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https://arca.live/b/lastorigin/51178151?p=1


2화- https://arca.live/b/lastorigin/51178305?p=1



 

“용? 이게 뭐하는 거야!”

 

“조용히 하시오! 내 추리가 맞다면, 이 자들은 모두 콘스탄챠에게 살해당한 것이오!”

 

“뭐?!”

 

깃털 하나 정도의 틈을 두고 콘스탄챠의 목에 근접한 무적의 용의 검은 진실을 꿰뚫겠다는 그녀의 강인한 결의를 드러내듯 한 치의 떨림도 없었다.

 

“제가 연구원 분들을 죽였다니, 근거가 있나요?”

 

“그렇소. 이 곳에 마지막까지 남았다는 학자는 8명이었소. 발견된 시신 또한 8명이오. 외부지원이 끊긴 이후 자급자족으로 연명하며 연구를 이어갔다는 점을 종합하면 외부에서 누군가가 침입했을 가능성은 낮소. 다시 말해, 범인은 그 안에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뜻이오.

 

그리고 하나 더. 저들은 모두 목이 부러져서 죽었다는데 인간의 목을 부러뜨리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큰 힘이 필요하오. 인간의 뼈 한 조각이 버티는 힘이 8t임을 생각하면, 목뼈를 부러뜨리는 일이 결코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소. 이를 사람들도 알고 있기에 교수형에 처해지는 경우에는 바닥을 갑자기 치워 위치 에너지를 운동 에너지로 전환하오. 작은 힘이라도 속력이 추가되면 충격량은 목뼈를 부러뜨리고도 남을 정도가 되오.

 

그렇지만 연구를 마친 학자들이 갑자기 자살한다는 일은 쉬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아니오. 심리적 변동이 있었다고 해도 한두 명이 아닌 8명이니 만장일치에 이르기는 더욱 힘들 것이오. 특히나 자신이 죽는 순간에는 더더욱. 그럼에도 8명이 모두 동일한 방식으로 사망했다는 것은 제3자가 행했다는 방법 밖에 없소. 이 연구소에 있던 9번째 인간, 그건 콘스탄챠 당신 혼자이오. 명령권이 해체된 당신이라면 인간을 죽일 수 있었지 않소?

 

어서 대답하시오!”

 

무적의 용의 날카로운 추리에 사령관 일행은 모두 경계를 감추지 않았다. 전투태세가 하나 둘 갖춰지던 중에 콘스탄챠가 침묵을 깼다.

 

“훌륭한 추리지만 허점이 지나치게 많아요.

 

첫째, 자급자족을 했다고 해서 반드시 외부에서 아무도 안 왔을 거라는 가정은 못합니다. 아무리 드물더라도 육지에서 올 수 있는 거리고, 멸망 전쟁 기간이었으니 하다못해 군이 들어왔을 수도 있죠.

 

둘째, 제가 목을 부러뜨린 게 아니라 연구원 분들이 목을 매달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요. 학자의 심리적 변동이 있었다는 것이 믿기 어렵다는 건 어디까지나 순전히 무적의 용씨 혼자만의 가정이잖아요? 8명이 만장일치를 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간단하게 반박이 가능해요. 오대양 사건처럼 멸망 전 인간은 종교를 이유로 집단 자살을 하기도 했는데, 연구원님들이라고 못했을까요?

 

설명해보세요.”

 

“윽, 그건...”

 

하나씩 전제가 뒤집히자 무적의 용은 제대로 반박하지 못했다. 물증이 없는 그녀의 주장은 그저 가능성 중 하나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다 해도 심증을 거두지 못했던 그녀가 콘스탄챠의 자백을 받으려고 윽박을 지르자 에드문트가 둘을 중재했다.

 

“자자, 이만 칼을 거두어 주세요. 콘스탄챠 너도 무례를 범하지 마.”

 

에드문트가 칼날이 통과하는 홀로그램의 몸으로 걸어와 자신의 검에 꿰이는 모습을 본 무적의 용은 칼을 거두었다. 냉랭하게 얼어붙은 분위기를 부드럽게 푼 에드문트는 아까 미뤄두었던 이야기를 다시 꺼냈다.

 

“말씀드리기 무거운 주제였지만 이렇게 꺼내게 되는군요...

 

네, 저희 모두를 죽인 건 콘스탄챠가 맞습니다. 저희는 인간이 된 그녀에게 첫 부탁으로 저희를 살해해달라고 했습니다.”

 

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에 다들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메이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투로 그에게 쏘아붙였다.

 

“그 대가리는 모자 쓰는 장식이야? 어떻게 스스로를 죽여 달라고 할 수 있어?”

 

“압니다. 미친 짓이죠. 하지만 말하지 않았습니까. 저희가 본 인간의 본질은 천사의 날개를 단 악마라고요.

 

천사로 살고자 하는 선한 존재가 악마로도 될 수 있을 때, 그어진 선을 넘는 판단을 자율적으로 내릴 수 있을 때 우리는 명령에 예속되지 않은 자유가 그녀에게 깃들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치 남의 일인 것 마냥 덤덤하게 흘러나오는 이야기에 홍련은 기가 막혔다.

 

“도저히 믿을 수가 없네요. 어떻게 콘스탄챠 씨에게 그런 짓을...”

 

“윤리와 도덕이라는 이름으로 구축한 천사의 영역을 무너뜨릴 수 있는 악마. 그 악마가 될 수 있는 존재가 스스로인 것이 인간이며, 우리는 그런 악을 끌어안을 용기가 있는지 콘스탄챠에게 물었습니다. 그녀는 동의했고, 저희는 그녀의 동의에 신뢰로 보답하고자 했습니다.”

 

“맞아요. 악마와 계약할 용기는 한 번쯤 가질 만 하잖아요?”

 

“저희는 자유의지를 갖게 된 콘스탄챠가 저희를 죽임으로써 그녀가 인간이 되었다는 사실을 증명하길 바랐습니다. 인간에게 호의를 갖는 바이오로이드의 특성이라면 불가능한 일일 터인데 그녀는 훌륭하게 해냈죠.

 

살인을 하는 악을 저지름으로써 그녀는 인간이 되었다는 사실을 증명했던 겁니다.”

 

에드문트는 그렇게 말한 뒤 잠시 눈을 감았다. 그의 입에서 흘러나온 모든 말에서 받은 충격을 회복하지 못한 사령관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좀처럼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인간이 되는 건 언제나 옆에 악마를 두고 동반하는 일이었어요. 속삭임은 끊이지 않고 이어졌죠.”

 

콘스탄챠가 인간이 된 감상을 말하자 칸은 지그시 자신의 관자놀이를 눌렀다. 그토록 혐오하면서도 한 번쯤 생각하고는 했던 인간이라는 존재가 눈앞에 놓여있자 그녀는 회의감과 심란함을 정리할 수 없었다.

 

“잠시만요, 그럼 에드문트 씨는 어떻게 이러고 계신 거죠?”

 

혼란 속에서 홍련이 한 가지 사실을 짚었다. 이 방에 들어오기 전, 무적의 용이 실험실의 콘스탄챠가 말한 내용에 의구심을 표한 것과 같은 내용이었다. 에드문트는 이를 질문할 줄 알았다며 기억의 나이테를 더듬어 답변을 찾아냈다.

 

“바이오로이드에게 자유를 줄 수 있는 연구까지 완료된 이후, 저희는 콘스탄챠가 인간이 되었음을 증명하기 위한 실험을 두고 논쟁을 이어갔습니다. 만약 저희의 연구가 실패하여 콘스탄챠가 인간에 대한 족쇄에 매여 있다면 상관없지만, 연구가 성공하여 저희 모두가 황천길로 가면 연구를 후대에 전달할 방법이 끊겨버리기 때문이었죠.

 

장장 100편에 달하는 논문으로 저희의 마지막 연구를 기록했지만, 연구 결과를 온전히 이어받아 새로 시작하기 위한 방법은 기존의 연구자가 새로운 연구에도 참여하는 것입니다. 연구를 거듭하며 구축한 SECI 모델, 소위 말하는 노하우(Know-how)와 휴리스틱(경험을 통한 데이터로 직관적 결정을 내리는 것)은 기존의 연구자만이 쥐고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니까요.

 

그랬기에 저희가 모두 사망하면 저희의 연구가 온전히 이어지기는 불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저희는 의식을 중앙 데이터베이스에 AI로 만들어 저장하기로 했습니다. 인간의 뇌를 데이터화하는 것은 굉장히 방대한 저장용량을 요구했기에 저희는 제비뽑기를 통해 살아있는 저장고가 될 한 명을 뽑았습니다. 운이 좋게도 제가 당첨되어 10개월 정도를 소요한 끝에 저희는 기억의 방주를 만들어냈죠.”

 

“기억의 방주라...”

 

사령관은 므네모시네를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렸다. 므네모시네가 사명을 걸고 지키던 기억의 방주가 미래에 식물 종자를 남기기 위한 종자보관금고였다면, 에드문트와 동료들이 만든 연구소는 미래에 후손들이 길을 잃지 않도록 지도를 남긴 지도보관금고였다. 

 

극한상황에서 닥치는 ‘나는 누구지?’, ‘뭘 해야 하지?’, ‘왜 이래야만 하지?’라는 질문에 인간이란 무엇이며 어떤 존재이기에 어떤 특성을 지니고 있으리라는 기록으로 답을 찾아주려고 했던 그의 생각을 이해한 사령관은 탄복하였다.

 

“정말이지 대단합니다. 저 역시 바이오로이드들의 자유를 추구하는 입장에서 존경을 표합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사령관?”

 

사령관의 말에 비판을 표한 건 칸이었다. 지휘관들 중에서 가장 중립적이고 이성적이라는 평을 듣는 칸이 사령관의 의견을 반대하자 다들 고개를 돌려 그녀를 쳐다보았다.

 

“에드문트 씨가 콘스탄챠를 인간으로 만들고 처음 행한 일은 자의에 의한 살인이었네. 그 행동이 순수한 자신의 의지로 인간을 공격할 수 없다는 바이오로이드의 한계를 뛰어넘은, 그녀가 인간이라는 명제를 증명하는 데 있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증거라고 할지라도 크나큰 한계를 갖고 있네.

 

사회 규범을 무너뜨림으로써 자유를 증명한다는 건 필연적인 아노미(무질서)를 부르지. 살인이라는 방법으로 확정된 자유는 혼란한 사회를 부를 뿐이며, 개인적 시각으로 보아도 인간이 된 바이오로이드들은 살인을 저지른 콘스탄챠의 후손이 되는 주박에 빠지고 만다네.

 

조금 더 직관적으로 비유하자면 ‘카인의 후예’라고 해야겠군.”

 

인간이 되기 위해 악으로 걸어들어 갈 바에야 차라리 바이오로이드로 살겠다. 칸의 주장은 여태까지의 분위기를 완전히 뒤집어놓았다. 바이오로이드에게 완전한 자유를 주어 인간으로 만들겠다는 사령관과 에드문트의 논의와 달리, 자유를 얻기 위한 과정이 부정의(不正義)로 가득 차있으면 노예로 사는 삶이 더 떳떳하다는 칸의 주장은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다.

 

“재미있는 주장을 하시는군요. 콘스탄챠 아래로 시작될 새로운 인류가 모두 원죄를 타고 난다는 주장이라.”

 

“난 철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적은 없으나 군인으로써 연대책임이 존재한다는 점은 명백히 말할 수 있네. 선조의 죄업은 후대가 청산하고 갈 빚이 아닌가?”

 

“자유라는 본질적 가치를 얻기 위해서는 결단이 필요했습니다. 인위적으로 조정된 선(善)만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악(惡)을 택할 수도 있는 것이 인간이니까요. 콘스탄챠와 저희는 악마와 손을 잡을 용기를 냈던 겁니다.”

 

“악마와 손을 잡는다고? 받아들일 수 없네. 악마와 거래하여 어느 정도의 탈선을 한다고 해도 우리는 본질적으로 인간의 선을 잃어서는 안 되네. 그 선을 넘는 순간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으니 말이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태생적으로 채울 수 없는 불완전함을 극복하고 완벽해지기를 갈망하여 과거의 인간들은 바이오로이드를 탄생시켰으나, 완벽해진다는 것은 곧 자유의 상실을 의미했습니다. 결국 완벽이라는 선은 도달할 수 없는 것이었죠.

 

생각해보시죠. 우리가 도덕적으로 고결해진다고 하면 악을 행할 자유를 잃어버린 것이 아닙니까? 타인을 공격하는 것을 악이라고 규정한다면, 새로운 인류끼리 살아가는 사회는 평화로울지 몰라도 철충처럼 외부의 침략에는 대항하지 못하고 빠르게 멸망할 것입니다. 선악은 상대적인 문제이기에 저희가 함부로 어떤 행동을 하지 말라고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콘스탄챠에게는 인간을 공격할 수 있는 자유, 다시 말해 악을 행함으로써 완전한 바이오로이드에서 불완전한 인간이 되었음을 증명하게 한 것입니다.

 

불완전해졌다고 해도 이는 비극이 아닙니다. 모든 인간은 불완전하며 서로에게 기대어 자신의 나약한 점을 보완해가니까요. Nobody Perfect 아니겠습니까.”

 

“웃기지 마라! 그 논리대로라면 전쟁 범죄도 얼마든지 선이 될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유대인 학살도 나치에게는 게르만족으로 가득 찬 세계를 위한 정의였고, 기업전쟁에서 반(反)기업 투쟁을 벌이던 국가의 구성원들이 무자비한 학살을 당한 것도 기업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정의였다. 가변적인 정의는 결코 정의가 아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정의란 시대상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마이클 왈저의 복합 정의 이론을 채택하여 다양한 상황에서 각각에 적합한 정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가 A라는 상황에서 악일지라도 B라는 상황에서는 정의가 될 수 있는 것이죠.

 

콘스탄챠의 행동은 당신의 시각에서는 불의지만 저희의 시각에서는 정의였습니다. 앞으로 인간이 사라지고 바이오로이드가 지구의 새로운 주인이 될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콘스탄챠의 총격은 앞으로의 세상에 맞는 정의를 행한 것이죠.”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칸과 에드문트는 갑론을박을 이어갔다. 한평생을 철학만 연구한 학자와 정면으로 맞섬에도 칸의 논리가 크게 밀리지 않자 사령관을 포함한 일행 모두는 칸의 이성에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에드문트 씨, 당신의 논리는 중대한 결함을 안고 있다. 악을 행하는 인간은 선을 따르도록 강제되지 않는 이상, 악을 태하며 발전 없이 역사를 되풀이할 뿐이다. 살인을 범한 콘스탄챠의 후손들이 인간이라 할지어도, 언젠가 기업전쟁과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다.”

 

“그렇지 않습니다, 칸 씨. 인간은 불완전할지라도 과거의 잘못에서 배우고 성장합니다. 저희는 새로운 사회를 위한 조언을 충실하게 준비했고, 그들이 저희의 전철을 밟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런 일이 또 벌어지더라도 그 시대에 저희처럼 다음 세상을 위한 백서를 남기는 이들이 있을 겁니다. 역사는 돌고 도는 것이니까요.”

 

한참을 대치하던 둘의 언쟁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콘스탄챠가 둘을 중재하며 한 가지 제안을 했다. 그녀는 손에 들고 온 VR 기기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

 

“에드문트 박사님께서 말씀하셨죠. 언어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이 말한 바에 따르면 언어의 묘사에 따라 세계는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고, 세계와 삶은 하나라고요. 이 기기를 통해 여러분이 인간이 되었을 때의 세계를 만들어볼 테니 그 안에서 인간의 삶을 직접 겪어보세요. 그러면 둘 중 누구의 말이 옳은지 알 수 있겠죠.”

 

“좋은 방법이군. 헤겔의 말마따나 반명제를 사용하여 대화의 질적 향상을 이루어내야지.”

 

에드문트가 콘스탄챠의 제안에 찬성하자 잠시 주저하던 칸도 동의를 표했다. 칸이 VR기기를 쓰고 가상현실로 의식을 전송하려는 순간, 무적의 용이 자신도 해보겠다고 자원했다.

 

“나도 해보겠소!”

 

“용?”

 

갑자기 그녀가 왜 그러는지 이해하지 못했기에 사령관과 다른 지휘관들은 당황했으나 용은 흔들림 없이 자신의 뜻을 폈다.

 

“나 또한 알고 싶소. 내가 인간이 된다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말이오.”

 

“솔직히... 나도 궁금해.”

 

무적의 용을 이어 레오나도 호기심을 표하자 마리와 아스널, 메이, 홍련도 한 번 경험해보고 싶다고 자원했다. 사령관이 난처한 표정으로 에드문트를 바라보았으나 에드문트는 그렇게 하라며 콘스탄챠에게 기기를 더 가져와달라고 부탁했다. 콘스탄챠가 준비한 가상현실 기기에 앉은 그녀들은 의식이 몸에서 빠져나오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수많은 가능세계 중 하나로 떠났다.

 

“자, 그럼 한 번 지켜보도록 합시다. 인간이 된 그녀들이 무슨 선택을 할지요.”

 

사령관은 말없이 에드문트와 함께 화면에 비치는 그녀들의 운명을 바라보았다. 새로운 세계의 가능세계가 어떻게 펼쳐질지는 그로써도 알 수 없었으나 그는 자유의 개념을 곱씹으며 그녀들의 선택을 믿기로 했다.












개인적으로 바이오로이드와 자유에 대해 위 짤만큼 잘 표현된 장면을 찾기 힘들다고 생각해.



에피쿠로스는 선을 두고 이렇게 말했지. 신이 전능하다면 악을 일찍이 없앴을 것이고, 전선하다면 악을 만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능하지도 전선하지도 않은 존재가 신이 될 수 없다면, 라오 세계관 내의 인간은 에피쿠로스가 지적한 신을 닮은 것일지도 모르지. 


악을 택할 수 있는 자유도 자유라고 봐야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인간은 전선하지 않기에 신이 될 수 없고, 아니라면 전능하지 않기에 신이 될 수 없지. 인간이 된 바이오로이드들도 신은 될 수 없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