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글] 세이렌의 고민 -1

[글] 세이렌의 고민 -2

[글] 세이렌의 고민 -3




"부, 부함장님!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거야!"

"긍정적이요?"


잠시 소란이 있었지만 운디네는 이야기를 본론으로 되돌리는데 성공했다.


"부함장님 옷은 충분히 어른스러운 옷이니까 거기서 의외성을...!"

"그치만, 부함장님은 저거 맨날 입지 않아? 사령관님한텐 익숙한거 아냐?"


네레이드의 말에 운디네가 할말을 잃고 말았다.

생각해보니 지금 자신들이 입고 있는 옷은 호라이즌의 정복이었고,

세이렌은 사령관님을 만날때 항상 정복을 입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운디네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세이렌이 시무룩해졌다.


"저는 괜찮아요. 사령관님과 있을수만 있다면..."

"농! 부함장님! 분명 방법이 있어요! 으으, 그러니까... 그...!"


머리를 감싸쥐고 고민하던 운디네의 눈에 잡지의 '패션'이라는 단어가 들어왔다.

패션, 연애. 그 둘에 무척이나 관심이 많던 운디네의 머릿속에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거야! 전문가의 도움을 받죠!"

"운디네 분명 연애의 달인이라고..."

"농! 지금 우리에겐 연애의 달인이 아닌, 패션의 달인이 필요해요!"


딴죽을 거는 네리의 말을 끊고 운디네가 말했다.


"오드리 씨를 만나러 가보죠!"




똑똑.

오드리의 공방. 오르카 호의 모두를 기쁘게 해주는 옷 제작소.

그곳의 문에 운디네가 노크를 하자 안에서 느긋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오셔도 좋답니다~.


호라이즌의 세 소녀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곳에는 도면을 테이블 위에 흩뿌려둔 오드리의 모습이 보였다.


"어머~. 귀여운 레이디들이 찾아오셨군요."

"저기, 지금 바쁘신거 같은데 다음 번에..."

"낫 프라블럼. 지금은 새로운 아이뒤어를 구상 중이었거든요.

어쩌면 레이디들과의 대화가 제게 영감을 줄지도 모르죠."


오드리는 우아하게 다리를 꼬으며 특유의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서 여러분? 드림위버 공방에 무슨 영감을 주실거죠?"


-


"이건, 정말이지... 너무 큐-트한 고민이군요~. 꼭 껴안아주고 싶을 정도로요."

"귀여운 건가요... 역시 전 사령관님과..."


세이렌이 고개를 푹 숙이며 실망하자, 오드리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네버 마인드! 그건 오히려 세이렌 양의 강점이랍니다?"

"네? 제 강점..?"

"오브 코스! 스스로의 매력을 그렇게 깎아내지 마세요."


그렇게 말하며 세이렌의 머리를 쓰다듬어준 오드리가 싱긋하고 웃었다.


"사랑, 매력은 섹~쉬에서만 오는게 아니랍니다. 큐-트한 매력도 있고, 엘레강~트한 매력도 있는거죠."

"그, 그렇군요!"

"벗! 그것만 있어선 안된답니다."


오드리의 말에 세이렌과 네레이드의 고개가 갸웃했다.


"하나의 매력만으론 사랑을 쟁취할 수 없답니다. 운디네 양이 말했던 것처럼~ 서프라~이즈가 있어야하죠."

"흐흥! 거봐, 내 말 맞지, 네리?"

"오오, 운디네 대단해!"


운디네가 당당하게 가슴을 폈고, 네레이드가 대단하다고 박수를 치는 사이, 오드리가 이어서 말했다.


"세이렌 양 덕분에 오랜만에 영감이 떠올랐어요."

"저, 덕분에요?"

"오브 코스! 최근에 만든 것들은 대부분 섹~쉬하거나 아이들을 위한 옷이었으니까요."

"그렇다면, 저...."

"후후. 우선 체형부터 잴까요?"


오드리가 옆에 놓여있던 줄자를 집어들며 말했다.


"오드리 드림위버라는 이름에 걸고, 세이렌 양의 사랑을 쟁취하게 해주겠어요."




최근 2주. 사령관은 고민거리가 하나 생겼다.

세이렌이 수상할 정도로 사령관을 피하고 있었던 탓이다.

붙잡아서 물어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그건 스스로의 신조에 어긋난다.

사령관은 강압적으로 물어보기 보다는 세이렌이 스스로 말해주기를 바랐다.


똑똑.


- 사, 사령관님, 세이렌이에요. 들어가도 괜찮을까요?


"응? 그래. 들어오렴."


노크소리와 함께 세이렌의 목소리가 들리자, 사령관은 무척 기뻤다.

드디어 세이렌이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기로 했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들어오는 세이렌을 환영하려던 순간, 사령관은 머리가 멍해지는 것을 느꼈다.



새하얀 원피스에 밀짚모자를 쓴 청순한 분위기의 세이렌이 그곳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