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라언니, 완전 큰일났어요! 알비스언니하고 LRL이 서로 볼을 꼬집으면서 싸우고 있어요! 언니가 와서 두사람좀 말려주세요!”

   

   

“뭐? 둘이 싸운다고? 알겠어. 내가 얼른 가서 말려볼게!”

   

   

   

(서로 볼을 꼬집으며 싸우는 중)

   

   

“으으윽... 야, 놔라! 난 분명 놓으라 했다!”

   

   

“놓을거면 너나 놓으시지! 너가 사과하기전까진 절대로 안놔!”

   

   

“LRL하고 알비스! 너희들 지금 뭐하는거야?! 친구끼리 싸우면 안되지! 얼른 그만둬!” 

   

   

베라는 후다닥 달려와서 싸우고있는 두 꼬마를 떼어냈다. 간신히 싸움을 멈춘 알비스와 LRL은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서로를 강하게 노려보았다. 

   

   

“쒸익쒸익... 친구? 저녀석은 친구도 아니야! 나 오늘부터 LRL하고 절교할거야!”

   

   

“그래! 나도 바라던바다! 우리 이제 절교야! 다시는 보지말자 이 나쁜놈아!”

   

   

곧 두 꼬마는 눈물을 훔치며 각자 다른길로 쌩하니 달려가버렸다. 그런 둘을 보며 베라는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대체 뭔일이야. 평소엔 그렇게나 사이좋게 지내던 둘이 왜 갑자기 싸우는거지?”

   

   

“그게... 저는 무슨일이 있었는지 전부 봤어요.”

   

   

“어떤일이 있었는데?”

   

   

“아까 저랑 알비스언니랑 LRL 셋이서 ‘가장 멋있는 바이오로이드는 누구인가?’ 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 하고 있었어요. 알비스언니는 레오나대장님이 가장 멋있는 바이오로이드라고했고, LRL은 사이클롭스 프린세스가 세상에서 가장 멋있는 바이오로이드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둘이 그거가지고 말싸움을 하기 시작했어요.”

   

   

   

   

“무슨소리야? 레오나대장보다는 사이클롭스 프린세스가 몇배는 더 멋지다고. 넌 우리의 프린세스님께서 무시무시한 마검으로 악룡 니드호그를 멋있게 쓰러뜨리는 그 명장면을 모르는거야?”

   

   

“그건 어짜피 만화속 이야기잖아. 레오나대장님은 그런 가짜전투가 아닌, 진짜 전투에서 많은 활약을 하시는 냉철하고 강인한 지휘관이야. 그런 가짜보다는 우리 레오나대장님이 몇배는 더 멋있어!”

   

   

“너 지금 무슨말 한거야. 지금껏 내 삶의 버팀목이자 우상이 되어준 사이클롭스 프린세스가 가짜라고?? 그러면 너가 그렇게 좋아하는 레오나대장도 가짜야!”

   

   

“레오나대장님이 가짜? 나한테 뭐라 하는건 참을 수 있어도 레오나대장님한테 뭐라고 하는건 못참아!”

   

   

“그래. 그럼 차라리 너한테 뭐라고 할게. 레오나대장 대신 알비스 너가 가짜야.”

   

   

“뭐?? 난 가짜가 아니라 진짜야! 가짜캐릭터한테 심취하다보니 이젠 뭐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도 못하나보지?”

   

   

“뭐라고?!”

   

   

“알비스언니하고 LRL! 둘다 너무 흥분하셨어요. 그만 싸우고 얼른 진정...”

   

   

“진정못해! 알비스 저자식은 나의 기둥같은 사이클롭스 프린세스를 가짜 취급해버렸어. 난 그걸 도저히 못참아!”

   

   

“못참는건 나거든? 우리 레오나대장님을 모욕한것도 모자라서 이번엔 나까지 모욕해버리다니!”

   

   

“아까는 자기한테 뭐라하는건 괜찮다면서, 그새 기분나빠졌냐? 자기 부대밖에 모르는 이기적이 녀석아?” 

   

   

“말 다했어?! 이런 만화에 빠져사는 오타쿠녀석이!”

   

   

“아야야, 내 볼! 알비스 이자식 내 볼을 꼬집다니, 니 볼도 잔뜩 늘려주마!”

   

   

   

  

“...이렇게 된거에요. 아무리 제가 옆에서 말리려고해도 둘이 도저히 멈출 기미가 없길래 재빨리 베라언니를 부르러 왔던거였어요.”

   

   

“하아, 진짜 머리아파지네. 왜 그런 주제로 심각하게 싸우다 절교까지 입에 담는거야... 그나저나 알비스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아까 보니까 레오나대장님 방쪽으로 달려가던데요? 일단한번 거기로 가보자고요.”

   

   

   

안드바리와 베라는 레오나의 방으로 재빨리 달려갔다. 안드바리가 예상했던대로 알비스는 그곳에 있었다. 레오나는 자신의 품에 안겨 새근새근 잠든 알비스의 등을 토닥여주고있었다.

   

   

“베라하고 안드바리 왔구나. 혹시 알비스 찾으러 온거니?”

   

   

“네! 지금 알비스 상태 어때요?”

   

   

“쭉 울다가 방금 막 잠들었어. 근데 알비스한테 무슨 일이 있었니? 완전 눈물콧물 범벅이 되가지고 내 방에 찾아오던데말이야.”

   

   

“별거아니에요. 그냥 LRL하고 싸워서 그런거 뿐이에요.”

   

   

“LRL하고 싸움을 왜?”

   

   

“그게 말이죠, 아까전에 둘이 어쩌구저쩌구...”

   

   

“...그런일이 있었구나. 어휴, 알비스도 참. 괜히 나 때문에 친구하고 그렇게 싸우고 절교까지하려 하다니.”

   

   

“애들끼리의 싸움이니까 레오나대장님은 괜히 신경쓰지 않으셔도 될거같요. 아마 시간이 지나면 둘다 자연스럽게 기분 풀려가지고 금방 다시 붙어다닐걸요?”

   

   

“아니. 시간이 모든걸 해결해주는건 아니야. 갈등을 제대로 해결하지 않고 어물쩍 넘어간다면 겉으론 괜찮아보일지몰라도 결국엔 앙금이 남게 돼있어. 그런게 쌓이고 쌓이다보면 나중에 지금보다 더 큰 다툼이 벌어져서 관계가 완전히 단절될지도몰라. 그러니 이번 기회에 둘을 확실하게 화해시켜야겠어.”

   

   

“네? 어떻게 하실건데요?”

   

   

“다 방법이 있지. 안드바리하고 베라, 부탁 하나만 들어주겠니? 안드바리 너는 LRL을 찾아가주고, 베라 너는 사이클롭스 프린세스한테 연락좀 해봐.”

   

   

   

   

<LRL의 방>

   

   

“저기 LRL. 방에 있어?”

   

   

(침대에 가만히 누워서 드래곤 슬레이어 만화책만 만지작거리고있다) 

   

   

“왜. 설마 알비스 얘기 꺼내러 온거야? 그녀석은 떠올리기도 싫으니까 그 말 할거면 나가. 지금은 혼자있고 싶어.”

   

   

“아니. 그 얘기를 하려던게 아니야. 오늘 오후 3시에 소극장에서 오르카 어린이들을 위한 특별 연극이 열린다고 하거든? 근데 주연 배우가 사이클롭스 프린세스님이래.”

   

   

“뭐라고? 오늘 사이클롭스 프린세스님이 어린이용 특별 연극을 해?!” 

   

   

“응. 나 지금 그 공연 보러갈건데 너도 보러갈건지 물어보려고 찾아온거였어. 같이 갈래?”

   

   

“당연히 가지! 무조건 갈게!!!! 프린세스님의 공연이면 절대로 못참지! 얼른 가자!”

   

   

“레오나대장님 말이 맞았네. 이 말을 하니까 의심없이 바로 가자고 하는구나.”

   

   

“뭘 중얼거리고있어? 얼른 연극보러 가자! 어서 앞장서!”

   

   

“알겠어. 그럼 극장까지 데려다주레니까 얼른 따라와!”

   

   

   

   

<어린이용 연극을 하는 오르카 소극장 앞>

   

   

“도착했어. 이제 곧있으면 연극이 시작될테니까 어서 들어가자.”

   

   

“여기가 바로 프린세스께서 멋있는 연극을 해주는 극장이구나. 너무 기대된다!” (극장 문 벌컥)

   

   

“레오나대장님. 이 연극은 왜 보러오자고 한거야?”

   

   

“별 이유 없어. 그냥 재밌을거같아서 같이 보자고 한거야.”

   

   

“뭐야, 레오나랑 알비스잖아!”

   

   

“앗, LRL?? 너가 여긴 어떻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이클롭스 프린세스님의 연극이 있다니까 온거지. 당연한거 아냐?” 

   

   

“흥. 그러던지 말던지 난 상관안해. 난 절교한 녀석하고는 대화하는것조차 싫어.”

   

   

“나도 싫거든? 기분좋게 프린세스님의 연극을 관람하려고 했는데, 하필이면 눈에 거슬리는 녀석이 나타나다니 말이야.”

   

   

“눈에 거슬려? 나도 너가 눈에 거슬려! 레오나대장님하고 오붓한 시간을 보내려고 했는데 왜 끼어드는거야!”

   

   

“자자, 알비스 진정하렴. 연극을 관람할때는 조용히 해야한다고 내가 예전에 말했잖니.”

   

   

“LRL 너도 진정해. 조금 있으면 연극이 시작할거니까 얌전히 관람하자.” 

   

   

(쒸익쒸익...)

   

   

“레오나대장님이 하신 말이니까, 그냥 참아야겠다.”

   

   

“프린세스님의 공연을 방해할수는 없지. 그냥 가만히 관람해야겠다.”

   

   

“자 여러분! 지금 당장 사이클롭스 프린세스님의 어린이용 특별 연극이 시작하겠습니다. 다들 자리에 착석해서 열심히 관람해주세요.”

   

   

“엥? 극장에 우리밖에 안왔는데 벌써 공연 시작이야?”

   

   

“쉿, 잡담은 그만 하거라. 이야기는 이미 시작되었노라.”

   

   

“아앗!!! 저건!!!”

   

   

화려한 조명과 함께 무대의 뒤편에서 사이클롭스 프린세스가 도도하게 걸어나왔다. 무대중앙에 도착한 프린세스는 객석의 알비스와 LRL을 향해서 손을 뻗었다.

   

   

“거기 객석에 앉아있는 하얀 머리칼의 소녀와 푸른 머리칼의 소녀여. 잠시 무대로 나와보거라!”

   

   

“엥? 갑자기 왜요?”

   

   

“함께 여정을 떠나야할 동료가 필요하구나. 나와 함께 악의무리를 없애는 여정을 떠나지 않을테냐?”

   

   

“네, 당연하죠! 무조건 함께할게요!”

   

  

“난 나가기 귀찮은데...”

   

   

“그러지말고 한번 나가봐. 아마 색다른 경험이 될거야.”

   

  

“그래! 레오나대장님이 부탁한거니까 그냥한번 가볼게!”

   

   

알비스와 LRL은 무대로 폴짝 뛰어오른뒤 사이클롭스 프린세스의 양편에 자리했다. 그러고는 불쾌한듯한 시선으로 서로를 노려봤다.

   

   

“...프린세스님하고 함께 여정을 떠나는 동료가 하필이면 절교한 옛친구라니. 정말 기분나빠.”

   

   

“기분나쁜건 나도 만만치 않거든?”

   

   

“잡담은 그만하도록 하거라. 너희들, 나와함께 악의 무리를 없앨 준비는 되었겠지?”

   

   

“네! 저는 준비됐어요!”

   

   

“으음... 근데 전 무기같은걸 하나도 안가지고 왔는데, 제가 악의 무리를 없애는데 도움이 될까요?”

   

   

“물론 괜찮다. 왜냐하면 너희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를 이미 가지고있기 때문이다.”

   

   

“네? 그게 무슨 소리에요?”

   

   

“앗, 둘다 잡담은 그만하고 귀를 기울여보거라. 어디선가 사악한 발걸음소리가 들리지 않느냐?”

   

   

“발소리요? 저는 아무소리도 못들었는데요.”

   

   

“저도 못들었어요.”

   

   

“...저곳이구나. 다들 조심하거라, 사악한 흡혈귀가 이곳에 나타났도다!”

   

   

“어, 어흥... 나는 사악한 흡혈귀다. 너희들 어서 맛있는 피를 내놓거라!”

   

   

“어라, 저거 혹시 베라언니 아니야!”

   

   

“아니야! 난 베라가 아니라 사악한 흡혈귀라고!”

   

   

“베라인지 아닌지는 그렇다치고, 흡혈귀라는녀석이 대체 왜 어흥거리는거야? 호랑이도 아니고 말이야.” 

   

  

“어, 그게... 요즘 흡혈귀들은 원래 다 그래.” 

   

   

“베라언니가 참 고생이 많네요.”

   

   

“그러게. 설마 이정도로 연기를 못하는줄 몰랐어.”

   

   

“아무튼 너희들! 잡담은 그만하고 얼른 이몸에게 피를 내놔라!”

   

   

“피를 내놓으라고? 하하하! 고귀한 성녀의 피를 한낱 마물에게 넘겨줄수야 없지. 소녀들이여, 저 흡혈귀는 내가 처리할테니 너희는 일단 여기서 구경하고있도록 하거라!”

   

   

“네 알겠어요 사이클롭스 프린세스님! 사악한 흡혈귀를 꼭 쓰러뜨려주세요!”

   

   

“프린세스님! 베라언니 다칠수있으니까 살살 해치워주세요.”

   

   

“죽어라! 이 사악한 마물아! 하앗!”

   

   

멋있는 포즈를 취하며 우다다다 달려가던 사이클롭스 프린세스는 베라의 앞에 풀썩 쓰러져버렸다. 

   

   

“이런. 방심해버린틈에 흡혈귀에게 잡혀버렸구나.”

   

   

“하하! 내 덫에 걸려들었구나. 이제 프린세스의 피는 내것이야!”

   

   

“아앗, 큰일이야! 사이클롭스 프린세스가 베라한테 잡혀버렸어!”

   

   

“레오나대장님이었으면 분명 붙잡히지 않았을텐데, 역시 프린세스는 레오나대장님보다 못하군.”

   

   

“뭐? 레오나대장이었어도 분명 베라한테 잡혀서 피를 뜯겼을거야!”

   

   

“뭔소리야. 베라언니가 레오나대장님 피를 뜯을 리가 없잖아!”

   

   

“거기 소녀들이여! 다툼을 멈추도록 하거라. 그대들은 적이 아니라 친구이니라!”

   

   

“친구? ...그치만 저희는 절교했는걸요.”

   

   

“맞아요. 저희는 방금전에 대판 싸운 이후로 더 이상 친구 안하기로 해버렸어요.”

   

   

“어리석구나. 단지 감정이 상했다는 이유로 친구관계를 끊으려고 하다니. 한번 친구는 영원한 친구이니라! 너희는 지금껏 쌓아왔던 우정의 시간들을 전부 쓰레기통에 던져버릴셈이냐?!”

   

   

“쌓아왔던 우정의 시간?”

   

   

“하얀머리의 소녀여, 이것을 받거라.”

   

   

“앗! 뭘 던지는거지?”

   

   

베라에게 붙잡힌 프린세스는 주머니에서 조그마한 무언가를 꺼내 알비스에게 힘껏 던졌다.

   

   

“이건...”

   

   

“알비스. 프린세스님한테 뭘 받은거야?”

   

   

“...이건 우리의 우정뱃지야.”

   

   

알비스가 사이클롭스 프린세스에게 받았던 것은, 둥글게 자른 골판지의 겉면에 색종이를 풀칠한 조그마한 뱃지였다. 뱃지의 앞면에는 ‘LRL과의 우정 영원히!’라고 적혀있었다.

   

   

“뭐? 우정뱃지? 그게 왜 프린세스님한테 있었던거야?”

   

   

“몰라. 분명 아까까지는 내 주머니에 있었을텐데...”

   

   

“안드바리. 그런데 저거 어디서 났다고 했지?”

   

   

“알비스언니가 잘 때 옷주머니에서 몰래 빼냈어요. 언니는 항상 뱃지를 거기에 넣어두니까요.”

   

   

“푸른머리칼의 소녀여. 분명 너도 그것과 비슷한 뱃지를 가지고있을터. 너도 어서 그것을 꺼내도록 하거라.”

   

   

“...이거말인가요?”

   

   

LRL도 주머니에서 조그마한 골판지 뱃지를 꺼냈다. 그곳에는 ‘알비스와의 우정 영원히!’ 라고 적혀있었다.

   

   

“...그러고보니 이거 만든지 엄청 오래됐네. 우리가 친해지고나서 1년쯤 됐을 때 만들었었지?”

   

   

“응 맞아. 그런데 1년이라... 생각해보니까 우리 친구로 지냈던 기간이 엄청 길구나. 그동안 별의별일들이 다 있었는데말이야.”

   

   

“맞아. 테마파크도 놀러가고, 바다도 놀러가고, 숲에도 놀러가고...”

   

   

“동굴탐험도 하고, 북극탐험대를 결성해서 돌아다니다가 글라시아스도 만나고... 생각해보니 그 즈음에 LRL 너가 현실에서 사이클롭스 프린세스를 실제로 만났었지.”

   

   

“그래맞아. 그때는 정말 꿈을 꾸는게 아닌가 싶을정도로 기쁜 순간이었어. 내가 삶의 버팀목이 되어준 사이클롭스 프린세스를 실제로 영접하게되다니.”

   

   

“...그래. 나도 그때 LRL이 프린세스를 보고 엄청나게 기뻐했었던게 기억나.”

   

   

“........”

   

   

“...LRL, 미안해.”

   

   

“응? 갑자기 왜 미안하다는거야?”

   

   

“아까 싸울 때, 너가 그렇게 좋아하는 사이클롭스 프린세스를 나쁘게 말해버렸잖아. 사실 나도 너에게 사이클롭스 프린세스가 얼만큼 소중한 존재인지를 잘 알고있었어. 그런데도 난 그렇게 프린세스에 대한 나쁜말을 하면서 너를 마음 상하게 만들어버렸잖아. 정말로 미안해 LRL...”

   

   

“알비스, 그렇게 말하면 오히려 내가 더 미안하지. 난 너가 존경하는 레오나대장뿐만 아니라 알비스 너한테도 안좋은 말을 해버렸잖아. 내 소중한 친구한테 그런 몹쓸짓을... 진짜진짜 미안해 알비스. 하나뿐인 내 단짝친구에게 그런말을 해서.”

   

   

“LRL...”

   

   

“알비스...”

   

   

“흐아아아앙... 내가 미안해....”

   

   

두 소녀는 눈물을 펑펑 흘리며 화해의 포옹을 했다. 무대위의 두 배우와 객석의 관객들은 그녀들의 화해를 방해하지 않고 조용히 지켜만봤다. 시간이 흘러서 두 소녀의 눈물이 거의 멎어갔을 때, 사이클롭스 프린세스가 큰 목소리로 그들을 불렀다.

   

   

“소녀들이여, 이제 그대들의 시간이 왔도다. 우정의 힘을 완전히 회복하였으니, 어서 그 힘으로 여기있는 흡혈귀를 물리치도록 하거라!” 

   

   

“네? 우정의 힘이요? 그거 어떻게 쓰는건데요?”

   

   

“간단하다. 그 뱃지를 하늘높이 들고서 ‘우정의 힘으로 외치노니, 사악한 마물이여 물러가라!’라고 외치거라. 그렇게한다면 이 흡혈귀는 겁을 먹고 도망가게 될 것이다. 알겠느냐?”

   

   

“네엡! 우정의 힘으로 프린세스님을 구해드릴게요!”

   

   

“알비스, 어때? 바로 해볼까?”

   

   

“그래 해보자.”

   

   

LRL 알비스는 각자 왼손에 우정뱃지를 쥐고서, 팔을 하늘높이 뻗었다. 그리고 극장이 떠나갈만큼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외쳤다.

   

   

“우정의 힘으로 외치노니, 사악한 마물이여 물러가라!”

   

   

“으아악, 내가 졌다! 살려줘!” (무대뒤편으로 도망간다)

   

   

“우와, 우리가 이겼어! 우정의 힘으로 베라언니를 쓰러뜨렸다!”

   

   

“후 후 후... 잘 하였도다 어린 소녀들이여. 둘다 똑똑히 느꼈겠지? 우정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를 말이다.”

   

   

“네! 아주 똑똑히 느꼈어요!”

   

   

“후후. 소녀들이여, 나는 사악한 마물을 무찌른 너희에게 한가지 명을 하겠다. 앞으로도 너희는 지금처럼 끈끈하고 단단한 우정을 나누면서 살아가도록 하거라. 소중한 친구와 함께 나아간다면 앞으로 이겨내지 못할 역경은 없을테니까 말이다. 알겠느냐?”

   

   

“네! 앞으로도 저희의 우정을 지켜나가도록 할게요!”

   

   

“후훗. 보기 좋구나. 그럼 너희의 우정을 위한 선물을 하나 주겠노라. 자 어서 받거라.”

   

   

“이, 이건! 카페테리아 무료이용권! 정말 이걸 저희한테 주시는건가요?”

   

   

“물론이다. 이걸로 맛있는걸 먹으면서 너희의 우정을 앞으로 더욱 곤고히 하도록 하거라. 자, 오늘의 이야기는 이걸로 끝났다. 이제 너희는 극장을 나가서 너희만의 이야기를 다시 쓰도록 하거라!”

   

   

“네 프린세스님! 카페 잘먹을게요!”

   

   

“알비스, 케이크랑 이것저것 잔뜩 포식할 준비 됐지?”

   

   

“물론이지! 얼른 먹으러가자!”

   

   

LRL과 알비스는 같이 손을 잡고 우당탕탕 극장을 나가서 카페테리아를 향해 힘껏 달렸다. 

   

   

“잘됐네. 둘이 화해를 잘 한거같아서 말이야.”

   

   

“그러게요. 그나저나 대장님 정말 대단하시네요! 레오나대장님이 썼던 대본대로 하니까 정말로 둘이 화해를 하게 되다니. 덕분에 둘이 다시 사이가 좋아질 수 있었네요.”

   

   

“그런 말은 무대에 있는 애들한테 해. 고생은 걔네들이 전부 했잖아. 베라, 알비스하고 LRL 나갔어. 이제 나와도 돼.” 

   

   

“후우... 이거 생각했던것보다 엄청 진이 빠지네요. 앞으로는 이런거 다시는 안할거에요.”

   

   

“또해줘. 베라의 어흥하는 흡혈귀를 한번더 보고싶거든.”

   

   

“대장님 놀리지 마세요! 아까는 당황해가지고 말이 헛나왔던거란 말이에요.”

   

   

“후후후훗. 주황머리칼의 소녀여, 짐이 보기에도 아주 괜찮은 연기를 보여주었구나. 정말로 수고 많았다. 앞으로도 우리와 같이 전문 배우일을 계속 해볼 생각은 혹시 없느냐?” 

   

   

“배우같은거 안해요! ...근데 사이클롭스 프린세스님, 저 궁금한게 있어요.”

   

   

“무엇이 궁금하느냐? 어서 말해보거라.”

   

   

“아까 제가 연락 드렸을 때, 프렌세스님은 어째서 이런 연극을 하는걸 흔쾌히 수락하신건가요? 프린세스님이라면 뭔가 이런 조그마한 소극장무대에서 방금같은 유치한 연극을 하는걸 단칼에 거절하실줄 알았는데.”

   

   

“내가 이 연극을 수락한 이유? 그야 물론 ‘아이들의 우정’때문이지!”

   

   

“네? 우정이요?”

   

   

“물론이다. 우정이란 것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아주 귀중한 것. 그 귀한 우정을 지키는 일을 위해서라면, 이런 조그마한 무대위에 서는것쯤은 아무런 문제가 안되느니라.”

   

   

“후후후. 어린 소녀들이여, 비온뒤 땅이 굳는다는 속담을 알고있겠지? 너희들이 다투고 화해한 지금은, 서로를 더욱 생각하는 친구로 성장하였을거라 믿는다. 부디 앞으로도 아름다운 우정 변하지 않도록 하거라.”

   

   

   

   

   

“우와, 이 케익 너무 맛있어! 친구랑 함께 먹으니까 혼자먹을때보다 몇배는 더 맛있는거같아.”

   

   

“나도 그래. 그보다 알비스, 여기 딸기먹어.”

   

   

“응? 나 주지말고 너가 먹어. 이 케익에는 딸기가 그거 하나뿐이잖아.”

   

   

“아냐. 난 너가 먹었으면 좋겠어.”

   

   

“이렇게 서로 양보하다간 끝이 없겠다. 그냥 반으로 나눠서 먹자.”

   

   

“그래!”


"아~ 냠냠냠..."


"친구랑 나눠먹으니까 더 맛있어!"



지금껏 썼던 이야기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