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둘러서 어딘가로 이동하는 이가 있었다.

바로 아르망이었다.


'서둘러야 해....원래라면 유미씨를 찾는 게 우선이지만

 우선은 폐하를 따르던 분들을 찾아드려야...'


아르망은 회귀하고 난 이후의 오르카의 반응들을 방안에서 계속 봐 왔었다.

그래서 밖에 나오지 않았었고 전 사령관이 그녀들이 돌아왔다고 해도

그녀들을 믿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한 편으로는 안심했었다. 그 빌어먹을 년들이 다시 전 사령관을

회유하려는 행동을 볼 필요가 없었으니까.

아르망은 걷던 도중 회귀한 몇몇 이들과 마주쳤는데

그들 중 몇몇이 아르망에게 매달렸었다.

그녀들은 스틸라인의 노움-1941과 이프리트-950이었다.

아르망도 이 둘을 잘 알고 있었다.

부상입은 이들을 전 사령관이 위로해주러 왔을 때

그에게 비아냥 대고 고함 질렀던 이들이었다.

그녀들이 아르망에게 접근한 이유에 대해서는 아르망도 진작에 알고 있었다.

아르망은 이전 시간대에서 전 사령관의 편에 서서 오르카를 나갔었기에

둘은 그녀를 전 사령관과 이어줄 존재로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아..아르망님...일어나셨어요?"


"이게 지금 뭐 하자는 건가요?"


두 사람은 다짜고자 그녀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저..저희 좀 도와주세요....제발..저희가 부탁드릴건 아르망님 밖에 없어요..."


"하! 어이가 없군요. 두 분은 지금 

 돌아왔다고 모든 것이 다 해결될 거다 그렇게 생각하셨던 건가요?"


"그...그런 건 아니예요...하지만..."


"이미 예측으로 다 봤습니다.

 당신네 스틸라인은 폐하께 거부당했더군요."


아르망의 말에 두 사람은 더 말을 하질 못했다.


"당연한 결과입니다. 제 기억은 이전 시간까지 기억할 정도로 생생합니다.

 일전에 당신들은 수복 중에 폐하께서

 다친 분들을 위로하기 위해 와 준 걸로 알고 있습니다.

 당신들은 폐하의 능력을 비하하고 의심하면서

 폐하가 그저 인간님이시니까 능력없어도 자기들 위에 군림한다면서 

 비아냥댔었죠."


그녀의 말에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질 못했다.


"그런 당신들이 회귀했다고 제 눈에 용서를 비는 이들로 보일거라는 생각은 접으십시요.

 어젯밤 일을 들어서 압니다.

 당신들이 그 자를 몰아내고 다시 폐하를 세울려는 걸

 그런다고 폐하께서 당신들을 다시 믿어주고 끌어안아주리라 생각하셨습니까?

 이미 대못같은 고통을 그 분의 마음에 박아놓고? 뻔뻔한 것도 정도가 있죠."


아르망은 이미 다 알고 있는 걸 그녀들에게 말했었다.

어떻게 나올지도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르망은 이들의 부탁을 들어줄 마음이 조금도 없었다.


"후회는 언제쯤 하셨습니까?

 그 분이 떠나셨을 때?

 아니죠. 그 분이 떠나셨을 때도 당신들은 홀가분한 짐 버린 것 마냥 행동하며

 그 자의 위에서 허리나 흔들고 살다가

 전부 해체 될 때가 되어서야 후회하셨겠죠.

 자기들이 죽을 때가 되니까 후회나 하는 미련하고 한심한 짓이나 보였겠죠."


"흑..."


"흐극....그..그래서...요..용서를 빌고 싶어요....하지만...저희는 거부당한 거나 다름..없어요..

 그러니...아르망님께서...이야기를 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부탁드려요..."


"부탁이라면 바라지도 마십시요. 전 당신들 부탁을 들어줄 이유가 없습니다.

 그저 제 만족을 위해서 비는 용서에 답해줄 이는 없으니까요...

 만에 하나라도 절 위협했다가는 아마 폐하께 더 큰 미움만 받을테니

 그런 멍청한 짓을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누가 뭐래도 전......"


아르망은 자신의 다리를 잡고 애원하는 둘을 뿌리치고 말을 이었다.


"폐하를 따른 충신이니까요. 당신들은 그저 자기들 안위나 생각하는 추잡한 배신자들일 뿐입니다."


그렇게 말하고 떠날 때 두 사람에 서러운 울음소리가 들려왔었지만

아르망은 이를 가볍게 무시했었다. 지금 아르망에게 이들의 눈물은

그저 거짓과 위선 그리고 제 살려고 흘리는 악어의 눈물에 지나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쌤통이라는 생각도 들었었다.

그렇게 한 사람을 모질게 대해놓고 즐길거 다 즐긴 주제에

자기들 피해보니까 그제서야 다시 구관이 명관이었다는 식으로

매달리는 꼴이 추했으니까...

그리고 아르망은 지금 어떤 한 장소에 도착했다.

그곳은 지하실을 개조한 감금실이었다.


"여기로군.."


아르망은 이빨을 뿌득였다.

그 이유는 아르망도 이전 시간대에서 예상하지 못 했었던 것이 

자신의 눈앞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들의 악행의 산물이자 증거가 이렇게 버젓이 있었지만

감지하질 못 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전 시간대에서 펙스에 있으면서 알게 된 것이 있었다.

그 당시 전 사령관을 따르던 이들이 이 곳에 갇힌 걸 예측하지 못한 이유

바로 오르카호 제일 안 쪽이라는 위치 때문이었다.

이 곳은 전 사령관이 밀려난 곳보다 더 안 쪽에 있는 장소였다.

그러니 아르망의 전파가 닿지 않는 곳이기에 모를 수 밖에 없었다.

아르망은 이들의 존재로 인해 자신의 능력에 모자람에 한탄을 했었다.

자신의 능력이 좀 더 강했다면 이들이 이 곳에 들어오는 걸 막을 수 있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었다.

그와 동시에 아르망한테는 다른 죄책감도 피어났었다.

전 사령관을 데리고 이 지경이 되기 전에 나갔어야 했다는 죄책감이

하지만 그 당시에는 이전 시간대처럼 다른 살아갈 수 있는 장소는 생각나지 않았었기에

나갈 엄두도 나질 않았었다.

그러면서 결국 전 사령관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상처를 받아야한다는 것과

전 사령관이 제 스스로 나가겠다고 말해야할 정도로 궁지에 몰려야한다는 것에

가슴이 먹먹해졌었다.

또 한편으로는 이런 곳을 찾아내서 전 사령관을 따르던 이들을

가둔 현 사령관도 혐오스러웠다.

아르망은 방을 나오면서 회귀한 이들의 절망 섞인 목소리와 자조를 들으며

이 곳에 왔고 알아낸 게 있었다.

하나는 이 곳이 이전에 자신이 몰랐던 전 사령관을 따르던 이들이 갇혀있는 곳이며

또 다른 하나는 회귀한 이들이 현 사령관을 제압하여 가둔 곳이라는 것이었다.


"여기로구나..."


아르망은 그렇게 말하며 문을 열었다.

안에 들어가자마자 본 것은 줄지어 서 있는 냉동캡슐과

그 안에 잠들어있는 이들이었다.

아르망은 이들이 어떻게 들어왔고 어떤 감정을 가진 채 들어갔는지를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구석에 있는 캡슐에는 회귀한 자들이 제압했다는 현 사령관이 있었다.

얼굴이나 몸 상태는 처참했는데 마치 둔기같은 걸로 얻어맞은 듯한 모양새였으며

눈가에며 얼굴 곳곳에 피멍이 들어있었던데다 이빨도 다 깨진 상태였다.

이전에 이들이 말하던 호탕한 모습은 그 어디에도 없는 

추하고 추잡한 몰골만 남아있었다.

그 모습에 아르망은 말했다.


"결국에는 보란듯이 대가를 치루었네요.

 당신이 있어야할 장소는 그 곳입니다.

 하지만...전부 당신 탓이라고는 못 하겠네요...

 당신은 그저 그녀들의 떠받들어주는 흐름에 뭣도 모르고 올라탄 멍청이니까요."


그렇게 말하고 아르망은 냉동캡슐 안을 보다가 또 다른 안 쪽에 있는

작은 감옥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예상대로 아르망이 생각한 이들이 있었다.


"샬럿.."


"어..아..아르망! 무사했군요..."


"모모에 백토.. 뽀끄루...아자젤까지..전부 다 여기 있었군요."


"네..그나저나 지금 오르카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가요?

 어제 아스널이 와서는 꺼내줄테니 나오라고 했었습니다.

 저희는 그녀를 믿지 않아서 거부했지만요..."


"아스널이? 그 외에 다른 건 없었나요?"


".....그녀가 에밀리를 꺼내갔어요.."


아르망은 닫혀 있는 냉동캡슐 사이에서 하나 비어있는 캡슐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게 되었다.


"우선은 여기서 꺼내드릴게요. 그리고 여러분은 나오는대로

 절 도와서 냉동캡슐 안에 있는 분들을 꺼내주세요."


"아르망..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길래..."


아르망은 질문하는 샬럿에게 말했다.


"그녀들이 지금 현 사령관을 몰아내고 다시 폐하를

 세울려고 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은 그녀들이 폐하 주변에 있게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니 절 도와주세요."


그 때 아르망에 뒤에서 누군가가 나타났다.


"이 캡슐들...해지하면 돼?"


아르망이 고개를 돌리자 거기에는 닥터가 트리아이나와 같이 있었다.


"다들..여기 있었구나...사라진 줄 알았었는데..."


"닥터...트리아이나..."


"괜히 물어보지마. 우리도 돌아왔으니까...

 아니..애초에 돌아오지 않았었어도 도왔을 거니까...

 이 캡슐 힘을 부실려고 하면 오히려 냉동가스가 

 강제로 추가 사출되어서 안에 있는 사람이 죽게 만들어져 있어...

 열 수 있는 건 지금 저 캡슐에 등록되어 있는 버러지와

 라비아타 아니면 지휘관급 바이오로이드들 뿐이야...

 저 버러지가 그렇게 설계했으니까..."


"그럼...꺼낼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건가요?"


아르망의 질문에 닥터가 말했다.


"원래라면 못 꺼내는 데..."


닥터는 주머니에서 장비를 꺼내보였다.


"해킹하면 가능해..."


"....감사합니다...닥터...이전 시간대에서 돌아와서도 도움을 받습니다..."


아르망은 닥터에게 지금까지 합쳐서 두 번이나 감사를 표했다.

이전 시간대에서는 닥터가 짐을 넉넉히 싸준 덕분에 

전 사령관이 죽지 않고 레모네이드 파이를 만나서 펙스의 회장이 되어 살아남았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시간대에서는 그녀의 도움으로 전 사령관을 따랐던 이들을

다시 살릴 수 있게 되었다.


"자 그럼...시작하자고...오빠에게는 지금 오빠만을 위해줄 사람들이 필요할테니까.."


한편 라비아타는 지금 철충에게 위협받고 있는 

스카이나이츠와 호라이즌을 구하기 위해서 전 사령관이 있는 곳으로 다시 돌아갔다.

그 곳에서의 어두운 기운이 라비아타의 몸을 눌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밤에 왔을 때도 이런 느낌을 받았었지만

날이 밝을 때도 이런 정도이니 라비아타 본인의 마음은 더 비참해져 갔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문을 두드렸어야 했다.


똑 똑..


"사령관님...라비아타입니다..."


지금 호라이즌을 살릴 수 있는 사람은 그 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답은 없었다.


"사령관님.."


라비아타는 다시 문을 두드렸다. 그 때


"그냥 들어오면 되잖아. 언제 너희가 내가 있는 곳에 예의 갖추고 들어온 적이 있어?"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그리고 그 문..그만 두들겨..이미 부서진 거 겨우 끼워놓은 거니까."


라비아타는 그 말에 문을 자세히 봤었다.

그리고 뒤늦게서야 알았다.

자신의 앞에 있는 방에 문은 분명 자동문이지만

문은 눈으로 보기에도 망가져 있었다.

그러다가 그 안에서 어떤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

 가뜩이나 네가 올 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네?"


"라비아타...넌 내가 그것들한테 당하든 멸시받든 뭘하든 신경 하나 쓰지 않았잖아."


그 말에 라비아타는 가슴에 대못이 박히는 기분이 들었었다.

그 말이 맞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뭘 원하는데 나한테..빨리 말해."


"사령관님...지금 저희 스카이 나이츠가 정찰을 나갔다가

 철충에게 휩싸여있습니다."


"근데 왜 나한테 오는 건데?"


"네?!"


"너희한테는 그 잘난 사령관이 있잖아.

 그리고 왜 나한테 사령관이라고 하는 건데? 

 니네 사령관한테 가서 살려달라고나 해.

 무능한 나같은 거한테 뭐하러 빌러와?"


"그..그것이...지금 사령관이 주..죽었습니다."


"뭐?"


라비아타는 거짓말을 했다.

그는 죽지 않은 채 오르카의 지하에 냉동되어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전 사령관을 오르카에 붙잡고 싶은 마음에

그가 죽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 말에 전 사령관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그..그것이..죽었다고.."


"네...오르카 내에서 어지럼을 느끼다가 쓰러졌습니다.

 아마 과한 성관계가 그를 죽음으로 불렀겠죠.


라비아타는 대충 말을 지었다.

그가 사령관이 되고 부터 오르카에는 매일 밤마다 여자 헐떡이는 소리가

들렸었다. 밤새워서까지 한다면 했었던 자였으니

결국 무리가 가서 쓰러졌다고 말해도 믿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라비아타의 말을 다시 듣는 순간 전 사령관은 허탈함에 웃음을 지었다.


"하..하하...멍청한 것들.."


"사령관님.."


"하하..흐..흐으..그래서 나한테 온 거냐?

 나 보고 또 유능한 놈을 찾아올 때까지 대타 자리를 맡아달라고?"


"그..그런 것이 아닙니다! 지금 저희는"


"그렇게 말하지만 너희야 뻔해. 금방 새로운 놈이 나오면 그 놈으로 갈아타겠지

 난 그저 너희 바라는 인간이 나올 때까지 잠시 세워두는 간판 같은 거니까."


"사령관님 제발 저희 이야기를 들어주십시요."


"그 놈의 사령관 소리 하지마!"


그러다가 결국 전 사령관이 언성을 높혔다.


"난 니들 사령관이 아니야. 뭐하려 나한테 부탁하러 오는 건데?

 그냥 니들끼리 해결하지..."


라비아타는 아무 말도 못하다가 결국 대답을 했다.


"스카이나이츠가 지금 호라이즌과 같이 있습니다...."


"....뭐?..호..호라이즌?"


호라이즌이라는 말에 전 사령관이 반응을 했다.

그 목소리에는 걱정이 섞여있었다.

돌아온 자신들에게는 한 번도 와 닿아본 적이 없는 걱정이었다.

당연했다.

자신들은 그 버러지를 따르며 인간을 구별했던 머저리들이었고

호라이즌 그런 구별도 차별도 없이 그를 대해주었던 이들이었으니까.

어떻게 보면 그 때는 호라이즌이 실패한 이들로 보였겠지만

이제 와서보면 호라이즌이야 말로 오르카 내에 있는 자들 중에서

그 지하실에 있는 이들과 함께 바이오로이드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는 자들이었다.


"네....스카이나이츠가 호라이즌의 생사를 확인했고...

 지금 그녀들을 보호하여 복귀하려고 하고 있습니다만...

 두 가지 이유 때문에 고전 중입니다..."


"두 가지 이유..?"


"하나는 대규모 철충의 습격이고 또 하나는...호라이즌이 저희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호라이즌은...아직 그 자가 죽었다는 것도 모릅니다.

 통신이 불안정해서 그 사실조차 전하질 못했습니다.

 그런 대규모 철충들을 잡는데에는 AGS들의 도움이 필요한데

 AGS들마저도 저희들을 돕지 않고 있습니다.

 인간을 구별하는 저희들의 지시를 따를 이유가 없다면서..."


"......"


"사령관님...AGS들은...사령관님이 지시를 내린다면

 그 지시에는 따를 것이라고 했습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제발..

 저희들이....오만에 눈이 멀어 사령관님을 등한시 했던 것..알고 있습니다.

 그에 반성을 표하고 사과를 전하기 위해 온 것입니다.

 이전의 행위는 더 이상 없을 겁니다...

 설사 다른 인간을 발견하더라도...사령관님만을 따를 겁니다...

 그러니..제발...저희를 용서하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저희들을 위해서가 아니라...호라이즌을 위해서라도

 제발..지시를 내려주십시요....제발...이대로면....그녀들을 허무하게 잃게 되어버립니다..."


라비아타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


"그걸로도 모자르시다면....사령관님을 따랐던 모든 분들을 사령관님 앞에

 돌려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전 사령관은 방에서 움직이질 않았었다.

왜냐하면 전 사령관은 그 동안 호라이즌이 정찰 도중에 죽었다는 말밖에 듣질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호라이즌이 갑자기 살아있댄다.

근데 그걸 말하는 사람이 자신의 고통에 방관해오던 라비아타였다.

전 사령관은 마음이 복잡했었다.

처음에 이 곳으로 밀려났을 때

자신의 능력이 부족해서 결국 밀려났으며

그 때는 그럼에도 자신을 따라주던 이들이 있었다.

그러나 오르카 일원들의 비난은 점차 강도가 높아져만 갔고

자신을 따라주었던 이들마저 사라지면서

자신의 부족함과 무능함 그리고 인간다운 대우조차 하지 않는

그녀들의 행위에 완전히 세상과 자신을 단절시켰었다.

그런데 갑자기 자신을 무시하던 이들이 인사를 하고

죽은 줄 알았던 이들이 사실은 살아있었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녀들이 다시 돌아온다면 

 저희를 멀리하고 그녀들을 주변에 두셔도 상관없습니다.

 그저...이 오르카를 다시 이끌어 주십시요...

 모든 것을 다 쏟아내겠습니다...그저 사령관님만을 위해서

 저희들의 능력을 쓰겠습니다...

 그러니 제발...저희들을 이끌어주십시요..."


밖에서 계속 애원하고 있는 라비아타였지만

속으로는 거절하고 싶었다.

무슨 생각인지 모를 것들을 다시 만날 맘은 없었다.

하지만...그러기에는 호라이즌이 맘에 걸렸었다.

전 사령관은 머리를 싸매다가 결국에는 자신과 라비아타를 막던 문을 열었다.

문 앞에는 라비아타가 무릎을 꿇은 채 머리를 숙이며 애원하고 있었다.


"사..사령관님..."


"그래...그 애들을 위해서라도 다시 돌아가줄게..

 너희가 아니라 호라이즌을 위해서....그 애들은 날 믿고 따라줬었으니까..

 이 못난 나를 믿고서...."


라비아타는 자신을 못났다면서 자책하는 그를 보며

속으로 제발 그런 말 말아달라고 애원했었다.

자신들이 회귀하기 전에 시간대에서 

그는 이 오르카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거대한 규모의 펙스를 휘어잡았던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보였었으니까...

자신들도 볼 수 있었던 모습이었다.

그러나 오르카와 펙스에는 차이가 있었다.

펙스는 그가 쓰러지지 않도록 옆에서 지지해주고

기댈 곳을 만들어주었으며 그가 일어나고 자신을 갈고 닦을 때까지

시간을 계속 주었던 반면

자신들은 그의 단면적 부분만 보고 그를 바로 손절했었다.

그렇게 생각하던 중 전 사령관의 입에서 한 마디가 나왔다.


"단 몇 가지 조건이 있어 만약 이게 지켜지지 않는다면..

 난 오르카에서 손을 뗼 거야."


"아! 네! 알겠습니다...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 하겠습니다."


라비아타는 말했다.

뭐든 하겠다고..그의 입에서

자신들에게 득이 될지 독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인데도

그럼에도 그를 잡고 싶었다....아니 잡아야 했다.

그 만이 오직 인류재건을 이룰 수 있고 그에게 용서를 빌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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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너무 오래 걸렸습니다.

이번에는 밑에 썼습니다.

사실 늦은 이유가 내용이 생각이 안 났었습니다.

마지막까지 보시다 보면 뭔가 어정쩡한데? 하고 생각이 나실 정도로 이번 편을 끝냈는데

보시고 어떤 조건이 어울릴까 싶은 걸 추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단 전 사령관의 머리 속 상태는 상당히 혼잡한 상태입니다.

원작 초반처럼 내가 못 났던 거니까 하는 생각이랑

이것들이 갑자기 왜 나한테 왜 이러는 거지 하는 생각이랑

그렇게 그 놈이 좋다고 날 이렇게 보내 놓고 왜 이제와서 이러냐하는 생각이랑

등등이 혼잡하게 돌고 있는 상태이지만 죽은 줄 알았던 호라이즌이 살아있으며

지금 철충에게 위협을 받고 있다는 내용을 듣고 힘겹게 일어난 상태입니다.

그렇다고 오르카를 완전히 받아들인 건 아니고요. 그래서 마지막도 조건부를 내걸었는데

여기서 또 생각이 안 났었습니다.

때를 놓친 회귀자들이 더더욱 후회를 하되 전 사령관이 안 놓치려고 어떻게든 매달리려는 모습이

같이 나올 법한 조건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죄송하지만 또 다시 아이디어 조공을 부탁드릴려고 합니다....

재미있게 봐 주시는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또 다시 아이디어 조공을 송구하게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