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그(?)




서약을 받은 블랙 리리스의 동선은 사령관의 동선과 거의 일치하게 되었다.


리리스는 사령관의 아침부터 저녁까지 붙어 있으려 했다. 적어도 경호 서는 날에는 아침에 깨워 주는 걸 시작으로 낮에는 물론 밤에 잠잘 때까지 온종일 함께 있고는 했다.


이 때문에 부하 바이오로이드들은 리리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아무리 신혼이라도 그녀 혼자서 사령관을 독점하려는 모습이 좋게 보일 리가 없었다.


하루는, 군사 회의를 마치고 지휘관끼리 모이는 자리에서 불굴의 마리 소장이 말했다.


"사령관 각하께선 요즘 살짝 흐트러지신 것 같군."


"서약은 결혼이나 마찬가지니까요. 주인님도 그렇지만 리리스도 주인님과 맺어지게 되었으니 기쁘기 한량없겠지요."


곁에 있던 라비아타 프로토타입이 난처한 듯이 웃었다.


마리는 사령관이 블랙 리리스를 선택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살짝 못마땅한 표정이었다.


"각하께서 저런 뱀 같은 여자를 뭐 그리 마음에 들어 하셨는지 모르겠다. 난."


그래도 모두의 큰언니인 라비아타는 계속 리리스를 두둔했다.


"너무 싫어하진 마세요. 그 뱀은 우리 뱀이잖아요. 알고 보면 괜찮은 아이에요."


"흥……."


마리는 여전히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기색이 뚜렷했다.


포병대를 맡은 로열 아스널 준장도 마리의 말에 반쯤 동조했다.


"뭐, 사령관이 누구를 좋아하는가는 우리가 관여할 문제는 아니지. 그렇지만 문제는 저 경호대장이 사령관을 독점하고 있다는 점이야. 낮이건 밤이건."


이 말에는 지휘관들 대부분이 수긍하는 눈치였다.


철혈의 레오나가 눈살을 찌푸렸다.


"물론 사령관이 우리한테 반드시 봉사해야 될 의무는 없지만, 이대로면 대원들의 사기에 악영향을 끼칠지 몰라."


"맞아, 맞아. 정말 꼴불견이야. 사령관이 너무 한 쪽만 편애한다고."


멸망의 메이도 분하다는 듯이 거들었다.


사령관이 지구의 유일한 인간 남성이자 오르카호의 최고 윗사람인 이상, 많은 여성체 바이오로이드를 취할 수 있는 권리 - 혹은 의무가 있는 것이었다.


비록 인간의 마음은 얻지 못해도 가벼운 연애나 관계라도 바라는 건 많은 바이오로이드의 소망이었다.


따라서 어떤 바이오로이드 혼자서 사령관을 독점하고 있으면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당연했다.


그와 같은 불만이 계속되자 라비아타도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그러면, 제가 주인님께 잘 말씀드려서 다른 아이들도 신경쓰도록 해 볼게요."


"부탁한다. 각하께선 흐트러지지 않는 편이 좋지."


그렇게 해서 라비아타는 일과가 끝날 무렵 사령관을 독대할 기회를 얻었다.


"웬일이야? 라비아타가 긴히 할 말이 있다는 게."


"실은……."


라비아타는 지휘관 모임에서 나온 말들을 알려 주었다.


"사실, 그 같은 불만은 지휘관들한테만 있던 게 아니에요. 제 배틀 메이드 동생들 쪽이나 샬럿 양 같이 다른 부대에서도 다소 비슷한 의견이 나왔어요."


사령관은 라비아타의 말을 듣고 나서야 자신이 다른 대원들에게 꽤 소홀했음을 깨달았다.


그는 오르카호 바이오로이드의 주인으로서 모두를 잘 보살펴 주기로 마음 속으로 다짐한 일이 있는 것이다.


"……좋아, 라비아타. 애들 뜻이 그렇다면 나도 신경을 쓸 게."


사령관은 생각 끝에 라비아타의 말을 받아들여 다시 대원들과 밤에 만나주기로 했다. 


"고맙습니다. 주인님. 저는 신경쓰지 않지만 동생들이 주인님을 뵙고 싶어하니…… 참. 그런데 리리스는 어떻게 생각할는지."


"……뭐, 내 업보니까 내가 설득해야지."


리리스가 어떻게 나올지 신경이 쓰였다.


예전에 연애할 적에도 그가 다른 바이오로이드와 관계하는 데에 큰 불만을 품지 않은 그녀였지만, 서약하고 나서도 그럴 지는 미지수인 것이다.


하지만, 방에 불러서 이야기를 꺼내기도 전에 리리스가 먼저 대뜸 말해 오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이제는 다른 아이들과도 다시 놀아줘야 하셔야겠죠?"


그녀는 라비아타가 독대를 요청하는 것을 보고 눈치를 챈 모양이었다.


"그게……." 사령관은 눈을 피했다.


그녀가 약하게 웃었다.


"걱정 마세요. 리리스는 괜찮아요. 주인님처럼 그릇이 큰 분은 다른 애들이랑 놀아주실 수밖에 없는 운명이니까요."


"미안해. 서약한 지 얼마나 됐다고."


"정말 괜찮아요. 그냥, 리리스를 마음에 담아 두셔 주시고, 가끔 안아 주시기만 하면 되요. ……아, 참. 제 동생들도 조만간 반지를 끼워 주시고요."


"그럴게. 기회를 봐서."


사령관은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미안해서 면목이 없었다.


실상은 리리스라고 마음이 편하진 못했다. 바이오로이드라는 자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범한 모습을 보이기는 했으나, 주인님이 그녀만의 남자가 될 수 없다는 건 마땅찮고 아쉬운 일이었다.


덕분에 가벼운 스트레스를 받게 된 리리스는 그날부터 마음을 풀 거리가 없나 하고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던 리리스의 눈에 인트라넷 게임이 들어왔다.


붙임성 좋은 동생 하치코가 다른 대원과 함께 게임을 하는 모습을 발견하고, 그렇게 재밌나 싶어서 끼어든 것이 시작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살면서 게임은 해본 적도 없었기에 리리스는 지기 일쑤였다. 자존심 강한 그녀는 패배를 견디지 못하고 무섭게 실력을 쌓아 나갔다.


호위가 없는 비번인 날이면 PC앞에 앉아서 게임에 몰두했다. 극한에 달한 반사신경과 두뇌 회전 능력이 리리스의 연이은 승리를 뒷받침했다.


곧, 그녀는 게임을 가르쳐 준 자매들이 놀랄 정도로 성장하여 오르카호에서도 상위 랭커로 오르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런 언니를 바라보는 하치코는 걱정스러울 때가 많았다.


평소에는 자매들과 사령관 앞에선 착한 모습을 보이는 리리스가, 게임만 붙잡았다 싶으면 사람이 바뀐 것처럼 무섭게 상대를 욕하고 비난을 퍼붓는 것이 아닌가.


하필 자의식 강한 리리스답게 아이디도 '착한 리리스'라고 해 버리는 바람에, 리리스가 게임 중에 곧잘 사람의 마음을 도려낸다는 사실이 금새 전 대원들에게 퍼졌다.


안 그래도 거칠고 호전적인 면모가 있는 리리스였다. 그녀는 오랫동안 억눌러 온 가학적인 면을 게임에서 상대를 살살 긁는 용도로 써 먹었다.


사령관을 독점하지도 못하는데다, 전투를 나갈 일도 줄어들다 보니 그 쌓인 욕구를 아예 게임에다 풀고 있는 것이었다.


덕분에 플레이어 '착한 리리스'의 악명은 단시일 내에 자자해졌다. 욕이나 인성질로 신고를 받아서 수차례 정지를 받아도 그때 뿐이었다. 애시당초 오르카호에서 리리스를 제어할 수 있는 존재는 사령관이나 라비아타 등의 몇몇에 불과했던 것이다.


리리스의 자매들도 게임 중에 온갖 거친 말을 하는 리리스를 보고 두려워했다.


"리리스 언니가 요즘 너무 무서워졌어요. 하치코, 게임하기 무서워요."


"원래 저런 분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스노우 페더가 걱정하자 CS페로는 못마땅하게 중얼거렸다.


"원래 저런 분이긴 합니다. 저희에게만 따뜻하실 뿐이죠."


"……."


게임을 싫어하는 페로는 처음부터 언니가 게임하는 모습을 좋아하지 않았다.


페더와 하치코가 두려워하는 가운데 펜리르는 조금은 동조하는 눈치였다.


"아니, 저 상황엔 나 같아도 욕했을 거야. 저렇게 다 이겨 가는데 아군이란 년들이 훼방을 놓으면 기분 좋겠어?"


동생들한테만은 게임 중에도 험하게 말하거나 손찌검을 하지 않는단 점만이 다행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오르카호에서 비대면 게임 대회가 열렸다.


리리스는 게임은 해도 그동안 대회에는 별다른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딴에는 아랫것들하고 겨루고 싶지 않다는 허영심의 발로였다.


하지만 포상이 사령관과의 일일 데이트권이라는 말에는 눈이 뒤집혀서 얼른 참가했다.


안 그래도 사령관이 다른 바이오로이드와 보내기 일쑤인 마당에, 그녀로서도 데이트란 녹록치 않은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상위급 랭커답게 승승장구한 그녀는, 마침내 2:2로 결승전을 치르게 되었다. 그녀는 팀전이라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혼자서라도 상대를 모조리 박살내 버리겠다고 다짐했다.


"아, 진짜! 왜 거기 가냐고! 미친 년이."


그러나 그녀의 바람과 달리, 팀원의 실력이 수준 이하인 관계로 그녀의 발목을 잡기 일쑤였다. 팀원은 분명 그녀보다 상위권 랭커였는데도 실력은 훨씬 아래였던 것이다.


팀원은 평범하게 제 몫만 하면서 가만히 있으면 될 것을 굳이 나서는 바람에, 리리스까지 패배를 반복하게 만들었다.


"도대체 이런 년이 어떻게 나랑 랭크가 비슷하지? 이년 이거 핵 쓴 거 아냐?"


마침내 마지막 판에서도 팀원 때문에 지게 되었다.


사랑하는 주인님과의 데이트가 날아갔다는 생각에 리리스는 책상을 내리치며 무자비한 악플을 날리기 시작했다.


이제까지 생각해 낼 수 있던 모든 도발과 욕을 총 동원해서 쏟아냈다. 어찌나 화가 났는지 앞으로는 게임을 하고 싶지도 않을 정도였다.


Fe_Male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팀원은 리리스에 맞서서 욕설을 퍼부었지만, 아무래도 싸움도 욕도 최강급인 리리스의 인성질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


Fe_Male은 이어지는 리리스의 욕설을 보다 못해 이렇게 직접 만나자는 말까지 해 왔다.


- Fe_Male : 그래. 어디 한번 보자. 중앙 로비에 12시 30분까지 나와 있어. 설마 그 리리스가 도망갈 리 없겠지?


- 착한 리리스 : 뭐 이 새끼야?


리리스는, 상대가 오르카 함내에서도 육탄전을 이길 이가 손가락에 꼽는 자신을 직접 대면하겠다는 말에 기가 막혔다. 그것도 리리스의 닉네임을 직접 보고도 신청한 게 아닌가.


아랫것일 게 분명한 바이오로이드를 때려 줄 생각은 없었지만, 어디 얼마나 잘난 년인지 얼굴이나 보자 싶었다.


마침내 약속한 때가 다가왔다. 리리스는 시간에 맞춰서 함내 로비로 걸어왔다.


사실 그때쯤 되면 화는 이미 풀린 채였다. 단지 상대가 대체 누구길래 자신을 직접 보자고 하는지 궁금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로비에는 웬일인지 사령관이 나와 있었다.


리리스는 반가워 하면서도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주인님? 오늘 근무일 아니셨나요?"


"응? 아니, 뭐. 그나저나 리리스는 여기서 약속이라도 있나 봐?"


"그게."


리리스는 막상 욕을 주고 받은 상대를 보러 왔는데, 상대는 보이지 않고 좋아하는 주인님이 있자 불안해졌다.


괜히 사령관 앞에서 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얼른 자리를 떠나려는데, 사령관이 이렇게 말했다.


"누구 기다리는 거야?"


"그, 그렇긴 한데요…… 상대방이 나오지 않아서."


"……Fe_male을 기다리는 거겠지?"


사령관이 중얼거리는 말에 리리스는 눈을 들었다. 


그러고보니 로비에는 조금 전부터 사령관 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무언가 불현듯이 떠오른 리리스는, 이윽고 부들거리는 손가락을 들어 사령관을 가리켰다.


"주, 주인님이…… 설마……."


사령관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리리스는 경악한 나머지 입을 벌리다가 곧 안절부절했다.


"저, 주인님! 그, 저, 리리스는 갑자기 일이 생겨서."


"무슨 일? 현피?"


"그…… 그러니까 그건…… 나쁜 리리스가."


짧은 시간 동안에 리리스의 머리에 온갖 불안감이 스쳐 지나갔다. 주인님이 정말 실망하셨으면 어쩌지.


사령관은 쩔쩔매는 리리스를 보고 속으로 웃음을 참지 못했다. 게임에선 온갖 욕설을 퍼붓더니 사령관 앞에선 순한 양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는 리리스에게 다가가서 일부러 엄한 표정으로 말했다.


"리리스 네가 게임 하면서 하도 욕을 한다길래 궁금해서 같이 해 본 건데…… 좀 실망이었어."


"죄송해요. 주인님. 잘못했어요."


리리스는 눈을 내리깔았다.


"그간 나쁜 리리스가 잘 억눌러져 있는 줄 알았더니, 게임 하면서 다시 되살아난 건가봐?"


"그게."


"너 인성질 진짜 심하긴 하더라. 인격이 의심될 정도로."


리리스는 얼굴을 붉히며 묵묵히 있었다. 빠져 나갈 구멍이 없는 것이다.


사령관은 몸둘 바를 몰라하는 리리스를 보며 속으로 다시 웃고는, 한번 더 엄하게 물었다.


"리리스. 다음부터도 게임하면서 욕할 거야?"


"예?"


"앞으로도 욕 할 거냐고."


리리스는 얼른 손을 내저었다.


"아…… 아니에요. 게임 자체를 안 할 거예요. 이젠 재미 없어졌으니까."


"굳이 그럴 필요는 없어."


"정말이에요. 이길 만큼 이겨서 질렸어요."


"욕할 만큼 욕해서가 아니라?"


리리스는 동공이 흔들리며 또다시 어찌할 바를 몰랐다.


사령관은 엄하게 지었던 표정을 완전히 풀고 웃었다. 기실, 그도 마주 욕한 입장이므로 큰 소리 칠 계제가 못 되는 것이다.


"농담이야. 하하하……."


"예?"


"나 별로 화 안 났어. 솔직히 말해서 나도 욕했잖아? 너보단 못했지만."


"……."


"뭐 어쨌든, 이왕 이렇게 현피하러 왔는데 밥이나 먹자."


혼나는 줄로만 알았던 리리스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별로 널 야단치려는 게 아니야. 그냥 밥이나 같이 먹자고 부른 거야. 안 그래도 요즘 둘만 보내는 시간이 줄었잖아?"


사령관이 표정을 풀었다. 그제서야 리리스도 다소 안도하였다.


"그래도 앞으론 욕은 절대 하지 마. 아무리 그래도 나와 서약까지 한 네가 그렇게 욕하고 다니면 되겠니?"


"예. 그럼요."


겨우 안심이 된 리리스는 사령관의 손을 잡고 걸었다.


"그나저나 네가 게임을 그렇게 잘할 줄은 몰랐어."


"주인님하고 요즘 같이 있지 않는 시간에 하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후후. 주인님도 랭크가 엄청 높으시던데요? 저보다도 높았어요."


"아니, 이상하게 나랑 하는 애들이 막 못하더라고. 그래서 너도 나보다 좀 못할 줄 알았는데, 엄청 잘 하더라?"


사령관은 머리를 긁적였다. 그것을 본 리리스는 속으로 사령관의 랭크가 높았던 이유를 깨달았다.


이윽고, 식당에 온 리리스는 머쓱한 기분으로 사령관과 나란히 앉아 국밥을 먹었다. 아무리 모르고 한 것이라지만 사령관에게 그토록 심한 욕을 한 것이 새삼 마음에 걸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조용히 밥숟갈만 뜨고 있는데, 사령관이 말해 왔다.


"리리스, 요즘 스트레스 많이 받았지?"


"……그게요. 조금 받긴 했는데…… 게임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나쁜 리리스가." 리리스는 사령관이 다시 혼낸다고 생각해 침울해졌다.


하지만 사령관은 그녀를 혼내려는 게 아니었다.


"미안해."


"예?"


"서약도 해주고는 바람을 피고 있으니."


놀란 그녀는 눈을 깜박이다가,


"괜찮아요. 주인님은 그런 위치인 걸요. 리리스는 벌써 받아들였어요." 라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했다.


사령관이 물끄러미 그녀를 바라보다가 말했다.


"말은 그래도 화가 났지?"


리리스는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돌렸다.


"……몰라요."


리리스는 드물게 사령관 앞에서 토라진 모습을 보였다. 생각해보니, 자신이 게임하며 욕하게 된 이유도 다 주인님 때문인 것만 같아서 살짝 야속했다.


옆에서 밥을 먹던 사령관은 그런 리리스의 허리를 안아 주었다. 리리스는 눈을 피하면서도 못 이기는 척 허리를 내렸다.


"미안해. 그 대신 오늘은 나랑 보내자."


"음? 게임 대회 이긴 애들한테 포상 주시는 거 아니었나요?"


"그건 내일부터 애들이 신청하는 거니까. 오늘은 특별히 리리스랑 있어 줄게. 사실 나랑 편을 안 먹었으면 리리스가 이겼을 테고."


"예…… 고마워요. 주인님. 후후후."


리리스는 어느덧 야속한 기분이 녹아내려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사령관을 퍽 좋아하는 만큼 조금만 신경써 줘도 금방 기뻐하는 그녀였다.


앞으로도 독수공방할 날은 이어질 것이다. 사령관은 많은 바이오로이드의 연인이 될 몸이니까.


그래도 가끔은 이렇게라도 주인님을 만나고 싶었다. 그것만으로도 족했다.


이후, 오르카호 게임에서 <착한 리리스> ID를 가진 플레이어가 험한 말들을 내뱉는 일은 거의 사라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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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라오 작업 등으로 당분간은 대회 열리고 나면 대회용 글을 주로 올리게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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