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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네, 아, 예. 귀한 시간 쪼개서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피고측 변호인분? 그럼 서둘러 질문해 주시길!"

"소완, 카페테리아 관련 서류는 최종적으로 당신이 검사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맞습니까?"

"맞사옵니다. 재료와 인력을 분배하고 일정 역시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모든 서류는 소첩의 손을 거쳐갑니다."

"그렇다면, 어제 아침 아우로라가 전달한 서류 역시 확인하였습니까?"

"그렇사옵니다."

"해당 서류에서 신청인의 이름은 뭐라고 적혀 있었습니까?"

"–'군단장 골타리온 XIII세'라고 적혀 있었지요."

"윽…!"

"좋습니다. 그렇다면 보통 코헤이 교단 행사를 위한 간식을 요청하는 서류는 누구의 명의로 신청됩니까?"

"후후, 교단의 신청은 자주 있는 일이니 똑똑히 기억하고 있지요."

"그 서류는 '코헤이 교단'이 신청하는 것으로 되어 있사옵니다."

"증인을 통해 들었다시피, 피고가 제출한 서류는 원고가 제출한 서류와는 신청인부터 다릅니다. 이를 통해 피고의 행동은 원고에 대한 악의가 없는 단순한 우연의 일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뭐, 믿지 못하겠다면 추가 증거로 피고가 그 날 제출한 서류의 사본을 보여주도록 하지."

"좋습니다. 소완 양? 이 서류가 소완 양께서 어제 받으신 서류와 같은 내용의 서류가 맞나요?"

"네, 확실하옵니다."

"그렇다면 증거로 인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원고측, 사본을 받아 검토해주시죠."

"으음…알겠습니다."

"그러하면, 소첩은 이만 돌아가도 될는지요."

"아이쿠! 예, 예. 물론입니다!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서류를 직접 검토한 증인의 증언에 서류 사본까지…이건 우리 쪽에 불리하군요."

"…사실, 서류의 사본만으로도 증거로는 충분했을 것이다. 굳이 바이오로이드를 증인으로 세운 건, 자신들의 승리를 더 굳히기 위한 것이겠지."

"분하지만 저들의 말이 맞다. 품목, 수량, 신청인…이 서류는 교단의 납품 요청과는 많은 면에서 달라."

"흐음, '모카통통' 000개라…근위대장, 혹시 교단 쪽에서 제출하는 서류의 사본이 있습니까?"

"여기 있다."

"있는 거였군."

"감사합니다. 그럼…음, 코헤이 교단은 '스위트 문 파이' 000개로군요."

"품목의 차이가 유의미한가?"

"후각 모듈을 새로 받은 뒤로 여러 가지 냄새를 맡아본 경험에 종합하여 말하자면, 두 품목 사이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둘을 비교하자면 '모카통통'의 경우 안쪽에서 약한 커피 향이 나고, '스위트 문 파이'는 단순하면서도 강한 바닐라 향을 내지요."

"그래…여전히 잘 모르겠군."

"중요한 것은 '모카통통'이 '스위트 문 파이'보다 더 풍부한 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마 그건 더 좋은 맛으로 연결되겠지요."

"그리고 알바트로스, 이 두 서류를 자세히 비교해 본다면, 우리에게 유리한 증거를 더 잡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가 한 번 보도록 하지. 음…신청인, 품목, 수량, 장소…잠깐. 이건?"

"…가능할 것 같습니까?"

"그래, 이건 충분히 우리 쪽에서 활용할 수 있겠군."

"그래서 라인리터, 자네의 생각을 말해 보게."

"서류의 전달에는 고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교단의 행사에 있어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는 행위로 이어지는 것은 확실합니다."

"다만 이를 확실히 하려면, 우리 쪽에서도 특별한 증인을 불러야 합니다만…시간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군요."

"시간이 필요한 것인가? 어느 정도면 되지?"

"아마…최대 30분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 정도 시간이라면 벌 방법이 있지. 크흠, 재판장?"

"쿠후후, 부르셨습니까?"

"긴장 상태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잠시 휴식하는 것은 어떠한가?"

"음, 그거 나쁘지 않은 생각이군요. 각자의 주장을 정리할 시간은 늘 필요하기 마련이죠."

"그럼, 30분 정도 휴식하도록 하죠! 모두들 잠깐 배기 좀 하시고 충전도 좀 하도록 합시다!"

"음, 고맙네."

"크크큭, 몰려 있는 상황에서 마지막 숨고르기라도 하는 것인가?"

"여유부리는 것도 거기까지일 것이다, 초롱이."

"…흥, 할 말이 없으니 나를 끌어내리려 드는군. 내가 그런 도발에 또 넘어갈 것 같으냐?"

"듣자하니, '죽음의 심판자' 쉐이드가 거절하지 않았다면 넌 여기 서 있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하던데. 처형용 AGS에 우선 순위가 밀린 소감은 어떠한가?"

"하아니 저 새끼 진짜"

—방청석.

"흥미롭게 흘러가는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글쎄, 지금 당장 보기에는 확실히 군단장 골타리온의 주장이 맞는 것 같긴 해. 그렇지만 근위대장 쪽에서 휴식을 제안했다는 건, 저 쪽에서 반격할 뭔가가 있는 걸로 보이거든."

"정보가 조금 더 확실히 드러나야 어느 쪽이 옳은지 알 수 있다는 것이로군요."

"그렇지. 갑자기 이게 한 번 더 뒤집힐 수도 있어. 현실은 그 어떤 희곡보다도 드라마틱한 법이니까."

"혹시, 이 재판에서 변호나 판사 역할을 맡지 않은 것도 그것과 연관되어 있습니까?"

"흐음, 은연중에 그런 생각이 들어서 거절했을지도 모르겠네."

"그렇다면 표면적인 이유는…?"

"뭐, 내가 엄숙한 자리에서 차례 지키면서 말하고 하는 건 영 안 맞거든."

"과연, 그렇군요."

"자 자, 여러분? 다시 자리에 앉아주시기 바랍니다."

"휴식 시간은 끝! 다시 뜨거~운 재판의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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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변호인에 페레그리누스랑 쉐이드를 추가로 넣으려 했다가 그만둠. 한 쪽에 3기씩 해서 6기를 다 살리기는 힘들 것 같아가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