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로 사는 자로서의 거부할 수 없는 욕구가, 타오뤄를 사로잡고 있다.
"발(撥)!"
타오뤄는 길게 내지르며, 땅을 박차고 높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허공에서 재주를 넘어 천지를 역전시키면서, 눈 아래의 허공에 흩날리는 꽃잎, 그 중 10장을 겨냥했다. 극한까지 드높아진 기. 지나쳐가는 1초를 100으로 나눈 찰나의 시야에, 그것들 순백의 꽃잎조각은 얼어붙은 것처럼 멈춰져 보였다.

……검이 질주한다.
찰나보다도 짧은 육덕(六德)의 시간, 더욱 짧은 허무의 순간…… 옆에서 보면 열 줄기의 검광이, 마치 동시에 뻗어나간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대천류 검법의 절기 '육진산혼무봉검(六塵散魂無縫劍)'. 신속하고 예리한 칼끝은, 베어냈다고 밖에 보이지 않는 검영이 실은 모조리 찌르기의 잔영이라는, 초절의 비기인 것이다.
갈보(蝎步)자세로 착지하여, 베어낸 허공을 우러러보자…… 미풍에 휘날려 하늘에 떠다니는 꽃잎은, 그 수가, 겨우 열 네 조각. 열 장 모두를 양단했다면, 하얀 꽃잎조각은 스무 장이어야 마땅할 것이다.
실의의 한숨과 함께 도를 살펴보자, 그 칼 끝에 세 닢의 꽃잎이 붙어있었다. 열 수 중 세 수는, 도의 속도가 꽃잎을 벨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것이다.
검의 단련에 힘써온 지 십수년, 아직 이 오의를 이룰 경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새삼스럽게 타오뤄는 대천류 검법의 심오함을 뼈저리게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