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앤젤의 공연이 끝이 났다. 원래 공연일에 하는 공연 아닌, 사령관만을 위한 1대 1 공연이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LED배경따윈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찰랑이고 흩날리는 붉은 머리카락과 뜨거운 조명을 받으며 붉게 달아오른 하얀 피부. 날카로운 눈매와 붉은 눈동자. 몸짓에 따라 찰랑이는 옷의 레이스와 치맛단. 그 사이에 에로함. 커다란 무대보다 더 크게 보이는 그녀만이 눈에 비쳤다.

나이트 앤젤이 계단을 타고 무대에서 내려온다. 따가운 스포트라이트의 열기를 벗어나 입고 있던 옷을 한꺼풀씩 벗어 던지며 사령관에게 다가간다. 사령관도 무대에서 내려오는 반라인 그녀에게 다가간다. 나이트 앤젤은 사령관의 허리를 팔로 감싸며 안았고 사령관은 나이트 앤젤의 어깨와 머리를 감싸 안았다. 나이트 앤젤의 붉은 머리카락과 샴푸향이 사령관의 얼굴을 간질인다.

"어땠어? 사령관. 나, 잘 했어?"

"응. 역시 내 아내야. 노래도 잘 불렀고 너무 너무 예뻤어."

나이트 앤젤의 입술에 사령관의 입술이 점점 가까워진다.

"너의 찰랑이는 머릿결이 좋았어."

곧 두 입술이 포개어진다.

"너의 날카로운 눈매가 너무 예뻤어."

한 번 더 포개어진다.

"너의 가슴 너머에서 들리는 심장소리가 너무 좋아."

한 번 더.

"너의 하얗고 매끈한 피부가 좋아."

또 한 번 더.

"길고 탄탄한 다리를 어필하려는 너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

나이트 앤젤이 부끄러운지 얼굴이 빨개진다.

"그렇게 말하지 마 부끄러워."

싫다고 해도 그게 사실은 좋다는듯 아양을 떠는 나이트 앤젤. 사령관은 나이트 앤젤 자신조차도 좋아하는 걸 모르는 사소한 부분을 놓치지 않는다.

이번에는 진하고 깊이 있는 키스. 이 둘의 혀가 서로의 혀를 탐낸다. 한쌍의 뱀처럼 엉키고 얽힌다. 칡과 등나무처럼 서로가 감기고, 서로를 감아 올라간다. 서로의 살과 살의 경계는 점점 허물어지고, 쾌락과 애욕과 색욕에 몸을 실어 꿈과 현실의 경계도 무너져 내린다. 자기 애인의 것이라면 내뱉는 숨 하나 하나도 아까운지 이들의 입과 코는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길고 긴 키스 끝에 둘의 입술은 겨우 떨어졌다. 혀와 혀 사이를 잇는 투명하게 빛나는 실이 이 둘을 끌어당긴다. 이 익숙한 인력은 깨어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사령관과 제조기의 투명한 관 안에서 눈을 뜬 나이트 앤젤이 서로를 처음 보고 느낀 운명의 실일지도 모른다.

"이 얼굴이 좋아."

사령관이 두 팔로 나이트 앤젤을 껴안는다. 사령관과 나이트 앤젤의 볼이 맞닿는다.

"이 목소리가 좋아."

사령관의 목소리가 나이트 앤젤의 귀를 간질인다. 사령관의 손이 나이트 앤젤의 등에서 허리, 허리에서 엉덩이로 내려간다.

"이 몸이 좋아."

나이트 앤젤의 엉덩이를 팔로 받치고 안아들어 관객석에 앉혔다. 사령관은 나이트 앤젤의 치마를 조심스레 벗기고 팬티 속에 손을 넣었다. 이미 나이트 앤젤의 팬티 속은 여러 번의 짧고 긴 키스로 조금 젖어있었다. 또 다시 키스를 하며 손으로는 나이트 앤젤의 음부를 괴롭힌다. 부드럽게 비비고, 손가락을 넣는다. 뻣뻣하게 세우지 않고 천천히 조심스럽게. 손끝으로 질벽을 문지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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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인 주제에 사족을 너무 덕지덕지 붙였나? 그냥 이대로 이어서 쓸까? 아님 갈아엎고 다시 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