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  https://arca.live/b/lastorigin/4812799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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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더치, 당신이 사라진 뒤로. 더치 걸은 더이상 드레스를 입지 않았습니다. 

깨끗하게 빨아 곱게 개어 걸어둔 드레스를 잠시 바라보며, 아름다웠던 지난 날과 잊지 못할 추억을 되새기며, 더치는 다시 드릴을 잡고. 칙칙한 지하로 향합니다. 오르카호를 지켜내기 위해선 조금의 자원이라도 더 캐야 할 상황이니까요. 차마 아름다운 추억이 담긴 드레스를 더럽힐 수는 없었던 그녀의 결정을 이해 해주세요.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와, 숙소에서 잠에 드는 더치. 당신의 곁에서 행복했던 꿈을 꾸며 편히 쉬길 바래요. 꿈이 아름다운 만큼 눈을 떴을 때 찾아 올 현실은 가슴 아프겠지만. 쉽게 이루어 질 꿈이라면 그다지 아름답지 않을거에요. 힘 내요, 더치!





행복을 되찾았다 믿었던 더치가 다시 땅굴로 향하는 모습을 본 모습을 본 키르케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믿을 수 없는 현실에, 그녀는 사령관과의 약속으로 참아왔던 술을 다시 들이키기 시작했습니다. 약속한 상대가 없으니,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요?

다행히도, 알콜은 제법 효과가 있네요. 비참한 현실을 잠시 잊은 채, 더치 걸의 용서로 테마파크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지워버리고. 그저 당신의 곁에서. 당신의..  그런데, 당신은 어디에 있나요? 당신은.. 당신은..

이런, 다시는 볼 수 없는 당신의 모습에 술기운이 단 번에 날아가버린 키르케. 구역질을 하며 괴로워하는 모습이 안쓰럽네요. 너무 과음 한 모양이에요. 

취기가 사라진 그녀의 눈에는, 황폐해진 오르카호와 여린 몸을 이끌고 또 다시 힘겨운 노동을 준비하는 더치 걸의 모습이 펼쳐집니다.

애써 술로 잊었던 과거의 슬픔과.  취기가 오르면 눈 앞에 닥치는 현실의 아픔. 그녀는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까요? 그렇게 슬픈 눈으로 수정구를 바라봐도, 검은 어둠이 드리운 수정구는 쉽사리 맑아지지 않는답니다. 점술사의 기본이죠. 요행은 없다. 정진하세요, 키르케!





왕왕! 당신의 귀여운 보디가드, 하치코입니다!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이해심 깊은 그녀는, 때로는 바쁜 당신에게 바람맞아 '기다려' 라는 부탁을 들을 때에도 싫은 내색 하나 없이 웃으며 당신을 마중 했답니다. 다음 번에 떠날 피크닉에서 당신에게 선물할 비장의 미트파이를 상상하며 말이죠.

그런데, 이번 '기다려' 는 조금 기네요. 도무지 피크닉을 나갈 기색은 보이지가 않아요. 그녀는 중무장한 적들의 맹공을 버텨내며, 오직 당신이 돌아와, 미안하다며 쓰다듬어주며 함께 피크닉을 떠나는 것을 상상하며, 치열한 전장 속에서도 의지를 잃지 않습니다. 쓰러져가는 자매들을 바라보며,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눈물을 억지로 삼킨 채, 하치코는 오늘도 힘차게 웃어봅니다. 돌아오지 않을 당신을 기다리며 말이죠.

정말 멋진 보디가드를 두셨네요, 사령관님!




우리의 못말리는 꾀병쟁이, 요정 드리아드는 지난 날을 떠올리고 있답니다.

꾀병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병문안을 와서. 혹시나 정말로 그녀가 아프지는 않은지, 열은 나지 않는지 이마에 손을 얹으며 웃어주던 당신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답니다. 어쩌면 당신의 관심을 끌기 위해 더 자주 꾀병을 부렸을지도 몰라요.


애석하게도, 지금 그녀는 정말로 아파 보이네요. 힘든 전투에서 숱한 부상을 입으며, 지난 날과는 다르게 군데 군데 피가 배어든 붕대를 칭칭 감은 채, 퀭한 눈으로 지난 추억을 상상하며 당신이 위로해 주는 것을 기다리고 있을테죠. 오늘은 바쁘시려나, 내일은. 어쩌면 그 다음날이라도.. 허튼 상상을 하며, 마취약에 취해 그녀는 눈을 감습니다.


꾀병을 부렸던 댓가에요, 드리아드. 당분간은 혼자 반성하세요. 네, '당분간'은요.





치열한 전투를 마치고 숙소에 돌아온 뒤, 흐레스벨그는 지친 몸을 이끌고 매지컬 모모 시리즈를 재생시킵니다.

비록 많이 힘들지만, 화면 속의 모모에게 위안을 얻으며 힘든 하루 하루를 버텨나가는 우리의 소대장님. 

앗, 이 장면은! 매지컬 백토와 매지컬 모모의 합동 공격이!!

순식간에 매니아 모드로 돌아선 흐레스벨그, 하지만 아쉽게도 그녀의 설명은 중얼거리는 혼잣말이 되어 텅 빈 스카이나이츠 숙소를 울립니다. 분명, 이미 몇번이고 돌려 본 영상일지라도 처음 보는것 처럼 맞장구를 쳐주며, 흔쾌히 어깨를 내어주던 당신의 모습이 공허하게 스쳐 지나가네요.

흥이 식어버린걸까요. 즐겁게 감상하던 흐레스벨그는 TV를 끈 채 이불속에 파묻혀 조용히 울기 시작합니다. 이런 멋진 장면을 당신과 함께 즐기지 못해서 많이 아쉬운 모양이에요. 기회가 있다면 꼭 함께 즐겨요, 흐레스벨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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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생각한 과거의 나와는 개같이 이별함 수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