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령관이 아니다.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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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정말 개운한 상태로 눈을 떴다.

연극이나 드라마라면 여기서 맑고 고운 새소리가 나를 반갑게 맞이하지 않을까 싶은 그런 기분 좋은 아침.


아쉽게도 이 오르카에서 아침을 알리는 새들의 지저귐은 들을 수 없지.


뭐, 대신이라면 자연스레 아침부터 모습을 드러낸 저 세 명의 잔소리 일려나.


"그래서 두 분? 어젯밤은 꽤 즐기셨던 거 같은데..."


새빨간 안광을 드러낸 채 언짢은 듯 벽에 기댄 베로니카.

섭섭하다는 듯 말한 것 치곤 날카로운 말투.


뭐 그녀의 말대로 즐기긴 했다.


올려다보는 눈망울로 자신만을 바라봐 달라고 앙탈 부리는 레오나는 정말 귀여웠지.


너무 거친 것은 싫다며 상냥하게 해달라는 그녀의 안쪽을 꾸욱꾸욱 자극하면 강하게 좁아져 오며 연신 "사랑해."를 속삭여 주니까 말이다.


장난삼아 정상위는 질렸다는 식으로 체위를 바꾸려니까 절대 안 된다면서 꼭 얼굴을 마주해야 한다고 그 벌벌 떠는 다리로 내 허리를 감쌀 때는 정말...


음... 뭐 과거 회상은 여기까지 하고.


나는 아침부터 수고스럽게 찾아와준 베로니카 말고도 다른 두 여인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역시 예상대로군. 결국 남녀의 일이란 그 끝에 몸을 섞는 걸로 해결되니."


"이건... 이거대로 하렘 지향의 러브 코미디적인 전개네요."


아스널과 흐붕이는 은은한 노기를 띤 어떤 수녀님과 다르게 재잘거리고 있었다.


그러게 흐붕아. 이렇게 아침부터 찾아오다니.

이왕이면 조금 설레게 소꿉친구의 그것처럼 올라타서 깨워주지.


"어머, 다들 왔어? 그래서 무슨 일?"


이 약간의 소란스러움에 깬 걸까.

내 옆에서 조용히 잠들어 있다고 생각한 레오나가 입을 열었다.


허나 그 모습이 조금 이상했다.

나도 그렇지만 그녀 또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


평소 같으면 다들 꺼지라고 불같이 화를 냈을 터였다.

허나 레오나는 그러지 않았다.


승천하려는 입꼬리를 숨길 생각 없이 그대로 보이며, 내 침대에서 부스스 일어나 앉고는 자연스레 내 이불로 자신의 나신을 가린다.


그리고 여태껏 보여준 적 없는 상냥하기 그지없는 미소를 띠는 게 아닌가!


아니, 뭔데 그 여유.


"꽤 여유로운 모습이군. 철혈."


"어머, 내가 여유로워 보인다고? 글쎄..."


아스널의 물음에 레오나는 피식 웃더니 돌연 내게 기대기 시작했다!


그러곤 이불 속에 잠긴 내 하반신을 스윽스윽 문지르는 것이 아닌가!


"간밤에 너무나도 큰 물건이 자궁을 자꾸 괴롭혀서 말이야... 전혀 일어서질 못하고 있거든. 너희들은 알까? 하반신이 너무 떨려서 도저히 일어서질 못하는 그 기분을. "


"허, 레오나님? 혹시 맞고 싶으신 겁니까?"


뭔가 해냈다는 표정의 레오나에게 당장이라고 달려들 듯 노려보는 베로니카.

평소에 레오나를 `자매님`이라고 붙여 말하며 나름 친하게 지냈던 것 같은데. 어우, 포스가 장난 아니다.


그런데도 레오나는 꿋꿋하게 보란 듯이 내게 달라붙는다.

승자의 미소는 덤.


"우와, 재수 없네요."


제대로 화가 난 베로니카.

그 옆에서 즐겁게 구경하고 있던 흐붕이 역시 질린 듯한 눈으로 레오나를 절찬 매도 중이었다.


그때였다.

레오나의 꿀밤 마려운 기행에 가만히 서서 무언갈 고민하듯 조용히 있던 아스널이 입을 열기 시작한 것이.


"부럽군. 철혈. 너무나 부러워."


입 밖으로 나와버린 말과는 달리 전혀 부럽지 않은 표정.

오히려 아스널 그녀답지 않게 이죽거리면서.

찬찬히 다가온다.


한 발짝.

두 발짝.


"뭐, 뭔데..."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아스널의 접근에 레오나는 직감적으로 무언가 잘못 돌아가고 있음을 느꼈는지, 나를 껴안은 두 팔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레오나를 슬쩍 흘겨보니 아까까지 자신만만하게 올라가 있던 입꼬리는 어느샌가 사라지고 눈동자에 긴장이 서려 있었다.


물론 그 와중에도 아스널은 터벅터벅 발소리를 내며 가까워졌고.


이내.


스윽-


잔뜩 긴장한 레오나의 움츠려진 어깨...가 아니고 겨드랑이에 손을 찔러 넣었다.

그러곤.


꽈악-


"아악! 미친년아! 아파!"


그대로 붙잡고 레오나를 들어 올려 버린 거다!


세상에!


"롱캣 레오나다!"


"넌 또 왜 지랄이야! 놀라지 말고 이년 좀 말려!"


정신을 자극하는 괴이한 모습에 그만 비명을 지르자 레오나는 버둥거리면서 내게 화를 냈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그저 예고편에 불과했다.


중력에 거스르지 못한 것은 레오나의 몸뚱이 말고도 하나가 더 있었으니.


주르륵-


일어설 수 없다고 말한 것이 사실이라는 듯 부들부들 떠는 레오나의 다리.

그 사이의 끝. 갈라진 균열에서 새하얀 무언가가 그녀의 허벅지를 타고 느긋하게 흘러내렸으니.


그렇다 그건 바로 내가 지난 밤사이에 어쩔 수 없이 가득 채워 놓은....


"아앗! 저길 보세요! 애액인가? 아니, 저건 정자! 끈적하고 미끄러운 녹진한 정액이야!"


"이, 무슨 파렴치한!"


아니, 흐붕아 말을 좀... 내가 다 부끄럽잖아.

저것 봐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레오나도 부끄러워하잖아.


아, 노려본다.

레오나가 지금 죽일 듯이 노려보는데?


흐붕이 역시 프레셔가 가득 담긴 시선을 눈치챘는지 서둘러 바로 옆에서 경악하고 있는 베로니카의 등 뒤로 숨었다.


아무튼 그 `새하얀 무언가`를 알아챈 나머지 둘은 얼굴을 붉히며 소란스러워했다.

뭐, 사실 베로니카도 말만 저렇게 파렴치하다고 했지 아주 그냥 부러워서 배가 아픈 듯한 듯 입술을 짓씹을 정도.


뭐 그런 잠깐의 소란 속에서도.

롱캣이 되어버린 레오나와 그런 레오나를 들어 올린 아스널.


두 사람 사이의 기 싸움은 멈추지 않았다.


"야, 이년아! 당장 안 내려놔?"


흐붕이의 경악에 찬 말이 잊히지 않는지, 눈가에 아주 살짝 눈물이 고인 채.

불같이 화를 내며 억지로 버둥거리는 레오나.


그런 분노의 타깃이 된 아스널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태연하게 레오나의 하반신 바라볼 뿐.

이런 괴상한 상황에 나 또한 숨죽여 저 둘을 바라보고 있을 무렵.


"확실히, 일어서질 못할 정도로 사랑받았나 보군."


아스널 쪽에서 입을 열었다.

의외라면 조금 의외인 말.


"뭐, 뭐어... 그건 당연한 거 아냐?"


넌 왜 우쭐해지는데. 레오나야.


"뭐, 상대가 타고난 정력의 소유자니... 한번 각인된 쾌락은 뇌를 녹일 정도겠지..."


"그렇긴 한데..."


말꼬리를 요상하게 흐리는 두 여인의 시선이 갑작스레 내게 꼳힌다.

정력이 타고났다던가 남자라면 좋아 죽을 소리를 해주어서 고맙긴 한데.

뭔데 갑자기. 공감대를 형성한 채로 나를 본다는 건 무슨 의미?


"부럽군."


그리 말한 아스널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살포시 레오나를 앉혀 놓고는 바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너무 하군."


"네?"


무슨 소립니까?


내 물음에 답해주지 않고 베로니카, 그리고 흐붕이의 곁으로 가는 아스널.

그러곤 다른 둘의 어깨에 손을 얹고는 세상 서운한 얼굴로 쓸쓸히 먼 곳은 바라본다.


"이쪽의 셋은 여자도 아니라는 건가?"


"아니 왜, 그렇게 되는 거죠?"


"조금... 아니, 매우 속상하군."


저기요?


"아니 이게 무슨?"


갑작스레 시작된 아스널의 네거티브한 말들.

무슨 바람난 남편을 둔 아내 같은 표정으로 눈도 안 마주치려고 한다.


내가 도움을 구하려 베로니카와 흐붕이를 바라보자, 이 요상한 컨셉이 전염이라도 되는 건지 하나둘 우울한 표정을 지으면서.


"신도님... 결국 저는 엔조이였던 겁니까?"


"그럼 그렇지... 저 같은 부류들은 웃음을 지어주는 것만으로도 결혼까지 상상하니까... 심심하면 불러서 박고 질리면 버리는 그런 일회용품이나 다름없겠죠... 하하... 오나홀 주제에 사랑은 너무 건방졌던 걸까요..."


이런 말 같지도 않은 말을 하는 게 아닌가!


"세상에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내가 너희들을 얼마나 사랑하는데! 그런 이상한 부정적인 마인드는 또 뭐야!"


너무 끔찍한 나머지 발작하며 침대에서 뛰쳐나올 수밖에 없었다.


덜렁- 덜렁-


알몸이었지만 상관없었다.

격한 움직임에 쥬지가 덜렁거렸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이건 솔직히 억까다!


성난 황소개구리의 그것처럼 펄쩍!

단숨에 세 여인 앞에 서서 진중한 눈빛을 보인다.


내 돌발행동에 놀란 것인지 휘둥그레진 세 쌍의 눈동자.

이윽고 그 시선이 한곳으로 모였다가 다시 먼 곳을 응시한다.


아닌 척, 속상한 척, 세상 불쌍한 척을 하고 있지만.

분명히 봤었다. 내 쥬지를.


그걸 내가 놓칠 리 없지.


나는 자신만만하게 외쳤다!


"봐! 이게 너희들의 쥬지다!"


"푸흡!"


나의 갑작스러운 기행에 빵 터진 흐붕이를 뒤로하고 나는 더욱 열성적으로 말했다.


"너희 셋! 거기에 저쪽의 레오나까지! 모두에게 소유권이 있는 쥬지란 말이다!"


"저, 저 또 지랄한다."


레오나는 가만히 있어!


"누군 쓰고 누군 못 쓰는 그런 차별 따윈 없어! 미리 신청만 하면 복잡하고 어려운 준비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러브 1000% 사랑 가득 순애 야스가 준비되어 있다 이 말이야! 나는 너희를 진심으로 사랑한다. 바로 증명할 수도 있어!"


발깃-!


"시, 신도님! 뭐라도 좋으니 좀 가, 가리시는 게!"


뭐라?


"가리긴 뭘 가려! 이게 나의 사랑이다!"


터질 듯 빳빳하게 세워진 나의 물건.

그것을 보고, 뺨을 붉힌 베로니카에게 일갈하고 나의 뜻을 똑똑히 전한다.


"사랑에 차등 따윈 없어. 등수 싸움이 존재하는 넘버원이 아닌 모두가 온리원인 아름다움 그것이 사랑이다!"


마치 사자후를 연상케 하는 강렬한 외침.

순간적으로 내가 알몸으로 뭔 짓거리를 하는 걸까 하는 짧은 생각이 지나갔지만.

내 사랑을 의심한 여자들을 보니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짝 짝 짝-


나의 대답이 만족스럽다는 듯 아스널은 조용히 손뼉을 쳤다.


어때 나의 마음이 전해져?


"조금 장난을 쳐봤지만 역시 내가 선택한 남자군! 아주 멋져. 물론 이쪽도."


호쾌하게 웃은 아스널은 다정다감하게 내 쥬지를 쓰다듬었다.


나데나데.


내 쥬지도 기분 좋은지 당장이라도 물을 뿜을 기세였다.


"미친 새끼들인가?"


뒤쪽에서 레오나의 어이없어하는 중얼거림이 들려왔지만...

그렇다. 난 미쳤다.


"사랑에 미친 게 나야!"


"그래! 그래야 내 남자다!"


아스널 역시 내 발작에 어울려 주었고.

그렇게 한참을 정신 나간 침팬지처럼 내가 얼마나 당신들을 사랑하는지 설명하고 나서야.


좀 진정이 되었다.


"..."


근데. 이제 뭐 하지.


차가워진 머리는 잠시 잃어버렸던 현명함을 되찾아 주었고.

그냥 결국 나랑 하지 못해서 서운한 아스널이 나를 놀린 거라는 결론이 이제야 내려졌다.


머리가 차가워지자 아랫도리도 차가워진다고.

빠르게 수축하기 시작한 두 알과 쥬지.


"춥네에."


추위에 약한 아이들이 행여 감기라도 걸릴까 봐.

나는 재빨리 침대로 다이브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다른 여인들도 딱히 할 게 없었기에 모두가 오순도순 침대에 앉아있는 형태가 되었고.


"재차 생각해도 역시 부럽군. 이쪽도 당당하게 해주길 바란다."


"오케이 콜."


"앗, 그럼 저도."


"실례가 안 된다면..."


내게 날아온 무수한 야스 요청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아, 물론.


"레오나는 어제 했으니까 빼고."


"왜?"


"공정성."


"공정 이 지랄!"


퍽. 퍼억-!


내가 무자비한 주먹에 당하고 있음에도 여러 리퀘스트를 추가하는 걸로 떠들며 신이난 여인들.

재잘재잘. 어떤 플레이를 하고 싶은지 떠들기 시작하는데.


무슨 소녀들이 예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보였다.

그런 여자들 사이에 이런 내가 껴있다니.

그냥 이게 내 일상이구나 싶었다.


퍼억- 퍽-


...

레오나. 그만 좀 때려.


퍽- 퍽-


오케이. 그냥 계속 맞지 뭐.


뭐 아무튼 이걸로 한 건 해결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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