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화 : https://arca.live/b/lastorigin/60760571


교화 첫날의 일정을 아무 탈 없이(?)끝마치고 나는 어김없이 수복실에서 잠을 청 한다.


혼란스럽다.............

아무리 곱씹어서 생각해봐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 오랜 기간동안 본인을 훔쳐본 남자를
교화를 시키겠다고 대려 와 놓고 이렇게도 상냥하게................

왜 나에게 그렇게 잘 대해준 걸까...........

나에게 뭔가 해주길 바라는 거라도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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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 드는 동안 엘븐 누나랑 함께한 순간들을 떠올렸다.

단 하루 뿐이었는데도 여태껏 멀리 서 엿본 모습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머리 속에서 선명히 떠올려진다.


장난도 많이 치고

짓궂을 때도 있지만

상냥하고.........

밝고..........

따듯하고............

그리고 누나가 나를 안았을 때의 그 감촉..........................

어떻게 되어도 좋으니 더 안겨지고 싶었지만

그건 염치없는 짓이겠지.......


그런데

에피타이져라.......................

안아주는 것 말고 뭔가 더 하려 했던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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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가온 두 번째 날

오늘의 교화는 오후부터 저녁을 넘어 자기 전 까지 이루어진다.


벌써 오르카호에는 나에게 이루어지는 교화에 대한 소문이

이미 널리 퍼진 모양이다..............

사령관 형의 허락 하에 시간이 될 때까지

산책하듯이 오르카호를 돌아다니는데

그런 나를 향해 쏟아지는 지나가는 누나들의 무수한 연민의 눈빛.................

그리고 그렇게 지나가던 누나들 중

어제 인솔해준 두 여군 누나들이

계급이 좀 더 높아 보이는 누나 한 명이랑

대화를 나누는 것을 듣게 된다.



"불쌍하다, 불쌍해. 어떻게 걸려도 그 애들한테 걸리니 쟤는, 참 운도 없지, 어휴"



"엘븐 씨한테 완전히 함락 당한 그 표정 어제 병장 님도 봤어야 했슴다, 아으으;;;;;"



"그래서 사령관 님이 저희를 시켜 교화를 지켜보도록 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나저나 다크엘븐 씨 하고는 어떻게 될 까요...................."



'전혀 몰랐는데, 그 누나들, 그렇게 악명이 높았던가.............'

'............그게 뭐가 중요해, 고통스럽든 수치스럽든 난 내가 한 짓에 대해 교화를 받으러 왔는 걸...............'

'엘븐 누나가 친절했던 건 그냥 운이 좋은 거겠지....................'





다크엘븐 포레스트 레인저.

숲 속 곳곳을 순찰하면서 숲에 있는 나무들을 지켜내는 역할을 한다.

시크하고 침착한 성격과 그에 대비되는 얌전하면서도 수줍은 외모가 매력인 갈색 피부를 한 다크 엘프.

더블 배럴 샷건을 능숙하게 다루는 것도 위협적인데 이 누나의 무서운 진짜 면모는 바로 집요함.

한 번 노린 목표는 무조건 이루어 낸다고 보면 되시겠다.

철충을 제거하는 쪽으로도 다른 임무를 수행하는 쪽으로도....................

왜 염탐을 했는지 캐묻는 것부터 대가를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치를지 까지 철저하게 하나하나 따지겠지.............



어느덧 교화를 받을 시간, 엘븐 누나가 말한 대로 이번에 교화를 받을 장소인 숲 속에 도착한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나를 인솔한 두 여군 누나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다크엘븐 누나를 기다린다............



어제도 그랬지만 이 숲은 참 아늑하다.

삼림욕이라는 것이 괜히 있는 게 아닌 거겠지. 

이렇게 넓고 아름다운 숲을 가꾸고 지키는 데에

얼마나 오랫동안 얼마나 많은 정성을 쏟아야 하는 걸까..........................................






"이봐! 지금 여기서 멍 때리고 있을 때야!?"


이번에도 한 눈을 팔다 다크엘븐 누나가 나에게 말을 걸고 나서야 와 있는 것을 알아챈다.


"히익!!! 죄, 죄송합니다!! 누나 기다리다가 숲 속이 너무 아늑해서 그만..........."



"뭐, 그러면 됐어. 일단 내 소개부터, 이름은 다크엘븐 포레스트레인저."


"자, 잘 부탁 드려요, 누나!"



"그럼 먼저......."


"먼........저.......??"


어제 엘븐 누나 그랬던 것처럼 나에게 가까이 다가온다.

잠깐 서로를 응시 하더니..............


"으엑"


양 손을 들어서 손과 손 사이에 내 얼굴을 포개듯이 양쪽 얼굴을 손바닥으로 지긋이 누른다.

그리고 나서는 호통치듯이 나에게 물었다.



"넌 누구지!?"


"2는 븐 등언 느나드르 염텀헌 뷴트 늠즈 인근읍느드..........."



"뭐라고!!? 잘 안 들리는데!?"


"2년 븐 동은 누너드를 훔츠본 뷴태 남즈 인근입니덧!"


그렇게 구겨진 얼굴로 이실직고 하고 나서야 누나는 내 얼굴을 놔준다.



"좋아, 그러면 교화가 필요하겠네. 나랑 같이 이 숲에서 순찰을 돌을 거야. 내가 쉬어도 된다고 할 때까지 앉거나 멈출 생각은 꿈도 꾸지 말고. 그럼 바로 출발하자."


"넵, 알겠습니다, 누나!"

'잘잘못 따지는 건 이게 끝..........인가??'


이번에도 일을 돕는 것으로 교화를 시작한다.

뛰는 거였으면 모르겠지만 걸어 다니고 둘러보는 것은

체력적으로 무리가 없어서 하루 종일 해도 상관없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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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찰을 시작하고 두 시간 정도 지났지만 숲의 상태에 지장이 가는 일은 아직 까지는 없다.

그런데 단지 숲을 같이 순찰 도는 것 만으로 교화가 될까 싶었다.

이렇게 걷는 동안 이것 저것 뭔가 더 시켜도 이상하지 않은데 말이지.........

라고 속으로 생각하다 다크엘븐 누나가 말문을 튼다.



"오늘은 하루 종일 평화롭겠네. 너 운 좋은 줄 알아."


"에, 죄송해요..........왠지 거저 먹는 것 같긴 하네요................"



"라고 했지만 사실 숲을 관리 하는 것 뿐 만이 아니라 캠핑이나 레크리에이션 같이 숲에서 즐기는 여가를 돕는 것도 했었는데 이런 것들 까지 돕는 건 역시 너한테는 무리? 흠.............."


"ㅁ, 말만 해주세요, 누나, 저도 교화를 위해서 뭐든 돕고 싶어요!"



"됐네요, 변태 교화인씨! 정 돕고 싶으면 걷기만 하지 말고 가방이나 좀 들어 주던가."


"넵, 그럼 이제부터 누나 가방은 제가 대신 들어 드릴게요."



'엣??'



"이, 이런 걸로 용서 받을 수 있을 거란 생각 하는 건 아니겠지? 중간에 떨어뜨리거나 무겁다고 하기만 해봐."


"네, 누나, 그럼 순찰 계속 해요."

이것저것 들어 있어서 묵직했지만 한 팔로 들어도 무난히 들고 다닐 만 했다.

지금으로선 그저 다크엘븐 누나에게 뭐든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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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이렇게 숲 속에 깊이 들어오면 길을 잃을 것 같아서 무섭더라고요.

-무섭긴. 나 계속 따라 다닐 거면서. 근데 정말 캠핑도 안 해본 거야?

-혼자라도 캠핑 해보고는 싶은데 시간이 하나도 나지 않아서요. 특히 캠프파이어...........뭔가 낭만적이던데..............

-그래? 그럼 오늘 교화 끝나고 하자.

-에???? 진짜요!?

-대신 장작도 네가 구하는 거야. 문제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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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순찰을 계속 이어가다 보니 날이 어두워져 있다.

하늘에는 해가 거의 지평선 너머로 숨어 들어가고

다른 쪽 하늘에는 반짝이는 별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저녁을 조금 넘어선 밤인 것 같다.





순찰을 돌면서 하나 둘, 장작이 될 만한 나무토막을 모으더니

어느새 가방은 들은 쪽 외에 다른 쪽 팔에는 캠프파이어를 위한 장작 한 꾸러미를 들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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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 앞에는 반대 쪽 출구가 보인다.

슬슬 오늘 일정도 끝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도 은근슬쩍 누나의 몸을 훔쳐본다.

예쁘다....................


몸매도 몸매지만

갈색 피부로부터 오는 엘븐 누나와는 또 다른 아름다움

그리고 역시나

훔쳐봤을 적에도 옆에서 보면서도

너무 압도적인 크기의.................


가슴.....................

엘븐 누나보다 좀 더

큰 거 같은데

또한 입고 있어도 몸매를 전혀 가리지 못하는

교복인지 제복인지 모를 저 옷.................


어?

미소????

분명 다크엘븐 누나의 입가에 나지막하게 미소를 띄고 있었다.............


'내가 도대체 뭐 하는 걸까................'


그만 두기로 했다.

누나의 좋아진 기분을 몸을 훔쳐보는 거로 망치기는 싫었다.

스스로에게 부끄러워져서 얼굴이 달아오르기도 하고..............



"음? 얼굴이 빨개졌어. 역시 너무 무리했던 거야?"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여태껏 그런 몹쓸 짓을 했다는 게 부끄러워서요."


이번에도 들킨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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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엘븐 누나와의 교화를 마무리 하는 캠프파이어.

역시 너무 친절하잖아..............

가방 대신 들어주는 거랑 장작 구하는 거 굳이 허락해주셨고................

해본 적 없다고 캠프파이어도 해주시고.....................

결국 오늘도 교화를 받는 게 아닌 추억을 쌓았을 뿐인 거잖아...................



"이걸로 오늘 교화는 끝났어. 무사히 잘 따라 와주느라 고생했어."


"누나도 정말 감사합니다, 그런데...................

솔직히 죗값을 치른 건 얼마 없고 누나한테 받기만 한 거 같아서 양심에 찔려요......................"



"그래? 그럼 내 대답은 이거야."


"대답이요? 어떤, 우웁!!!!??"


다크엘븐 누나 역시 나를 껴안는다.

차이가 있었다면 조금 더 살포시 안았을 뿐.............



"참, 잘했어요, 우리 교화인씨."


"우읍!! 우으읍!!!"

'으악....... 또 야..............??'


역시나 부드러운 살결과 머릿결

엘븐 누나가 산뜻했다면 다크엘븐 누나는 달콤한 몸 내음

보는 눈이 틀리지 않았는지 엘븐 누나보다 좀 더 크고 폭신폭신한.................


'아, 안돼.................이러........다가는............또.................'




넋이 나갈 즈음에 포옹을 끝내더니



"저기, 어때? 한결, 나아졌어? 오늘 충분히 잘해줬어."


"ㄴ, 네, ㄱ, 감사..........하...ㅂ니다...................., 누나................"



"내일은 세레스티아 언니 차례야. 장소는 목장이고 오늘처럼 해주면 분명 언니도 좋아할 거야.
그리고 다음 번에 만나면..........좀 더 좋은 거 하자..............."


"고, 고마......우...............어요, 누................ㄴ나............"

'더..............좋은 거...........??여기서...............더???'







"아으으으!!! 오늘도 이럴 줄 알았슴다!"



"와, 세상에............또..........."



"맛보기로도 이렇게 무너지는데.................참 무모하네..............."


그렇게 또다시 너덜너덜 해진 몸과 마음으로 인솔 하에 오르카 호로 돌아간다.










"그렇게 기분 좋아해주다니 나도 너무 기뻐..............


부족했던 건.............없었겠지?"




p.s.

이런 글............

계속 써도 될려나.................

오타 및 캐붕 지적은 언제나 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