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도 크고 손도 크고 발도 크고 밑 마저 환상적인 그대여


그대가 한참 어리숙할 때 내가 항상 챙겨주고 밥도 먹여주고 매일 잠도 재워줬잖는가



계절이 바뀌어도 그대가 몸 상할까 옷도 신발도 구해줬다


그대가 다른 이와 몸을 섞을 때도 항상 격려 해주었다



콘스탄챠가 그대가 과음하여 쓰러졌다 했을 때 


나는 모든 걸 잊고 그대를 향해 달려갔건만


그대는 캐노니어 대원들과 케잌이랑 와인을 준비해놓고 풍선을 불고 있었지


막상 나를 위한 깜짝 파티임에도 왜 내가 풍선을 같이 불어야 하는 지 모르겠지만


미숙해도 나란 여자를 위해 최선을 다한 그대여



보통 그대와 몸을 섞은 바이오로이드들에게는 먼저 다가가던데


수 없이 사랑을 나눈 내겐 왜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것이냐



그대가 뽀끄루 대마왕과의 밤을 보낼 수 없었을 때에도


리제 정원사 아가씨의 처음을 취할 수 없던 그 밤도


내가 그대를 어루만져주며 슬픔을 달래주었다



아무도 그대를 찾지 않더라도 나만은 그대에게 먼저 다가가겠다 맹세했다


그대가 단지 내 곁에만 있어주면 된다고 했을 뿐인데


왜 복을 스스로 걷어 차는 것이냐



나에 비해 힘도 약하고 항상 내가 올라타고 평소 분위기도 내가 잡고


내게 모든 걸 의지하고 있지 않은가


그대가 무능한 사령관일지라도 내 옆에 있기만 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그런데 왜 가출했냐


콘스탄챠나 칸, 심지어 일개 병사인 레프리콘한테까지 연락했으면서


내겐 연락하지 않는 거냐


왜 하필 가임기인 오늘 도망간 거냐


추적기는 어떻게 알아차리고 어제 입힌 옷은 벗어 놓고 나갔냐



나갈 것이면 그냥 나갈 것이지


당최 '미안'이라는 쪽지를 왜 남기고 나간 것이냐


대체 무얼 하려고 연락도 무시하면서 나를 걱정하게 만드느냐


당장 의자에 꽁꽁 묶어 놓고 벌을 주고 싶다


하지만 그대가 미안하다고 말하면 용서해줄 수 있다



사랑하는 그대여, 내일까지다


그대가 나갈 때 아무 것도 챙기지 않고 급히 나간 듯 싶다


하루면 충분하다


가임기는 아직 한참 남았다


그리고 주사를 맞는다면 최장 한달 까지 늘릴 수 있다



밖은 춥다


고생하지 말고 따뜻하고 푹신한 내 품에 안겨라


닥터에게 오늘 급하게 시술을 받았다


따뜻한 모유를 언제든 느낄 수 있도록 말이다



그대를 걱정하며 벌써 위스키 한 박스를 비웠다


그럼에도 쉽게 취할 수가 없다


그대를 잊어보려 멸망 전의 영상과 자료로 몸을 달래보려 해도


그대의 숨결과 손길이 잊혀지지 않는다


캐노니어의 지휘관인 이 몸이 침대에서 펑펑 눈물을 흘린다


조금 더 참아보려고 했는데...



젠장! 망할 그대여!


알지 않는가... 나는 끝을 보면 보는 여자인 것을


지금 당장 돌아오면 오늘 밤은 짧고 굵게 한 번이다


그러니 돌아와다오


보고 싶다 그대여......



(헬갤 남친 찾으러 왔음 패러디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