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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3화

4화


오르카호 내부의 식당


수많은 대원들의 식사를 책임지는 장소이며, 대원들의 행복과 건강을 책임지는 공간.


본래 초창기 오르카의 식당은 이렇게까지 거대한 공간은 아니었으나, 대원들의 복지에 지대한 관심을 쏟는 그와 기술자들의 노력 덕택에 지금은 초기때와 비교하여 수 배는 거대한 대형식당으로 탈바꿈 할수 있었다.

그만큼 거대한 규모의 공간과, 매우 많은 식수인원이 즐비하기에, 각 부대별로 여건에 따라 취사지원을 제공하기도 하며, 그에 따라 특식을 제공받는다고도 한다.

음식은, 입맛에 맞으시는지요.


우아함이 느껴지는 몸짓, 고풍스런 언행, 이 오르카호의 주방장을 맏고 있으며 동시에

'......하아......'


3얀중 하나인 소완은 나에게 손수 음식을 서빙해온것도 모자라 마치 집사마냥 내 곁에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으며 시중을 들듯이 행동하고 있었다.

...도대체 왜 이짓거리를 하는거지....?

....마, 아주 맛있습니다! 주방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바로 물던 샌드위치를 입에서 때어내고 최대한의 예우를 갖추며 소완에게 소리쳤다.

그 말에 만족스럽다는듯 소완은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혹시, 더 드시고 싶으신 음식이나 간식이 있다면 말해주시옵소서. 얼마든지 대령하겠나이다.


오늘따라 유독 이해가 안가는건, 왜 나에게 착 달라붙어서 내 시중들듯이 옆에서 떠드느냐이다.

아니 씨발 사령관이나 챙길것이지 왜 내옆에서 그 지랄하고있냐!! 체하겠다 이년아!

아닙니다! 주방분들께서 이미 너무나도 맛있는 샌드위치를 만들어 주신 덕택에, 이미 배가 가득 불렀습니다!! 세세한 배려에 거듭 감사드립니다!!! 주방장님!!

후후후...너무 부담가지지 마시옵소서. 이것이 주방장되는 저의 의무 아니겠습니까.


그 의무를 왜 내옆에서 이행하냐고 이 망할년아!!!

도무지 이해가 가지않는다. 아니 왜 내옆에 이렇게 껌딱지 마냥 달라붙어있는거지??!

저...주방장님. 한가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안될것 있겠사옵니까. 무엇이든 물어보시옵소서


물어보기 눈치보이나, 어쩔수가 없다. 눈치보이기 이전에...지금 이 상황은 너무나도 긴장되어 그나마 먹은것도 다 토할것만 같다. 우선, 내가 제일 이해가 가지않는 것은...

어째서...저의 옆에서 보조를 해주시는지...

네?

아....! 아니 그게... 본래라면 제가 아닌 사령관님의 식사를 우선시 하셔야 하는것이 아닌가 하여...

...아하.....

아!! 죄송합니다!! 감히 저같은게 주방장님의 업무에 토를 달 입장따위가 아닌데도...!

후훗, 신경쓰지 마시옵소서.


소완은 여유있게 웃어넘기며 라붕이의 의문에 대해 대답해주었다.

그야 본래라면, 평소대로라면 부군의 식사를 책임지는것은 저의 역할. 허나

.....?

오늘은, 조금 예외를 두고자하여 부군께 양해를 구했사옵니다.

....네?


'뭔 양해? 내 옆에 착 달라붙어서 체하게 만들고 싶으니까 하루만 빼달라고 했냐?'

이야기는 들었사옵니다. 많이 고단한 삶을 살아오셨다지요.


그녀의 말대로, 나는 지금 존나게 고단하다. 옆에서 달라붙어서 감시하는 마귀덕분에 밥도 편히 못쳐먹으니까!

필시 제대로된 식사도 챙겨드시지 못하셨을 터, 그렇다면 오르카 가족들의 식사를 책임지는 자로서 어찌 새로운 식구의 주린 배를 외면하겠사옵니까.

.....어....


그러니까, 즉 내가 밖에서 밥도 제대로 못챙겨먹고 개고생한걸로 알고 있으니, 오늘 하루는 사령관이 아니고 날 챙기겠다는 뜻인가? 그 소완이?? 나를???

'음...그러니까 지금 상황은 마치...'


추석 연휴때 할거 없어서 개념글을 탐색하던 도중에 우연히 발견한 라오문학중, 추천수 65개, 연재횟수 17화 가량의 문학에서 이런 일이 있었던걸로 기억한다.


두번째인간을 지극히 의심하던 3얀중 하나인 소완.

그녀는 자신의 특기인 미식으로 두번째인간을 유인하여, 아주 자연스럽게 독살을 모의하였고, 그것은 보기좋게 성공한 문학이 있었지. 즉...

'하루종일 내 곁에서 독살 각을 잡겠다는 거로구나!! 이 미친년이!!'


금세 이 악마 주방장의 소름돋는 끔찍한 계획(착각임)을 눈치챈 라붕이는 역시나 이번에도 수 초도 되지않는 시간에 의도를 파악하는데 성공하였다.

침착하자 라붕아..결국 이 상황또한 예측범위 내. 3얀이 설치는건 이미 예상했던 상황. 안그래도 이미 컴패니언도 어찌저찌 넘겼으...

라붕씨! 이 잼도 얹어먹어봐! 엄청 달다?


라고말하며 펜리르는 사색에 잠긴 내가 들고 있던 샌드위치 위에다가 딸기잼을 한스푼 크게 얹어주며 명랑하게 미소지었다.

펜리르! 그럼 너무 달잖아요! 

라붕씨? 이것도 같이 드세요.


페로는 달달한 잼만 한가득 퍼주는것이 못마땅했는지 식빵과 샐러드를 예쁘게 썰어서 새로운 접시에 담아 라붕이에게 건냈다.

라붕씨! 여기 계란후라이도 드세요! 같이 얹어드시면 특히 맛있을거에요


이에 질세라 계란후라이를 한접시 가득 구워온 스노우 페더는 갓 구운 노릇노릇한 계란후라이를 라붕이에게 건내며 자리에 착석했다.

짜~~안 여기 우유랑 과일주스도 마시라구. 라붕씨!


여기에 목마를까봐 마실거리도 쟁반가득 채워서 가져온 포이도 합세하여 어느새 라붕이의 테이블은 금세 시끌벅적해졌다. 그만큼 마찬가지로 식당에서 식사중이던 대원들의 이목또한 한 점에 집중되었으며 당연히 그 시선의 중심은 라붕이었다

...감사합니다.


'...토 할것같아...우욱..,'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본인은 죽을맛인 라붕이는 그저 최대한 티가 안나게 묵묵히 쑤셔넣을뿐.

그저 묵묵히 주는대로 잘 받아먹는 라붕이를 바라보며 소완과 컴패니언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흐뭇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라붕씨?

...! 넵 경호대장님!


리리스의 부름에 구역질도 잠시 잊고서 재빨리 그녀를 응시하는 라붕이는 음식맛도 잊고 그녀를 쳐다보았다.

'니들은 왜 내 옆에서 쳐먹고있냐.....'


한탄스러운 이 심정을 이 년들이 알길이 없으니, 그저 속으로만 곱씹는것이 한계인 라붕이는 그저 자신의 처지가 너무나도 처량하게 느껴졌다.

혹시 오늘 별다른 일정 있으신가요?

..?! 오늘...저의 일정...말입니까.


그야 있지. 비상탈출용 포트의 위치 탐색, 내 방에서 그곳으로 향하는 경로의 구성, 밖에서 일정기간 견딜 생존키트 확보...그 외에 니새끼들이 날 죽이러 오는것을 대비하기 위한 계획짜기 등등.. 할건 존나게 많지 이년아.

근데 그건 왜 묻는건데.

..현재로서는, 이렇다 할 일정은 없습니다. 아직은 신입인지라 모르는것이 많기에..

음~~그렇단 말이죠~

....???


왜 또. 이번엔 뭔 짓 하려고.

그럼 오늘은 그냥 저희랑 같이 함 내 구경이라도 하시겠어요?

아....네. 알겠ㅅ...네??


그, 함 내 구경은 알아먹겠는데... 그 앞에 뭐라고??

안그래도 저희가 제일먼저 라붕씨랑 마주친만큼 저희가 오르카호를 안내해드리고자 했거든요. 여기가 워낙 넒다보니...행여나 길이라도 잃으실까봐 걱정되서요.


아니 그... 구조 파악 도와주는건 감사한데... 그...안내를 니들이 한다고?? 다른사람이 아니고 니들이?

저기...경호대장님.

네, 라붕씨!


저 저 저년 저거 해맑게 웃는 꼬라지 함 봐라 저거

그렇게 날 조지는게 즐겁냐 이 악마년아!!!

컴패니언 분들은, 사령관님의 경호임무를 진행하셔야 하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중요하신 분들의 시간을 제가 빼앗는것은... 역시 민폐라고 생각되어 원치 않습니다.


여기선 최대한 빼야한다!

함 내부를 안내해줄 년들은 널리고 널렸으니, 굳이 이 지독한 년들에게 맡길 필요는 없는것이다.

아니, 맡기면 좆된다!!!

아..그건 말이죠...


라붕씨~~~

??


갑자기 멀리서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건, 하치코?

라붕씨! 라붕씨! 오래 기다리셨어요!


흥겹게 다가오는 하치코의 두 손에는 커다란 미트파이가 한가득 실려있었다.

아, 저게 하치코 파이구나.

항상 짤로만 보다가 실제로 보니 그 모습은 마치..

파이가 뭐 저리 크냐.


저게 진짜 하나하나가 1인분이라고? 심지어 저걸 몇개나 구워온거야! 설마 저거 전부 나 먹일라고 구워온건가? 저거 다 먹어야 나 오늘 사는거냐?!!



하치코! 언니가 너무 지나치게 많은 양을 굽지말라고 했었죠?


보다 못한 리리스가 하치코를 훈계하는듯 하면서도 딱히 적극적으로 말리지는 않는것을 보아하니 이 식고문에 대한 암묵적 동의가 성립되었음을 알수 있었다. 

씨발!!

하...하치코, 이건 아무리 그래도 너무 많이 구운게..


페로도 이건 아니다 싶어 난처한듯 한 표정을 지었으나, 그냥 그게 다였다. 야 이년아! 기왕 말릴거 더 제대로 말려!

우와...이번에도 장난아니게 구웠네..

저거의 반을 다 먹는데도 몇일 걸리지않았어?


그리고 그걸 이 자리에서 나 혼자에게만 다 쳐먹이려는거지? 이 지독한 년들!

라붕씨!

아 넵...

자요! 제가 말씀드린 하치코파이 특대사이즈랍니다! 오늘은 특별히 기합이 잔뜩 들어갔어요! 헤헤헤...

...하하하...살다살다 제가 이런걸 다 먹는날이 오는군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하치코씨...

히히! 별말씀을요! 더 드시고 싶으시면 언제든 말씀만 하세요! 언제든지 또 구워드릴게요!

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선택의 여지가 없는 라붕이는 울며 겨자먹는 심정으로 하치코의 미트파이를 억지로 우겨넣었다.

'으윽...배불러...'


소완과 컴패니언이 이미 하도 샌드위치를 많이 먹여서 그런지 이제는 뭘먹어도 그냥 괴롭기만 할 뿐이었다.

'맛이..없는건 아냐. 음, 맛있긴하네'


존나게 과식을 해서 문제지 씨발...

아 라붕씨. 아까 라붕씨가 말한 저희의 경호일정말인데요.

우물우물..네?

저희는 로테이션으로 번갈아 가며 경호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마침 제가 비번인 날이기도 하구요.

........네.....

그러니까...오늘 부관업무와 경호업무로 제외될 하치코, 페더, 포이를 제외하면 저와 페로, 펜리르가 시간이 남거든요.

.........

그러니까, 마침 기회와 시간이 되는 이 시점에 라붕씨에게 오르카에 대해 알려드리려고 하는데.. 혹시 괜찮으실까요?


응 안괜찮어. 근데 그거 그냥 형식상으로 묻는거잖아. 나한테 선택지 없잖아.

잘...부탁드립니다. 경호대장님..

후후훗! 수락해주실줄 알았다니까요?

오늘 하루 잘부탁드립니다 라붕씨.

라붕씨! 모르는거 있으면 다 물어봐! 내가 싹 다 알려줄게!

하하하...이거, 첫날부터 너무 신세를 져서 괸히 번거롭게 만드는건 아닌지..

아이 참! 저희 그런말 하지 않기로 했잖아요~! 앞으로 서로 편하게 대하기. 알겠죠?


너만 편한걸 잘못 말한게 아니고...?!

감사합니다. 경호대장님...

아 라붕씨?


또 나를 부르는 목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려보니 그곳에는 소완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네 주방장님...

'하... 얘도 있었지 참.'

아까 말씀드렸다 시피, 오늘 하루 라붕씨의 식사는 제가 옆에서 보조하겠습니다. 부디, 점심식사도, 저녁식사도, 모쪼록 기대해 주시길.


라고 말하며 우아하게 고개를 숙이는 소완을 바라보는 라붕이의 억장이 무너지고 있었으나 그 참담한 기분을 아는것은 오직 라붕이 자신뿐이었다.

'하나씩 와라..... 제발 하나씩.....'


첫날부터 컴패니언 전원에 소완. 무려 3얀이 둘이나 나를 노리고 있다니..

물론 3얀이 최우선적으로 행동할것은 예측한 바이나, 이건 지나치다 싶을정로 난이도가 높게 책정되었다.

'하....인생 씨발...'


오늘 진짜 어떡하냐...

점심 저녁 기대하라고? 다양한 독살메뉴 풀코스를 기대하라는 의미인가 저거...

자자 라붕씨! 미트파이 더 썰어드릴게요! 


그러거나 말거나 발랄하게 내 빈 접시를 채가며 또 그 큼지막한 미트파이를 리필해주는 하치코는 싱글벙글 미소지으며 또 접시를 내밀었다.

'죽여줘......'


이로서 라붕이의 오르카에서의 푸짐하고 파란만장한 첫 식사가 마무리 되어가고 있었다.






아직 컴패니언은 널 놔줄 생각이 없단다 라붕아!





잘 읽었으면 개추랑 댓글좀 주십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