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입니다.

https://arca.live/b/lastorigin/43346533?category=%EB%8C%80%ED%9A%8C&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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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영화를 보고있는 거야?"


 오르카의 사령관실 구석쪽에 쪼그려 앉아서  왜 있는 지도 모를 구형uhd TV판넬을 연결시킨채 영화를 보고 있었는데 사령관이 말을 걸어왔다.  


워울프모델은 분명 두뇌회전쪽으로 쓸모가 없어서 일까 부관으로 쓰면 안된다고 꾹 참고 내 입으로 몇번이나 말했는데도 그저 같은 방 안에 있는게 좋다는 이유로 그는 날 여기 앉혀 놓았다. 


" 있지 사령관님 우리 모델은 영화를 엄청나게 좋아하는 거 같아 뭐랄까 눈을 땔 수 가 없어.... 마치 사령관님 처럼...." 


으 내가 말하고도 부끄럽네... 그게 음 화제를 돌릴만 한게...


"사령관님 지금 많이 바빠?" 


라고 묻자 그는 업무를 보면서 대답해 주었다. 

"대화는 힘들어도 듣는 것 정도면 할 수 있어."


"그래 그럼 듣기만 해줘... 혹시 알고 있어?

 워울프 모델이 인지능력을 갖추게 된 후에 가장먼저 배우는 게 무엇인지"


그는 업무속도의 조금도 영향을 주지않으며 부드럽게 답해주었다.

"글쎄 언어를 배우는 게 먼저 아닐까?"


대답하기 힘들다면서 질문까지 해주는 그는 상냥한 사람이었다.


"하하... 우린 그런 사람이 아니라구  워울프모델이 처음 배우게 되는 건 바로 어떻게 하면 잘 죽느냐야..."


워울프 모델이 훈련소의 들어가면 가장먼저 훈련교관은 우리를 집합시킨다. 교관도 우리와 똑같은 워울프모델인데,

 이것은 우리도 교관이 하는 행동을 전부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가장먼저 들어가 정렬을 한 후 듣게되는 말은 바로 우리가 얼마나 쓸모 없는지 이다.


"반갑다. 제군들 이곳에 온것을 환영한다. 오늘은 날씨가 좀 춥군 안으로 들어가고 싶은 바이오로이드 있나?"


아무도 손을 들지 않자 교관은 흡족한듯 미소를 지었다.


"좋아 이번신입들은 아주 똘똘하군 좋아 그럼 내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지... 자네 혹시 브라우니 모델을 알고 있나?"


내 바로옆 가장 친한 동기는 어쩔줄 몰라 벌벌 떨면서 겨우 대답했다.

"모든 정규군에서 가장많이 활용되는 제식형 보병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교관은 한층 짙어진 미소로 질문을 이어갔다.

"그래 잘알고 있군 그럼 우리 워울프모델과 브라우니의 차이를 알고 있나?"


동기도 떨면서 대답을 이어나갔다.

"잘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순간 교관은 옆에있던 내 머리를 한손으로 잡고 바닥에 내다 꽂은 채 꽉 조이기 시작했다. 

 "잘 새겨들어라 병사 브라우니 모델과 우리 워울프들은 같은 수의 근섬유 조직이 소모되었다. 

우리는 기동성을 위해  하체와 호흡기관의 좀더 많은 근섬유조직이 들어있어 브라우니보다 좀 더 멀리 이동할 수 있다. 대신 그 외에 모든 기능은 브라우니모델에게 밀리지... 이게 의미하는 게 뭔지 알고있나?


"....잘.... 모르겠 ...습니다."


"너희는 브라우니보다 못한 존재란 거다."


그 후 교관은 날 풀어준채 다시 앞으로 나가 설명을 시작했다. 

"너희가 가장 먼저 배우게 될 훈련은 어떻게 하면 더 잘 죽을 지이다. 아군의 진로를 방해하지 않으며 좀더 오래 시간을 끌지를 생각하며 전술적으로 소모되는 훈련을 배우게 된다."


그 후 실제로 어디서 총알이 날아왔을 때는 어디로   진로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어디로 넘어져야하는 지

 적의  수류탄이 들어왔을때, 어떤 아군에게 몸을 던져 지켜야하는지를 일주일째 배우자  죽기위해서 만들어진 고기방패라는 게 어떤 건지 실감이 났다.


"그 브라우니보다 못한 존재라는 건 계속 날 따라다녔어 파견지의 워울프는 없고 브라우니만 가득하면 이쪽의 워울프는 이미 전멸한 건가라는 생각에 빠지기도 했지...

 그냥 그쪽엔 안 갔을 수도 있는 데 말이야... 그래서 필사적이었어 소총을 필사적으로 잡고 언제나 긴장을 놓지 않았지... 손끝의 감각이 무뎌지면 칼로 베어서라도 감각을 살리고 하루하루 살았다는 거에 안도하며 잠을 청했어 그러니까 여기까진 오더라..."


사령관 쪽을 돌아보니 중간부터 업무에는 집중하지 못한듯 그저 날 바라보고 있었다.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입을 작게 벌린채로...


"재미.... 없었나 미안 업무방해했네..."


그 샌님에게 또 혼나겠다고 생각 하며 방을 나가려하는데  사령관이 내 팔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저기... 사령관님? 미안 너무 재미없었지.."


그리곤 그는 일어나 고개를 들고 내 어깨를 양팔로 잡으며 말해주었다. 


"내가 그런생각은 할필요도 없게 할게 너가 희생하러 갈일 자체를 만들지 않을 꺼야!"


"사령관님... 고마워 정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너무 기뻐서 


"내가 반드시 지켜줄게"

그리고 그는 다짐하듯이 반복했다.


"내가..... 반드시..... 지킬....거야..."

그리고 검은 익스큐셔너가 침공한 그날 나를 밀치고 대신 배를 관통당한 사령관은 그때 했던 다짐을 그대로 지켜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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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들려오는 새소리 

아침이다. 


"꿈이...었나?"

어디서부터가 꿈인지 어디서부터가 기억인지 잘 구분이 안된다. 하지만 어느쪽이건 지독한 악몽인건 변하지 않는다.

머리에는 오르카호의 잔해 부스러기와 어디에선 왔는 지 모를 떨어져있는 반 쯤 찢어진 노트가 한 권 있었다


다음화입니다! 

https://arca.live/b/lastorigin/43350715?category=%EB%8C%80%ED%9A%8C&p=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