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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ptsd를 느끼는 사령관


그 후엔 기지밖을 나와 같이 온 스틸라인과 짐을 챙긴 시스터즈 오브 발할라와 함께 오르카호로 돌아갔다.

짐을 챙긴 바이오 로이드들은 많았지만 그중 눈에 들어온 건  안드바리랑 비슷해 보이는

바이오 로이드 였다.

키의 두 배는 되 보이는 가방을 매고 가는 것을 보고 걱정스럽기는 했지만

거뜬하다는 듯이 들고는 웃으면서 한 손으로 초코바를 먹는 모습을 보자 헛웃음이 나왔다.

기지로 돌아가 포춘에게 닥터와 다른 바이오 로이드들의 유전자 씨앗을 맡기면서 장화에게서 받은

유전자 씨앗은 완성되는 즉시 내게 알려 달라고 이야기했다.

기지로 돌아가 씻고 그날 저녁은 무언가를 먹을 기분이 아니었기에 lrl과 합의를 봐 참치캔 하나를 챙기고

 콘스탄챠에게 양해를 구한 다음에 사령관실로 들어가 책상에서 참치캔을 까먹었다.

"그러고 보니 일하다가 밥 먹을 틈이 없어서 화재 현장 정리 끝난 다음에 참치 캔 하나로 때운 적도 많았지.

처음 몇 번은 먹다가 울고.... 체하고 그랬었는데..."

시위대가 급증하면서 밥 먹을 틈이 거의 없어지고 그랬다. 난 대외적으로 사람들에게 언제나

바이오 로이드 보다 좋은 취급받는 다고 알려져 있었기에 급하게 출동하느라 먹은 게 없어서 배고파도

사람들 앞에선 뭘 먹을 수 없었다.

"검게  탄 건물 뒷 편에서 끅끅 거리고 먹었을 때는..... 뭐가 그리 슬펐는지 원..."

지나가던 동료 프로스트 서펀트가 와서 들어 주고 같이 울어 주고 그랬다.

그 후론 참치 캔도 잘 먹게 되었고 나중엔 요령이 생겨서  

차 안에서 자율주행 맞춰두고, 까먹는 일도 심심찮게 있었다.

어느새 참치캔을 다 먹자 나는 그것을 의자 옆에 벽 쪽에 있는 쓰레기통 안에 넣어 두고 선

문 안쪽 복도를 지나 사령관 침소의 침대로 가 자리를 잡고 누웠다.

"벌써 이게 익숙해졌네...."

눈을 감고 스르륵 자려 한순간... 꿈인지 기억인지 섞인 무언가가 내게 말을 건네왔다.

'우리가...... 정말로..... 잘못한 겁니까...?'

그 말을 들은 나는 화장실로 가 내가 먹은 것들을 전부 토해냈다.

"이젠 괜찮은 줄 알았는데...."

괜찮지 않았다. 괜찮을 리가 없다. 그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었으니까...

끌려가는 이의 절망스러운 눈빛을 보며 그저 피할 수밖에 없었던 그날의 진실을

난 T-1 고블린들을 외면했다. 사람들을 도우려 했던 그 녀석들을 그 병사들을

화장실을 나와 침대를 보니 이 상태로 다시 눕는 건 무리라고 생각했다. 방에 있을까 싶기도 했지만

넓은 공간이 그날의 공간을 그리는 캠퍼스가 될 것 같아 복도를 지나 다시 사령관실 의자에 앉았다.

그날은 내가 소방관으로 써 화재현장에 투입 된 지 7번째를 앞두는 즈음이었다.

날씨는 화창했고, 특별한 일 이라고는 뉴스에서 나오는 터키 어디 광장에서 바이오 로이드 인권 시위를 한 다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그날 추가 지원요청을 하던 수화기 넘어로 들리던 소리는 총성 소리와 비명 소리로 가득했다.

본부에서 날아온 헬리콥터까지 타 가며 찾아간 그곳에선 T-1고블린과 사람들의 시체와 함께

무자비하게 사람들을 학살하고 있던 ags들이 있을 뿐이었다.

그런 광경을 처음 본 나는 그곳에서 도저히 무언가를  할 수없었고

모든 사건이 종료될 때까지 넋을 놓고 서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후에 불이 꺼지고 총소리가 멎음과 동시에

제압되고 팔이 묶인 체 눈물을 흘리며 압송 되고 있던 한 고블린이 내 앞을 지나가며 단말마를 내뱉듯이 내게 말을 걸었다.

"우리가...... 잘못된 겁니까....?"

난 아무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그저 이 순간이 한없이 빠르게 흘러가기만을 원했으니까...

그 후 돌아가는 헬리콥터 안에서 선배한테 화재의 진상을 들을 수 있었다.

"그 녀석들 테러리스트로 변장해서 시위대를 습격하라는 명령을 받았던 거야

그중 한 녀석이 그 말을 듣고 자기 상관을 쏴버렸고 그걸 제압하기 위해 ags가 온 거야 민간인들은

그 자리에 있었기에 증거인멸로 함께 희생당한 거고"

그러곤 서류와 펜을 내게 건네주며 말했다.

"넌 이 일의 관심 가지지도 마 그냥 서류에 싸인이나 하고 잊어버려.... 미안하다."

그 말을 들려준 뒤 선배는 얼마 후의 실종 되었다.

등산하러 간 산에서....

선배는 다리 아프다는 이유로 계단도 잘 안타던 사람이었는데 말이다.

뉴스에서는 테러리스트를 제압하던 고블린이 폭주를 일으켜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ags는 어느새 그걸 막아 낸 시민들의 영웅이 되어 있었고 한동안 바이오 로이드 폭력 범죄와 바이오 로이드 호송신고가 끊이지 않았다.

"화재 신고는 거의 없었는데 대신 마음을 태웠었지..."

그 후로 남자 바이오 로이드는 분노조절이 불가한다는 문제가 있다는 말을 언론에서는 보도했고

기업은 시민단체에 보상과 함께 앞으로 남성형 바이오 로이드는 일체 생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그 후론 사표내기전 포기하는 마음으로 봉사활동을 하러 교회에 갔다가  그 말을 듣고는 불 끄는 일에만 집중하고 살았다.

거의 억지로 언론에 눈 돌리고 일에만 집중한 채로 사느라 사람과의 관계를 일정하게 유지하지 못했다.

"나 그래도  바이오로이드들이랑은 사이 좋았는데  상사한테는 매일 혼났어도"

화재현장을 지휘하며, 불 속으로 뛰어들어가 삶과 죽음의 경계의 놓일 때는

그 순간이 생각 나지 않았으니까 구해 낸 사람이 일어나기를 바라며 기도할 때는

그날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나를 떠올리지 않을 수 있었기에 더 집중했는 지도 모른다.

"결혼은 거녕 연애도 물건너가고 몸도 많이 망가지고 결국 우주로 가는 신세가 되어버렸지만..."

어쩌면 내가 가장 기도해 주고 싶은 건 화재 현장에서 끄집어내 병원으로 호송된 사람이나 바이오 로이드가 아니라

그때 호송되어가던 그 고블린과, 그걸 지켜만 보고 있었던 나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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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겁고 많이 부족한 소설이지만

언제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언제나 댓글로 남겨주세요.

모음집: https://arca.live/b/lastorigin/43860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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