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https://arca.live/b/lastorigin/46624872



모음집: https://arca.live/b/lastorigin/43860477


요약: 천아도 피하지 못한 말 많이하면서 시간끄는 악당의 저주




몸이 떨리고 움직이지 않는다. 천아는 내 손을 암호키의 대고 철창 문을 열고 나오더니 날 어깨에 들쳐 매고 말했다.

"키킥 너 생각 보다 따뜻한데? 핫팩으로 딱인걸?"

이 순간에도 몸은 최선을 다해 움직이려 하고 있지만 점점 손가락 끝의 감각도 무뎌질 뿐 마치 가위에 눌린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명령을 내릴 목에도 힘이 들어가지 않았기에 그저 짐짝처럼 들쳐진 채로, 천아는 문을 열었다.

그리고 그 자리엔 리제가 서 있었다.

"아잇.... 깜짝아.. 여긴 무슨 일이야.?"

천아는 순간 리제의 눈빛을 보고 놀란 듯 말했다.

"지금... 주인님께 뭐 하시는 거죠?"

리제는 천아에게 압박하듯이 말했다 그러자 천아는 생각보다 놀란 듯 뒤에 기절시켜둔 스틸라인 병사들이 사각지대의 잘 감추어진 걸 보면서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아... 그게... 나랑 이야기하다 보니 잠들었더라구 많이 피곤했던 모양이야.. 그나저나 사령관 실이 어디지?"

한쪽 팔로 날 들쳐메고 반대쪽 팔을 머리의 올리며 말하는 모습은 누가 봐도 부 자연스러웠지만

"저쪽 방 끝... 에서 두 번째예요 옮기실 때 주의해 주세요. 깨시면 안되니까."

리제는 너무 순수했는지 천아를 그냥 보내주었다.

옮겨지면서 정말 많은 생각이 다 들기 시작했다.  바이오 로이드를 소중히 여기고 자식처럼 대하기로 맘 먹었다는 것은 그저 친절하게 바라는 대로 들어 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책임자로서의 무게를 어깨의 짊어지고, 잘못된 방향으로 나갈 시 내가 엇나가고  잘못 되는 한이 있어도 말린다는 각오가 필요한 일이었다.

그냥 좋은 아빠, 친구 같은 사령관이 되고 싶었던 결과는 극단적이긴 하지만 방심해서 기절 후 사령관 방의 연행...

한숨이 나오진 않았지만 내 쉬고 싶은 그런 느낌이었다.
"하..."

어...?

자식이 벼랑 끝으로 몰릴 것 같으면... 먼저 떨어질 각오로 아버지라면 미움 받더라도  독하게 맘 먹어야 한다는 것일까..? 기회가 찾아온 것 같았다.

천아가 날 인간이라 바라보고 무시했던 영향일까 아니면 소완 때와 같이 오리진 더스트의 영향때문인지 말이 나왔다.

천아는 그걸 눈 치 채지 못한 듯 콧노래까지 부르며 사령관 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러곤 익숙한 듯 문을 잠그고, 사령관 실을 뒤지더니 테이프와 가위를 가지고

복도 끝 안쪽 방에 날 다시 들쳐 매고 가면서 말했다.

"킥킥 아무리 그래도 사령관이 사령관 실에 갇힐 거라곤 생각하지 못 했나 봐?"

문을 열고 들어간 천아는 날 의자에 앉혀 놓고, 덕테이프로 둘둘 감은 다음에 테이프를 손가락 위에 두고 돌리면서 말했다.

너도 내가 입을 열 수 있을 거라곤 모르겠지..

미소를 짓고 싶었지만 아직 근육이 덜 풀렸는지 입은 움직이지 않았다.

"아... 이건 아까의 복수"

천아는 테이프를 조금 뜯어서 내 입에 붙이며 말했다.

"오... 생각보다 잘 어울리는데..?"

아직... 조금의 시간이 더 필요한데...

"카메라로 찍으면 재밌겠다. 너희 사령관은 지금 나랑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느낌으로!"

천아는 내 방을 뒤지기 시작하더니 어디서 났는지 나도 있었는지 몰랐던 비디오 카메라를 꺼내며 말했다.

"이거... 운이 좋은데...?"

쿡쿡대면서 웃은 천아는 잠깐 그걸 키면서 요리조리 만져 본 다음에 자기 한쪽 눈의 가져다 대고선 말했다.

"그래... 잘 찍힌다. 초점도 맞고 그러고 보니.. 전에 봤던 영상에선 분명 쓰리싸이즈를 말하라고 하던데..."

이상한 지식을 잘 아는지 천아는 날 바라보곤 말했다.

"자 그러면... 사령관씨.. 가슴, 허리, 엉덩이 사이즈를 말하세요. 아... 남자면 키 어깨 거기 크기로 해야 하나?"

자기 혼잣말을 반복하던 천아는 검지 손가락을 턱밑에 짚기도하고, 카메라로 내 몸을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내게 다가와 입에 테이프를 떼면서 말했다.

"뭐 아무튼 쓰리싸이즈를 말하세요. 뭐 어차피 지금은 기분만 내는 거니까 말은 못 할..."

"명령을 들어라 바이오 로이드... 이거 풀어 당장."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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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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