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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메이는 결국 고백을 거절 당했습니다.


메이의 과거를 들으면서

정말 오랜만의 처음에 보았던 그 멸망의 메이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블랙 리버 연구소에서 태어나 사람들의 기대와 두려움을 받고 모든 부분에서

최고로 평가받으며핵무기를 다루게 된 메이는 꽤 시간이 흐르고  자신이 무섭지 않냐는 내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내가 다루는 내 무기가 무서운 거지 난 별로 무섭지 않아."

냉정하고 철저한 자기 평과와 그의 상응하는 실적들은 화력소모율이 큰 둠브링어 였음에도

그녀가 있었기에 여태까지 버틸 수 있었다고 증명하듯 그녀에게선 쓸쓸함과 자신감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사실... 최근까지도 부관은 내 말에 거의 복종했었어. 엄청 신뢰 받고 있었거든."

메이의 부관인 나이트 앤젤의 모습을 생각했다.

"그런데... 너랑 만나게 되면서 요즘엔 날 보면 한숨부터 짓더라..."

"사람한테... 많이 약한 거야..?"

그녀의 실적과 내 앞에서 보여 준 행동들을 보았을 때 그렇게 볼 수밖엔 없었다.

"아니... 다정한 사람에게 약한 것 같아."

그녀는 자신을 냉정하게 바라보듯 그리고 약점을 고백하듯 힘없지만 날카롭게 이야기했다.

"너 말고도 다른 사람이 남아 있었다면 결코 이야기하지 않았을 거야. 어쩌면

나조차도 몰랐을 지도 모르지 그곳에서 본 사람들은 카메라로 보이는 군중과, 분포도,

수치 같은 거였으니까."

"그럼 그 연구소에 있던 사람들은...."

난 내 말을 끝까지 잇지 못했다. 그녀의 의해 말이 끊어졌으니까

"거기 있었던 녀석들은 정말 기계 같은 녀석들이었어 가끔은 내가 인간이고 저들이 바이오 로이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끔 만나는 높으신 분들이란 녀석들은 자기 사리사욕을 채울 줄 아는 것뿐이었고 난 점점 지쳐갔어..."

핵무기를 조종하면서 부대의 지휘관이란 자리에 앉으면서 실은 자기 감정에 약한.... 그런 바이오 로이드 어쩌면...다른 생각이 들었다.

"메이는 사실 거기에 있던 모든 사람의 기대를 받고 태어난 것이 아니었을까...?"

"뭐....? 핵무기를 다루는 내가 기대 속에 태어났다고?"

이전까지 한 번도 그런 생각은 해 본 적 없어."

솔직히 나도 의미심장하다. 그냥 메이의 이름이 어쩌면이랑 비슷한 may라서

거기서  b나 be가 빠진 것 아니냐는 때려 맞추기식의 말장난이나 다름없었지만 그냥 말했다.

"그 연구진이나 그 높으신 분들은 사실 핵무기를 쓰고 싶지 않았던 거지 그게 사람에게

얼마나 큰 아픔을 주는지 아니까... 그래서 널 만든 걸지도 몰라."

자신들과는 다른 선택을 했으면 싶어서 엄청나게 우수하고, 엄청나게 감성적인

자신들이 바라는 그 모습을 담았을지도 모른다. 마치 사람이 우상을 만들듯이

"그래서 내게 해 주고 싶은 말이 뭔데...? 그 사람들을 미워하지 말라고?"

"아니... 그래서 너의 이름이 메이 일지도 몰라 아마도나 어쩌면에서 한 글자가 빠져 버려서

그냥 별로 다를 건 없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멸망의 메이가 된 거지."

메이의 이야기의 집중하니 아픔이 좀 가시는 것 같았다.

"뭐야 그게.... 그럼... 너를 보면... 왜 이렇게 심장이 뛰는 건데...?"

"그냥.... 너가 그만큼 사람 같으니까 그런 걸 거야"

메이는 분명 우수하다 사람의 명령을 저항할 능력도 있고, 사람보다 뛰어난 외모와 판단력

군사적 전술적 지식이 있다. 그걸 쌓아 올린 게 사람이지만 그녀는 솔직히

다른 바이오 로이드와 다르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특별했다. 날 다른 사람과 구별하여 대하는 인지력을

가졌으니까 분명.... 그렇기에... 그녀는 특별해 보였다.

"그럼.... 아까는 놀랐을 지 몰라도... 지금 내가 너에게 좋아한다고 말하면 어떨 것 같아?"

어느새 아까의 날카로운 모습은 사라지고, 순둥 순둥한 모습으로 변한 메이는 내게 질문했다.

불꽃처럼 밝게 빛나는 귀여운 양갈래머리를 내리며....  그녀와 잘 어울리는 금빛 장식을 머리의 달고

바이올렛처럼 보라색으로 빛나는 눈으로 날 바라보며 오뚝한 코와 조그마한 입술로 날 바라보는 수줍은  이에게 난 말했다.

"그래도.... 역시 안 될 것 같아 사이좋은 친구로 지내자."

그녀는 분명 우수하다  나보다도 훨씬 우수한 게 분명했다. 그래서 그녀에게 거짓말했다.  

그녀는 날 사람 중에서도 특별하게 봐주지만 난 메이를 볼 때 아무리 특별해도 바이오 로이드들과

다르게 보이지는 않았다. 그냥 예쁘고, 돌발 행동의 위험도 있지만 순수하고 착한 바이오 로이드로 밖에는

보이지 않아서... 친구 하자고 거짓말했다. 난 특별하지도 않았고 착하지도 않은 그저 평범하고 조금 나쁜 사람이었으니까 도구로 보면서도 친구라고 거짓말하는 게 더 편해서 그렇게 말했다.

"알겠어... 확실하게 답해 줘서 고마워."

그러자 메이는 자리에서 조심스럽게 일어나더니 문을 향해 걸어가면서 말했다.

"오늘 갑작스럽게 들어와서...."

울먹거리는 목소리에 말이 이어지지 못한 채로 그녀는 복도로 걸어 나갔다.


그녀가 떠나자 마자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다시 아파져 오는 팔을 움켜쥐며 왠지 모르게 팔이나 허리보다

더 아파져 오는 마음을 느끼며 다시 이불속으로 기어들어가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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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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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음집: https://arca.live/b/lastorigin/43860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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