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아닌 피보호자의 바이오로이드 - 목록



화이트 아나트(White Anath)

-김지석 친위대 소속 바이오로이드

-클래스: Dead Man's Elite Guard


시작 전의 이야기


 주변에 붉은 빛을 뿌리는 기계 꽃잎들을 띄우고, 노란색으로 빛나는 치마를 입은 흑발의 바이오로이드들을 보는 삼안 기업의 이사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떨떠름했다. 


 세라피아스 앨리스와 시제니아 이지스, 블랙 리리스를 하나로 합친 저 강력한 바이오로이드들이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해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삼안의 이사들에게는 무척이나 못마땅했다. 


 무적의 용 역시도 얼굴에 이 바이오로이드들의 주인에 대한 반감을 선명하게 떠올렸다. 삼안의 총수이자 그녀의 현 주인, 김지석 회장에 대한 반감을.


 그녀의 옛 주인이 최첨단 기술을 쏟아부어 만든 AGS를 오로지 자신의 안위와 편의만을 위해 사용하던 것이 떠올랐다. 전선에 적극적으로 투입했다면 희생을 더 줄이고, 더 빨리 승리를 거둘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AGS들을 무적의 용의 전 주인은 자신의 비서이자 대리인 및 호위로만 사용했고, 그런 전 주인의 모습을 그녀는 경멸해왔다.


 그녀의 지금 주인이 옛 주인보다 낫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 저 바이오로이드들의 모습을 보니 지금 그녀의 주인은 옛 주인보다 더 했으면 더한 작자인 것 같았다.


 흑발의 바이오로이드들은 그런 무적의 용과 다른 삼안 이사들을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쳐다보았다.


 니들이 우리나 우리 주인님을 마음에 안 들어하면 뭘 어쩔 거냐고 되묻는 것처럼.


배경 설정


 인류가 멸망하기 전, 삼안 산업의 회장, 김지석은 지구 최고의 권력자이자 부자 중의 한 사람이었다. 그 어떤 기업이나 단체의 수장도, 그 어떤 나라의 지도자들도 김지석을 대놓고 적대하거나 그의 심기를 거스르지 못했고, 심지어 그의 가장 강력한 적이었던 블랙리버의 앙헬 리오보로스나 펙스 컨소시엄의 일곱 수장들도 2차 기업 전쟁 전까지는 그와 정면으로 부딪히기를 피했다. 


 그러한 김지석의 지위와 권력은 결코 신성불가침의 영역이 아니었다. 그가 젊었을 적의 친우이자 삼안 산업의 기반을 만들어준 애덤 존스를 토사구팽한 것처럼, 그도 언제든지 다른 삼안 산업의 이사들이나 주주들에 의해 제거당할 수 있었다. 그의 제국인 삼안 산업의 직원들과 이사들은 주인에게 절대 복종하는 바이오로이드들이 아니었다. 언제든지 김지석이 약점을 드러내고 자신들이 그 약점을 파고들 자신이 있다면, 삼안 산업의 이사들과 직원들은 주저없이 그를 끝장내고 그의 자리를 차지하려 들 터였다.


 또한 라비아타 프로토타입을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것처럼, 김지석이 삼안의 회장이라 해서 삼안의 모든 자산을 그의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삼안 기업군은 지구상 모든 나라와 세력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자 막강한 전력이었지만, 이들의 통솔권을 오로지 김지석이 쥐고 있는 것 또한 아니었다. 


 2차 기업 전쟁이 터지기 전부터 김지석은 오로지 그에게만 충성할 친위대를 만들어왔다. 그가 모든 통솔권을 쥐고 있고, 그 어떤 인간들에게도 고개를 숙이지 않을 그만의 군대를.


 블랙 리리스, 오베로니아 레아, 세라피아스 앨리스 등 삼안 산업의 가장 강력한 바이오로이드들이 그의 친위대의 주축을 이루었다. 이들은 다른 동형 자매들보다 더욱 강력하고 냉혹하게 개조되었고, 더 강력한 무기로 무장했다. 다른 삼안 산업의 이사들도 각자 사병을 거느리고 있었지만 그 누구도 김지석보다 강력한 사병을 거느릴 수 없었고, 혹시라도 김지석에게 반역자 후보로 낙인찍힐 것이 두려워 그럴 엄두도 내지 못했다. 삼안 산업의 이사들이 김지석에게 충성하지 않았던 것처럼 이사들 간의 사이도 그리 끈끈하지 않았으니까.


 2차 기업 전쟁이 발발한 이후 김지석은 그 개인의 안위에 더욱 집착하게 되었고, 이는 더욱 강력한 바이오로이드의 개발로 이어졌다. 단순히 이 세계의 가장 강력한 권력자 수준을 넘어, 신세계의 신이 되기를 원했던 김지석은 기존의 바이오로이드들을 뛰어넘은 바이오로이드를 만들기를 원했다. 그의 개인적인 욕망을 위해서든, 그의 안전을 위해서든.


 원래 화이트 아나트는 원래 블랙 리리스의 강화판으로 계획되었다. 블랙 리리스는 삼안 산업이 자랑하는 바이오로이드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바이오로이드였지만, 이들이라고 해서 모든 상황에 대처, 대응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예를 들어 공중으로부터의 기습이나 대규모 공격을 받았을 경우 블랙 리리스가 할 수 있는 것은 방어 시스템인 '로자 아줄'을 전개해서 공격을 버티면서 돌파구를 찾는 것 말고는 딱히 대응할 방법이 없었고, 넓은 범위에 전개된 대규모의 적 병력을 소탕하는 데에는 그리 효율적이지 못했다. 블랙 리리스의 전투력과 호위 능력, 방어력을 유지하면서 광역 섬멸 능력과 모든 상황에 대한 대응 능력을 갖춘 바이오로이드를 만드는 것이 화이트 아나트의 개발 목적이었다.


 김지석은 화이트 아나트의 개발 계획을 표면상으로는 백지화시켰다. 광역 섬멸을 목적으로는 세라피아스 앨리스라는 강력한 바이오로이드가 이미 개발되고, 공중으로부터의 위협은 시제니아 이지스라는 강력한 대공 바이오로이드가 있으며, 강력한 전투 능력을 갖춘 바이오로이드들은 이미 차고 넘치는데 굳이 어중간한 다목적 바이오로이드가 될 가능성이 높은 화이트 아나트를 개발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삼안 산업의 바이오로이드'로서의 화이트 아나트의 개발 계획이 백지화되자 김지석은 이 프로젝트를 '김지석의 친위대 개발 프로젝트'로 바꿔서 진행했다. 그가 개인적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였기에 김지석이 지불해야 했던 금액은 막대했지만, 김지석에게는 그 정도의 대가는 충분히 지불할 용의도 물질적인 여유도 있었다.


 2차 기업 전쟁의 후반기, 김지석을 지키는 친위대가 잠시 빈틈을 노출한 적이 있었다. 김지석이 사라지기를 바랬던 삼안 이사들의 다분히 의도적인 태업 덕분에 펙스와 블랙리버의 암살자들은 김지석의 집무실까지 도달했지만, 그가 보는 앞에서 처음 보는 바이오로이드들에 의해 전멸당하고 말았다. 그것이 화이트 아나트들의 첫 실전이자 그녀들이 완성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첫 화이트 아나트가 완성된 이후부터 인류가 멸망하고 나서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 화이트 아나트들은 오로지 김지석을 위한 바이오로이드였고 그를 위해서만 존재하는 바이오로이드들이었다. 김지석이 가는 곳, 김지석이 중요하게 여기는 곳에는 항상 화이트 아나트들이 있었다. 


 멸망 전쟁이 발발한 후에도, 김지석이 휩노스 병으로 인해서 죽어가는 중에도 화이트 아나트들은 항상 그의 곁과 그가 지키라고 명령한 장소들을 지켰으며, 결국 그가 세상을 떠난 이후에도 그의 무덤과 생명 없는 그의 껍데기, 그리고 그가 지키라 명했던 장소들을 지키고 있다. 그가 죽고, 인류가 멸망하고 나서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성격 및 관계 설정


 오직 김지석에게만 충성하고 헌신하도록 만들어진 화이트 아나트들은 다른 모든 인간들과 바이오로이드들에게 무신경하고 무정하다. 김지석은 의도적으로 이들에게서 바이오로이드의 중요한 본성 중 두 가지, '바이오로이드는 사람을 해칠 수 없다'와 '바이오로이드는 인간에게 봉사해야 한다'는 특성을 제거해 버렸다. 이 때문에 화이트 아나트들은 만일 김지석이나 그가 내린 명령을 수행하는데 방해가 된다면 상대가 인간이든 뭐든 주저없이 제거해 버릴 준비가 되어 있었으며, 다른 인간들을 대할 때에도 오만하고 냉담한 태도로 대했다. 


  화이트 아나트들은 다른 김지석 친위대 소속 바이오로이드들과도 사이가 좋지 않다. 이들은 블랙 리리스와 세라피아스 앨리스, 시제니아 이지스들을 자신들이 만들어지기 위한 초석이라고 여기면서 자신들보다 한 수 아래의 존재로 취급하고, 나머지 바이오로이드들은 그녀들보다도 밑인 것처럼 취급한다. 이러한 화이트 아나트들의 태도는 김지석 친위대 내부에서도 갈등이 벌어지는 원인이 되었다.


 화이트 아나트들은 특히 콘스탄챠들과 사이가 좋지 않다. 이들은 콘스탄챠들이 능력도 없는 주제에 김지석에게 과분한 관심과 총애를 받는다고 여겼고 콘스탄챠들은 화이트 아나트들의 오만함과 다른 자매들을 업신여기는 태도를 내심 멸시한다.


 화이트 아나트들이 제일 경멸하는 바이오로이드는 라비아타 프로토타입과 무적의 용이다. 이들은 라비아타와 무적의 용을 구시대의 유물이자 한물 간 퇴물이라 부르면서 경멸한다. 정작 화이트 아나트들은 당대 최강의 바이오로이드였던 라비아타 프로토타입을 일대일로 이긴 적이 없으며, 지휘 능력으로는 블랙리버 최고의 걸작이자 명장이었던 무적의 용에게 한참 못 미친다.


 화이트 아나트들이 라비아타와 무적의 용을 경멸하는 이유는 이들을 이기지 못했다는 열등감도 있지만, 이들 둘이 그녀들의 주인인 김지석을 노골적으로 증오 또는 경멸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라비아타는 그녀의 아버지인 애덤 존스와 그의 아내 에바 존스에게 있었던 일들, 그리고 김지석의 행보로 인해서 김지석을 증오하고 있었으며, 무적의 용은 김지석의 행보와 더불어 김지석이 화이트 아나트들과 같은 막강한 바이오로이드들을 그저 자신의 안위만을 위해 사용하는 모습을 경멸했다. 이러한 두 바이오로이드들의 태도는 김지석의 친위대인 화이트 아나트들에게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었다. 


 현재에도 화이트 아나트들은 김지석의 무덤과 김지석이 지키도록 명령한 시설들을 지키고 있으며, 그 어떤 다른 바이오로이드 세력들과의 협력이나 연대도 거부하고 있다. 나아가 펙스 컨소시엄과 오르카 저항군에 대해서는 이를 갈 만큼 증오, 경멸하고 있다.


 삼안 기업의 잔존 부대와는 일단 협력하고 있다. 하지만 화이트 아나트들을 포함한 김지석 친위대와 삼안 기업군 바이오로이드들의 사이는 매우 좋지 않으며 협력도 최소한으로만 이뤄지고 있다.


장비 및 능력


 화이트 아나트들의 기본적인 설계 구조는 강화형 블랙 리리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김지석은 엔지니어들에게 강화형 블랙 리리스보다 더 뛰어난 신체 및 전투 능력을 주문했고, 엔지니어들은 김지석이 요구한 바를 이뤄주었다. 화이트 아나트는 김지석 친위대에 속한 강화형 블랙 리리스보다 뛰어난 신체적 능력과 전투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그녀들의 근접전 및 실내전 무장으로 주어진 광선 방출기를 이용해 어떤 적이라도 산산조각을 낼 수 있다.


 화이트 아나트들의 주무장은 양팔의 광선 방출기이다. 삼안 산업의 나노머신 기술과 에너지 병기 기술, 그리고 바이오로이드-병기 연동 기술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이 무기는 강력한 광선을 여러가지 형태로 뿜어낸다. 펄스 레이저, 광선검, 길게 이어지는 빔, 채찍, 구부러지는 광선 등등, 화이트 아나트들은 필요나 개인의 취향, 상황에 맞춰 이 무장을 여러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


 대규모의 적을 처리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들은 강력한 에너지 광선을 넓은 범위에 쏟아붓도록 설계된 아스트라페(Astrape) 시스템으로 무장하고 있다. 이는 세라피아스 앨리스의 광역 섬멸 능력과 시제니아 이지스의 광역 탐지, 대공 능력을 결합한 무기체계로, 넓은 범위에 걸친 감시, 탐지 능력을 제공함과 동시에 유효 범위 내에 막강한 화력을 투사하도록 해 준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블랙 리리스의 로자 아줄의 설계를 변경한 지니아(Zinnia: 백일홍) 방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는 로자 아줄 이상의 방어력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근접전에서 적에게 받은 충격을 일정량 받아치는 기능도 있다.

 

기타 특징

 

 위에서 몇 번 언급했듯 화이트 아나트들은 김지석에게만 충성하도록 만들어졌으며, 그 어떤 다른 인간도, 다른 그 무엇도 이들에게는 알 바가 아니고 그 어떠한 인간도 이들에게 명령을 내릴 수도, 이들의 새로운 주인이 될 수도 없다. 또한 이들은 라비아타와 무적의 용을 경멸하고 있기에 라비아타가 만든 오르카 저항군이나 무적의 용이 이 이끄는 함대에 대단히 비협조적이며, 언제든지 적대적으로 돌변할 수 있다.


 생전에 김지석은 다른 삼안의 이사들을 포함한 타인이 화이트 아나트를 비롯한 그의 친위대 바이오로이드들을 모방하거나 노획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그의 친위대 바이오로이드들의 유전자 구조에 익스터미네이터(Exterminator) 코드를 집어넣었다. 이는 화이트 아나트들로부터 유전자 씨앗을 포함해 이들을 만들어낼 유전적인 물질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즉 화이트 아나트들은 어떻게 회유할 수도 없고, 이들을 쓰러뜨리거나 포획한다 하더라도 이를 통해 '온전한' 화이트 아나트를 만들 방법은 없다는 의미가 된다. 


 만일 화이트 아나트들을 생포하거나 이들을 쓰러뜨릴 수 있다면 이들의 설계를 모방하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김지석의 친위대와의 전쟁을 각오하거나, 김지석의 친위대를 쓰러뜨리고 난 다음의 이야기일 것이다.




-이 이야기는 인간이 아닌 피보호자의 바이오로이드: 시젠 편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는 공식 설정이 아니며 공식 설정과는 다른 점을 다수 포함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