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부득불한 개인 사정상 좋은 기억이 없는 사람도 다수 있겠지만 ㅇㅇ......



왠지 군대 시절에 대한 향수가 미치도록 짙을 때가 있음.


나는 특히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갈 동안 훈련소와 후반기교육장, 자대 배치를 받아서 그런지, 그 때 그 공기에서 느껴지던 풀냄새, 물냄새, 흙냄새,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아지랑이같은 열기 등이 고스란히 기억에 아로새겨진 탓인지, 지금 이런 시기쯤이 되면 왠지 군 시절이 미묘하게 그립곤 하더라.



당장 내일, 모레, 글피 등 하루하루마다 선임들의 등쌀을 어떻게 버텨낼지, 어떻게 해야 조금이라도 욕을 덜 먹을 수 있을지 걱정하던 나날도 있었지만, 그래도 열심히 하다 보니 어느덧 인정받고 나름 사람 사는 생활을 하는 느낌도 나면서 어느덧 제2의 집, 제2의 고향처럼 편안하게 느껴지던 그 시절.


다시금 2012년 4월의 논산 훈련소 입영일로 되돌아가 훈련병부터 재시작하라고 한다면 선뜻 나서지 못하고 꺼려지겠지만


그래도 막상 정붙이고 살다 보면 의외로 인간적이고 따스했던 그 곳...



어쩌면 내가 지금 이렇게 느끼는 것도


퍅퍅한 지금을 계속 버티며 꾸역꾸역 살아가다 보니, 그래도 나름 사람 사는 곳이었다는 느낌이 유독 강하게 느껴지는 그 시절을 추억으로 회고하는 것일 수도 있겠고,


아니면 부대 이전 이벤트로 인해 이제는 완전히 터부터 갈아엎어져 사라져버린 그 시절의 자대에 대한, 영원히 돌아갈 수 없는 곳이 되어버린 그 곳에 대한 향수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때로는, 가끔씩은


군 시절이 그립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