이다.

"그러니까 이게...리리스라는거지?"


"맞아, 리리스 언니의 머리카락에서 추출한 dna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어"

"리릿쮸!!!"


리리스와 흡사한 이 조그마한 생명체는 자신에 대해 말하고 있다는걸 알고 있는 듯 닥터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사령관에게 깍듯이 손을 올려 경례했다.

"신기하네. 지금 얘가 우리 말을 알아듣는건가??"

"그럴...지도??"

"왠일로 말이 시원찮다??"

"그게.....처음엔 내 말을 도통 들을 생각을 않길래 지능면에선 좀 떨어진다 생각했는데....."


"생각했는데??"


"리리쮸!!!!"


그 순간, 가만히 있던 조그마한 리리스는 사령관을 향해 높이 뛰어올라 어깨에 착지하였고, 마치 떨어지기 싫다는 듯 셔츠의 목부분을 꽈악 잡고 닥터를 노려보았다.

"끄응.....본능적인건지는 모르겠지만 오빠 명령만 듣는거같아"

닥터는 한숨을 쉬며 준비해 온 마스크를 장착하였고, 마스크 전면부에 설치된 화면을 통해 사령관의 얼굴이 송출되자 작은 리리스는 혼란스러워하며 사령관과 닥터를 번갈아보았다.

"확실히 리리스는 리리스네. 그래서, 리리스는 이 사실을 알고있어??"

"그게 알려줄까 싶어서 리리스 언니 사진을 보여줬거든?하....그냥 직접 보는게 낫겠네"

닥터는 작은 리리스의 기록을 담은 영상을 재생했고 닥터의 목소리와 함께 본격적인 테스트장면이 나오기 시작했다.

"테스트 12, 코드네임 미니리리쮸, 모체에 대한 반응 실험 시작합니다"


조용히 식사중이던 미니리리쮸의 앞에 리리스의 사진을 보여주자, 놀랍게도 미니리리쮸는 자신의 손에 쥐고 있던 미니포크를 거꾸로 쥐어든 채 기합소리를 내며 그대로 리리스의 사진을 찢어버린 뒤 바닥에 침을 뱉고는 식사를 이어나갔다.

"....살벌하네. 위험한거 아냐??"

"위험하지. 하지만, 그런 점이 오히려 장점이랄까"

닥터는 기다렸다는 듯이 꽤나 두꺼운 분량을 자랑하는 보고서를 사령관의 책상에 올렸다.

"이걸 나보고 읽으라고??"


"하아.....그런 반응일 줄 알았지. 간단하게 말로 설명할게. 이 미니리리쮸로 군대를 만들어 팩스 주요시설을 공격할 생각이야"


보고서의 표지엔 리리쮸 강습작전이란 제목이 쓰여져 있었고, 닥터의 미쳤지만 그럴듯한 소리에 사령관은 우선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결정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