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자살에 대한 표현이 담겨져있습니다.

힘드시다면 가까운 친지와의 대화나 자살예방콜센터의 도움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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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밤 형님이 자살했다.

사인은 참 복잡했다.

약물과다투여, 질소에 의한 질식, 손목동맥 절단


오르카호 전체가 충격을 받았고,

특히 서약을 한 인원들은 따라죽겠다며 한바탕 난리를 피운탓에

수복실이 만원사태를 이뤘다.

지휘부는 니가 못했니 어쩌니 하는 문제로 싸워대며

고양이싸움을 하는 바람에 오르카호가 분열이 났다.

형님을 가장 먼저 발견한 경호실장 리리스는 정신이 붕괴되어 

폐쇄수복실에 구속되어 치료중에 있고

장화와 홍련은 그 누구보다 빠르게 자살에 성공했다.


홍련은

[죄송합니다

사령관님의 탓이 아닌데

이렇게라도 사령관님의 한을 풀겠습니다.

사령관님의 신뢰를 배신하여 죄송합니다.]

라는 유서를 남겼다




그리고 나는 오르카 인류부흥군의 2대 총사령관이 되었다.

"형님, 전 이런 중책을 맡을수가 없습니다. 형님. 돌아와주세요."

내가 했어야할 일은 도서관에서 함께 책을 읽고 커피를 마시며, 형님의 고민을 들어주는것이였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하지않았다.

그리고, 내게 죄책감과 막중한 책임이라는 벌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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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지막 밤이다.

개같고 소름끼치게 조용하고

기분이 날뛰는 밤이다.

결심이 섰다.'

"죽자."


잠이 잘 안온다는 핑계로 받아온 수면제를 털어먹고

몽구스팀과 구슬 아이스크림을 만들어먹고 남은 액체질소통의 뚜껑을 열고

그리고 취미로 하던 조각에 쓰던 조각도를 들고 손목을 난도질을 했다.

피가 사방에 튀고 약기운에 천천히 잠에 든다.

의식은 조금씩 멀어지고

질소와 약기운탓일까

몸이 붕 떠오르는 기분이 들고

누군가 나를 안아주는 기분이 든다.

그럼에도 너무나도 무거운 죄악감을 떨쳐낼수가 없다.


"미안해... 드라코... 미안해... 미호... 미안해... 홍련"





그렇게 나(사령관)는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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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님, 금일 EU/D-6472 지역에서

수색작전중인 몽구스 부대가 소규모 철충 수송대와 조우, 교전중에 발견한것이 있다고합니다."


사령관 작전비서 콘스탄챠가 흔들려서 흐릿한 사진을 한장 보여줬다.

"이건? 콘스탄챠 지금 즉시 지원부대를 투입해야겠어. 무슨일이 있어도 몽구스팀을 무사히 탈출시키고, 발견한 물건을 회수한다.

본 작전의 우선사항은 몽구스팀의 탈출 지원을 제 1순위로 발견한 물건의 회수를 제 2순위로 한다.

또한 본 작전은 본관이 직접 지휘한다. 지원부대는 스틸라인 제 2 공정수송대와 앵거오브호드 제 3 전술기동중대를 투입한다."







작전은, 성공했어야 했다.

분명 모든것이 순조로웠다.

소규모 철충, 그것도 빈약한 수송대와의 전투였다

잘못된 내 작전지시로 인해, 작전 종료 직전에




"미호! 드라코! 피해!"

적의 유탄에 맞아 미호는 중상을 입고, 스틸드라코가 폭사해버렸다.

그것도 나와 홍련의 눈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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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윽.... 눈부셔..."


"정신이 드시나요?"

"의식 회복에 1주일이나 걸리다니 그만큼 엉망으로 관리되고있었다는거네.

어쨋든 회복을 축하해. 두번째 인간 오빠"


아무래도 나는 인간이 모두 멸망한 세상에서 발견된 두번째 인간이라는것 같다.

내 앞에 있는 여성은 자신을 시저스 리제 라고 소개했고.

다른 한명의 여성은 닥터 라고 소개했다.


"이상이 지금까지 일어난 일, 그리고 두번째 인간 오빠가 구출된 경위,

구출직후의 휩노스병 대책및 신체강화 수술에 대한 설명이였어"


나 때문에 생명이 부숴졌다는게 너무나도 슬펐다.

그리고 내가 살아가던 일상 또한 부숴졌다라는게 너무나도 슬펐다.

내가 침울해져있는 사이에

사령관이라는 남성이 매우 피폐한 몰골로 병실에 들어왔다.


"어서와요. 오르카호에. 저는 자격없지만 인류부흥군을 이끄는 총사령관입니다."

"아, 반갑습니다. 저는 OOO이라고 합니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령관님."

"OOO씨는 멸망전의 기억을 모두 갖고있으신가요?"

"네, 어렴풋이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분명 동면시설에 입소했었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함내 생활에 대한 이야기, 멸망전의 나의 생활에 관한 이야기등

시덥잖은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사령관이 좋은 사람이란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사령관을 형님으로 부르고, 모시기로 결정했다.


"형님, 구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해야할 일을 했을뿐입니다."


이떄 눈치를 챘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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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인간은 나를 형님으로 모시려는 듯하다.

아무래도, 멸망전에 형제가 있었다라고 했는데

3형제중 둘쨰여서 그런가 윗사람에게 깍듯하고

아랫사람에게 편하게 대하고 행동했다.

어찌됬든간에 일을 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는 말에 따르고

멸망전에 사서일을 했다길래, 함내 도서관장 직책을 줬다.

"아, 형님 어서오세요."

"어때요, 함내 생활은 익숙해지셨나요?"

분위기를 편안하게 이끌어가는 호감가는 언행으로

함내 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아직 익숙하진 않지만, 제가 할수있는일을 해야 은혜에 보답할수있으니까요"



'그래... 사람을... 사람을 구한것으로... 만족해야해.'

애써 정신승리를 하면서 자기합리화를 하고있다.

가면을 쓰고, 나를 형님이라 부르고 구해준 은혜에 보답하려는 동생이 생겼고

나를 따르는 나의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서.

가면을 쓰는거야. 괜찮아. 괜찮아. 나는 찮ㅇ...



뇌리에 오열하는 불가사리와 원망하는 홍련의 차가운 눈이 스쳐지나갔다.

애써웃으며 나를 안심시키려는 미호 그리고


반신이 날아가 나에게 다가오는 드라코의 만신창이가 된 하반신이 내 앞에 무릎을 꿇고

'나... 왜... 죽는거야...?'





"잠시 화장실에 다녀올께요."

"네, 형님 잘 다녀오세요."






"우욱... 욱! 우웨에에에에에에엑 궤엑...허억... 구욱!"

"미안해... 흐윽... 미안해!... 흐윽! 내가 잘못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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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최근 수면제를 받아간다.

잠이 잘 안온다라는 이유인데

그런 일을 겪은 뒤인지라 너무 걱정된다.

다른 언니들한테 최대한 신경써달라고 부탁했고

오빠에게도 무슨 고민이 있다면 꼭 상담해달라고 말했지만

"고민? 으응. 없는데. 괜찮아 닥터. 신경써줘서 고마워"

라며 가짜 웃음을 지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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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구스팀의 모두가

액화 질소가 가득 담긴 구슬 아이스크림 제조기에

아이스크림원액을 넣고 밸브를 열었다.

"봐바, 이걸 이렇게 열어주면~ 짠!"

"우와! 방울방울 떨어져서 구슬모양 아이스크림이 만들어지다니!"

"그러니까 영어로 비즈 애즈크림이 아니겠어?"



"그래서 나를 이렇게 만든거야?"


이게, 최근 내가 자주꾸는 꿈이다.


"으아아아악! 허억.... 허억... 미안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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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인님의 상태가 불안하다.

정실부인으로써 최대한 안심시켜드리려고 노력하고있지만

가면 갈수록 주인님의 정서적 불안은 커져만 갔다.

"아아, 주인님. 리리스는... 이럴때엔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어요."


그 말을 옆에서 듣게된 장화양이 빈정거리며

"쳇... 그 녀석 그런 정신상태를 갖을거면서 나한테는 자기한테 의지해도 되니 어쩌니 그런거야? 한심해."

"장화양? 그 아가리 찢어버리기 전에, 그 말 취소하세요."

나는 홀스터에서 블랙 맘바를 꺼내들고 험악한 분위기를 만들었지만

장화양의 얼굴을 보고, 잠시 얼어붙었다.

왜냐하면 그녀의 얼굴은 눈시울이 붉어진채, 눈물을 가득 머금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때만큼은 우리한테 의지해줘도 괜찮은거잖아... 왜... 왜 너는... 흐아아아아아아앙"

"미안해요. 장화양... 당신도 주인님을 사랑하는 한 소녀일 뿐인데..."

"언니가.. 언니... 왜... 사령관한테 언니랑 사령관이 나한테 해준것처럼 해주지 않는거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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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관님께 사과해야된다.

작전은 실패한것이 아니라고, 사령관님의 탓이 아니라고

작전은 성공했고, 사령관님의 탓이 아니라 아이들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내탓이라고

사과해야된다.


내 양심속에서 만신창이가 된 드라코가 나를 원망스럽게 처다봤다.

"엄마만 편해지려는거야?"

하지만 오늘은 꿈을 꿨다.

"엄마, 사령관을 부탁해. 사령관의 탓이 아니라고 꼭 말해줘 꼭이야."



빨리 사과해야되... 사령관님의 짐을 덜어줘야되...

사령관실로 가기 위해서 옷을 입고 나가려던 찰나.



그리고 미호가 들어왔다.

"엄마... 사령관이... 그 바보가... 죽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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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두번째 인간은 NTR마 금태양, NTR당한 사령관정신붕괴 쓰려고했는데

NTR로 욕을 덜쳐먹으려면 NTR을 꼴리게 써야되는데

나는 NTR을 해본적도 당해본적도 없어서 꼴리게 쓸 자신이 없음.

그래서 사령관의 죽음을 주재로 써봤음.

라붕이들아 힘든일 있으면 언제든지 친구나 가족에게 털어놓고 말하거나

자살예방센터 콜센터에 전화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