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https://arca.live/b/lastorigin/44314420?showComments=all&notiId=139089954#c_188723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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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막줄이 핵심입니다.


"그 말에는 동의하지 못하겠어 사령관."

노랑 머리의 여자애는 날 응시하였다.

"내 이름은 핀토야.  현장에서 가장 빠르게 도착해서 버티는 것이 내 임무지.

난 저 녀석을 돌보라는 말을 이해할 수 없어."

핀토는 그러곤 장화를 한 번 쳐다보았다.

장화는 핀토가 무슨 말을 하던 신경 쓰지 않고 계속 홍련을 끌어안고 있었다.

다만 아까처럼 웃지는 않고 있었다.

날 다시 처다본 핀토는 말을 이었다.

"우린 테러 현장에서 몇 번이나 저 녀석을 만난 적이 있어

 하지만 저 녀석을 제압하거나 임무를 완수한 기억은 없지.

이게 뭘 의미하는지 알아 사령관?"

이어질 말은 유추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난 입을 열지 않고 눈을 피했다.

"저 녀석이 우리를 죽였기에 그 기억이 없는 거야.

복귀해서 정보를 입력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을 죽인 이를 돌보라는 말은 분명 잔인한 말이겠지.

별다른 고민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알겠어. 그럼 너흰 일단 숙소로 돌아가 방을 배정 받고,

장화는 잠시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그러곤 눈을 돌려 홍련을 응시한다.

"잠시 사령관 실로 가서 이야기할 수 있을까?"

홍련은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장화를 보며 말했다.

"부탁이예요. 잠시만 저를 놓아주시겠어요."

그렇게 말하자 별다른 장화는 별다른 저항 없이 홍련을 놓아주었다.

"제조 실을 나가면서 사령관 등록을 부탁할게."

차례차례 방을 나서며 몽구스팀은 별다른 말없이 사령관 등록을 해 주었고

방에는 자연스레 쓸쓸하게 장화만이 남게 되었다.

나는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주머니에서 장갑을 꺼내주며 말했다.

"너에게.... 이걸 전해주라고 한 녀석이 있었어."

장화는 말없이 그걸 받아 들고 서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나는 사령관 등록 안 해?"

작은 목소리였다.  순수하고 앳된 목소리.

순수하고 새초롬한눈을 보면 증오의 휩싸인 채, 나를 죽이려 했던 이와

동일 인물 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이름은 사람, 아니면 인간이라고 등록해 줘."

"......알겠어. 너 숨기고 싶은 게 있구나."

날카로운 지적이었지만 그녀의 눈은 여전히 날 피하고 있었다.

"어... 사실 나도 잘 모르겠는데 아직은 말하면 안 될 것 같아."

"나에 대한 이야기야?"

똑바로 날 응시하는 장화는 아직 조금 무서웠다.

하지만 거짓말은 하면 안 되겠지.

"맞아. 다음에 이야기해줄게.

그 말을 남긴 채 뒤를 돌아 제조 실을 나섰다.

복도를 지나 사령관 실로 향했다. 다행스럽게도 아까처럼 누군가를 만나거나 하진 않았다.

어느 정도 가까워지자, 복도에는 사령관 실 문을 기대고 서 있는 홍련이 보였다.

"오래 기다렸지?"

"사령관님 이런 모습 보여드려 죄송합니다."

그녀는 자신이 사령관실 방문에 기대고 있는 것에 사과하는 것 같았다.

"아냐 사실 미안한 건 나인 걸.

지휘관인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거든."

우린 안으로 들어가 소파에 마주 앉았다.

"장화에 대한 이야기 말인데....

사실 그녀는 현재 오르카호의 나를 제외하곤  편이 없는 상태야."

어쩌면 그 사실에 가장 공감할 수 있는 홍련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령관님께선 왜 그녀의 편이 되신 거죠. 제 정보가 맞다면 그녀는 테러리스트 입니다만."

마리와의 대화로 어느 정도 그런쪽 이겠거니 했지만 역시 테러리스트 였구나

"그게.... 현재 추측하기론 그녀는 기억이 없는 상태야."

그 말의 홍련은 무음으로 답했다.

아마 본인도 그렇기에 장화의 접근을 허용 했던 거겠지.

"저희 바이오 로이드들은 제조 공정에서 빠른 효율을 위해 씨앗에 전용의복이 들어 있습니다.

그곳에는 각종 정보와 경험도 담겨 있죠.

하지만 그녀는 마치.... 다른 사람 같았어요. 전에 마주했을 때 그 슬픈 눈빛은 온데간데없이..."

말이 없어진 홍련을 보자 뭐랄까 심정이 이해되,

난 장화를 만났을 때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목숨을 위협받았던 일부터 그녀가 죽기 전에

남긴 유언까지 그러자 홍련은 놀란 눈으로 날 처다 보았다.

"이해되지 않습니다. 어째서 그녀는 그런 짓을..... 그리고 사령관 님은 왜 그런 일을 하신 거죠."

"100년도 넘는 시간 사람을 위해 싸워준 바이오 로이드들을 소중히 여기자는 마음에서 랄까?

그녀도 일단은 바이오 로이드니까."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그녀의 의문에 난 말을 돌렸다.

"하지만 방 안쪽에 들어갔을 때, 너희의 유전자 씨앗은 하나 같이 매일 닦은 듯 반짝이고 있었어.

단 한 개를 빼고는."

난 그게 누구의 것인지 쉽게 유추할 수 있었다. 하지만 홍련이 그걸 생각하는 걸 바라지는 말았기에

의도적으로 그리고 개인적으로 말을 돌렸다.

"그리고..... 홍련......."

생각에 빠져 있던 홍련은 내 말에 살짝 놀라며 입을 열었다.

"그게 나 사실 조금 쌓여 있어서 그런데......

실례되지 않는다면 너를 보고 스스로 위로해도 될까?"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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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지만 용기는 있는 사령관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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