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1n년차라며... '


인간은 졸린 눈을 억지로 뜨면서 라스트 오리진에 접속중이다. 3번째 말이다.


'통발 돌려두고 자야 되는데...로딩 좀 어케 해봐... '


인간이 오는 잠을 막지 못하고 잠에 빠져들듯 말듯 할 때

따끔 짜릿한 오른손의 느낌에 눈을 번쩍 떠보니 전혀 다른 곳이었다. 


'뭐야 이 낯선 천장은?

낯선 천장이라니 양산형 이세계 전이물같다.

...이게 아니지, 여기 어디지?'


창문처럼 보이는 곳에는 빛이 이상하게 들어왔다.

햇빛의 색도 달빛의 색도 아닌 어스프레한 빛이 일렁이며

이따금 물고기처럼 보이는 것들의 그림자만 조금씩 왔다 갔다 할뿐이었다.

창문으로 다가가려 몸을 일으키고는 몸을 먼저 확인했다. 


'그래도 몸은 내 몸이네'


안심 아닌 안심을 하고 창문으로 다가가 밖을 보니

저 높이에 빛이 있는듯이 보였다. 하지만 무언가로 인해 투과되어 보이는듯한 느낌이었다. 


'바닷속인가?'


그제서야 방을 둘러 보니 2개의 문과 조금 크다싶은 침대,

등과 시계가 놓인 탁상뿐이었다.

시계를 잡아 이리저리 살펴보지만 시계줄에 구멍이 없었다. 어찌해야 할 지 몰라 일단 손목에 갖다 대니 알아서 조여들었다. 


"와 미쳤다 뭐야 이거? 개쩌네?" 


놀란 마음에 본인도 모르게 소리를 내버린 인간의 감탄이 끝나자

삐빅소리와 함께 시계는 작동을 하기 시작한것같다.

잠깐의 시간이 지나고 5시라는 시간이 화면에 나타남과 동시에

이곳과 한 곳의 불이 켜졌다는걸 문 위에 있는 유리로 알 수 있었다.

인간은 갑작스런 변화에 살짝 긴장한다. 


'시계의 기능이 궁금하지만 잘못 누르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일단 미뤄둬야지.'


시계에 달려있는 버튼들을 누르고 싶은 호기심을 살짝 미뤄두고

우선은 불이 켜져있는 쪽 문고리에 손을 얹는다.

살짝 열어 본 장소는 또 다른 방이었지만, 인간에게는 익숙한 풍경이었다.


'뭐야 이거 사령관실 아니야? 지랄하지마... 진짜 오르카라고?'


아직 상황파악이 되지 않은 가운데 밖에서 누군가 말을 걸어온다 


"사령관님? 깨셔슴까?" 


'브라우니 목소리잖아? 아 진짜 오르카인가 봐...'


"어? 그... 어. 잠이 깼네."


"새 몸이 튼튼하신거 같아서 다행이지 말임다."


'새 몸은 얻은 거같고... 좀만 더 정보를 뽑아야 되는데...'


"그러게. 브라우니는 안피곤해? 오늘 그런일도 있었는데." 


"저도 죽을거같지 말임다. 네스트가 하나 더 나오질 않나, 심지어 레오나대장님이 지휘하셨지 않슴까?

지휘관이 바뀐데다가 시오발 부대원들이랑... 아! 시오발은 발할라 얘기임다. 욕한거아님다.

타부대원이랑 연계까지 하려면 평소보다ᆢ" 


'보아하니 782까지 깨고 8지 들어가기 전인가보네.'


"ᆢ그리고 혼수상태라고는 해도 인간님이 하나가 더 발견되지 않았슴까?

레프리콘 상병님은 그거 관련해서는 사령관님께 심란해 하실테니 아무말도 하지 말라고...

어? 저 지금 말 또 잘못한검까?"


'뭐? 시발?'


열어젖힌 문앞에는 브라우니가 깜짝 놀란 눈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있었다. 

인간은 괜찮다고 말하며 문앞에서 챙긴 코트를 입으며 말했다. 


"사실 지금 그거 확인하려고 가보려고. 어디 있는지 알지?" 


브라우니는 안심하는 눈초리로 아래층, 닥터의 방에 있는걸 알고있다고 말했다.

본인이 직접 옮겨줬다는 자랑을 뒤로하고 인간은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비상구로 보이는 곳을 통해 아래층으로 가는데 뒤통수에 누군가 총을 겨누는 느낌이 들었다.

인간은 그대로 손을 들어 보이고 조용히 무릎을 꿇었다.

저항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얌전히 구시니, 적어도 질문은 드릴게요. 누구시죠?"


'리리스구나. 진짜 죽을 수도 있겠네... 근데 뭐라고 해야 살 수 있을까?'


"리리스? 착한 리리스 맞니? 지금은 나쁜 리리스같" 


리리스는 공이를 뒤로 당기며 다시금 위협했다. 


"인간님? 장난치지 말고 어서 말씀하시죠. 이미 충분히 살려드리고 있단걸 모르시나요?" 


'아니, 나도 뭐라고 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인간은 울상을 지었지만 그걸 알 턱이 없는 리리스는 재촉 할 뿐이었다. 


'모르겠다. 정공법으로 가자.'


"그...나도 몰라..." 


리리스는 인간을 걷어찬 뒤 무릎으로 제압하고 구속하며 말을 한다.

인간은 갑자기 찾아온 아픔과 공포에 짓눌려 울음을 터트렸다. 


"장난하시나요? 구속하겠습니다. 모르시겠지만, 저는 인간을 해칠수도 있는ᆢ" 


"수도 있는 거 알아! 나도 알아! 너랑 리제랑 소완이랑 엄청 싸우는 것도.

오늘 네스트랑 싸운것도, 레모네이드가 뭘 할건지 그런건 다 안다고!" 


인간은 슬프게 흐느끼며 소리질렀다. 


"나도... 나도 지금 무섭단 말이야. 나도 갑자기 이렇게 돼서 무섭다고... 나 진짜 모른다고..."


약간은 불쌍해보이기까지한 모습에 리리스는 제압을 풀며 일으켜 세우고는 벽으로 몰아붙였지만 힘이 담겨있지는 않았다. 


"저희 부대의 이름은 아시나요?" 


"큼패니언...훌쩍..." 


훌쩍이느라 대답을 못하는 인간을 위해 리리스는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아주고는 질문을 이어갔다. 


"포츈의 말버릇은?" "든" 


"당신을...아니, 주인님을 처음 발견한 인원과 스쿼드는?" 


"21스쿼드 소속 그리폰이랑 콘스탄챠. 그후에 요안나까지 찾아와서 날 구했지."


리리스는 그제서야 인간을 놓아주었다. 


"오늘 비상 생산 되어 투입된 브라우니 양은 뇌파로만 판단해서 몰랐겠지만,

체형도 바뀌셨고 시계도 당신이 주인님이 아닌 새로운 인간님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알고계시나요?"


"몰라. 나도 그래서 오늘 발견한 인간을 보러 온거야. 혹시 몰라서." 


리리스는 곤란하다는듯이 팔짱을 끼고 인간을 노려보고 있고 인간은 마음을 진정시키며 고개를 사선으로 내리깔고 있었다. 


"진정되셨나요?" 


인간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해보니 좀 쪽팔리네...'


"당장 나쁜 짓을 할 의지나 능력은 없으셔보이니 우선 구금해둘거에요.

아침에 회의를 열어 처분을 결정할테니 그때까진 갇혀계실겁니다." 


"믿어줘서 고마워. 역시 착한 리리ㅅ" 


"그건 저희 주인님 전용 애칭이니 한번만 더 하시면 나쁜리리스가 쏴 버릴지도 모른답니다?" 


리리스가 인간에게 빠르게 총을 들이밀며 다시 위협하자 인간은 떨듯이 고개를 빠르게 끄덕였다. 

ㅡㅡㅡㅡㅡ

"상식적으로 말이 되냐고!"


'메이가 화가 많이 났나보네'


"사령관이 갑자기 다른 인간으로 바뀌었다고? 믿으라는거야 지금?!"


"믿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일어난 일이다. 진정하도록 메이."


'역시 비상시엔 칸이 중심을 잡아주는구나. 최초 개체라 그런가?'


"인간, 재차 확인하겠다. 당신은 우리가 알던 사령관이 아니지만 사령관의 기억은 모두 갖고있다.

이게 지금 당신의 주장이다. 맞나?"


"응 그게 가장 타당한거 같아. 그리고 칸, 이것좀 풀어줄래?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하고싶은데?" 


의자에 묶여 복면이 씌워진 인간은 웃음을 섞어가며 말했다. 하지만 레오나가 말이끝나기 무섭게 거부했다. 


"아니. 외부세력이 아니라는게 확인될 때까진 안돼. 사령관도 없는데 내부 정보마저 유출된다면 정말 최악이야." 


"그... 생체재건장비는 가져왔어? 나 휩노스병 무서운데..."


"내부 정보 얘기가 나왔으니 묻겠습니다. 각하께서 익스큐서너, 언더왓처, 네스트와의 전투를 어떻게 지휘했는지 기억하십니까?" 


"익스큐서너는 화력이 안통해서 타수로 오버플로우시켰고,

언더왓처는 스카디의 해킹에 힘입어서 비스트헌터의 화력으로 보내버렸지.

네스트에 이르러서는 리제에게 미안하지만 다친 리제를 내세워서 방어능력이 발동되기 전에 부숴버렸고.

아, 사출버튼을 부순 발키리 에이미 미호도 수훈이지. 걔네도 포상해줘야되는데."


인간이 말을 끝내자 모두들 조용해졌다. 틀린 말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이라면 모두 아는 정보일 수도 있기때문에 용이 다시 질문을 이어갔다. 


"소인을 깨울때 사용했던 비밀번호를 기억하고있소?" 


"무슨 말이야? 그냥 뇌파인식에 버튼 꾹누르니까 깨어났잖아.

아 맞아 그때 마리랑 레오나랑 부대편제때문에 싸우기도 했었는데 화해했지 너희들?

하긴, 두번째 네스트잡을때 협력한거보면 어느정도 화해한거같네" 


사소한것까지 기억하며 정확하게 말하는 인간때문에 지휘관들이 서로 눈빛을 주고 받을때

아스날이 인간에게 다가가 복면을 벗겨버렸다. 


'아 눈부셔. 누구지? 키가 크네... 아스널이구ㄴ'


아스날은 인간에게 키스를하며 아랫도리에 손을 올렸다.

인간은 깜짝 놀라 몸을 움츠려 키스를 피했지만

곧 다시 받아들여 혀를 섞으려는 찰나에 이번엔 아스날이 몸을 세워 떨어졌다.

인간은 아쉽다는듯이 아스날을 바라봤다. 지휘관들은 멍하니보았고 가장 처음 반응을 보인 것은 메이였다. 


"뭐하는거야?! 넌 그...그것만 달려있으면 다 상관없는거야?? 이 암퇘지야!!" 


"아니야. 사령관은 절대 아니군." 


아스날이 입술을 가볍게 훔치며 말을 이어갔다. 


"키스는 서툴고 물건은 준수한 수준이다. 사령관은 아니란 뜻이지. 사령관은 둘 다 흉악했거든." 


아스날은 몸을 휙 돌리고는 자리에 돌아가 앉았다. 


"왜들 그러지? 각자의 방법으로 검증하는 것 아니었나?" 


잠깐의 적막이 흐르자 문이 벌컥 열리며 닥터가 들어왔다. 


"언니들! 새로운 인간님이 깨어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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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번 고쳐써서 뭔가 뒤죽박죽이네... 이세계 전이 마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