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 아스널. 당신은 저의 소유입니다] 모음집 - 라스트오리진 채널 (arc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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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관의 탄생 과정을 다룬 팬픽이 어제부로 완결났음.

30일 동안 썼네.

후기라고 하지만 그냥 내가 아쉬었던 거 몇 개만 적어볼까 함.


사실 조금 조급하게 완결한 감이 없잖아 있긴 함....

특히 극초반부랑 극후반부가 아쉬웠음.

초반부분은 전개를 성급하게 진행해서.

후반부분은 아스널의 시점에서만 다루고 끝내버려서 조금 아쉽기도 했음.


초반 부분이 전개가 성급했던 건 전적으로 내 잘못임.

이게 사실 첫 화를 쓸 때는 사령관의 탄생을 다룰 예정이 아니었음.

그 부분은 그냥 언젠가 써 봐야지~ 하고 생각만 하고 있던 건데.

설정 상 '민간에 팔려간 적 없다'는 지휘 개체를 빼돌릴 수 있던 당위성을 주려다 보니 에바와 사령관의 탄생이라는 부분을 얽히게 만들었음. 그래서 지금의 형태가 된 것.


한 마디로 1화 쓸 때는 세세하게 설정 안 하고 걍 막 써서 초반 1~4화까지가 급전개 드리프트로 느껴졌을 거임.

제목이랑 내용이랑 안 맞은 것도 그래서임.

죄송...


결말에서 모든 대원을 한 명, 한 명 안 다룬 건 작품 분위기 때문이었음.

이거 고민을 엄청 했는데.

진짜 제대로 된 해피엔딩을 쓰려면 되살아난 모든 인원이 되살아난 후 어떻게 지내는지 묘사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함.

처음에는 그렇게 하려고 했고, 그래서 원래는 완결이 약 35화 정도였음.


그런데 내가 생각보다 중간 과정을 더 맵게 써버려서

그 분위기가 안 어울릴 것 같았음.

해피엔딩도 너무 지나치면 오히려 작위적으로 다가오게 되는 법이라.

그래서 담백하게 '모두가 사령관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라는 분위기만 보여주는 걸로 바꿨음.


이 부분은 다들 읽으면서 아쉬워했을 것 같아서 좀 미안함.

내가 너무 지나치게 개연성을 따진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아, 그리고 중간 부분에도 아쉬운 게 있었는데.

중간에 13화, 14화를 한 번 썼다가 갈아 엎었었음.

원래 내용은 아스널이랑 드씨가 노래 대결 하고 어쩌고저쩌고 붕가붕가 섹스하는 내용이었는데

쓸 때는 히히 섹스 하면서 써는데 쓰고 난 다음에 다시 읽어보니까 분위기가 안 맞았음


그게 원래는 나중에 올 비극의 대조를 위해서 중간에 분위기를 좀 더 밝게 하려고 했음.

그래서 3~5화 정도를 행복하게 즐기는 내용으로 채우려고 했었는데.

일단 내가 그런 알콩달콩한 걸 못 쓴다는 걸 깨달았음.

그리고 분위기랑 안 어울려서 폐기.

그런 식으로 드리프트 꺾는 건 씁쓸함보다는 불쾌함을 줄 가능성도 있을 것 같았고.


개인적으로 쓰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진조랑 싸우는 부분, 닥터 키르케 드씨가 자폭하는 부분이랑 사라카엘이 죽는 부분, 

생각해보니까 다 죽는 부분이네.


그런데 사실 내가 매운 걸 별로 안 좋아함.

만화 같은 것도 매운 거는 잘 못 먹어.

그런데도 쓸 수 있었던 건

이 끝이 해피엔딩이라는 걸 난 아니까 ㅋㅋㅋㅋㅋㅋ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 있어서 그거 답변하겠음.


Q: 공식 설정에서 라오 세계관의 의료 기술은 불구가 되더라도 완치시켜서 다음 전투에 투입할 정도로 발달했다고 한다. 그런데 아스널과 에밀리의 눈은 왜 치료를 못 하고 있었나?


A:

  아스널과 에밀리가 눈을 잃었을 당시의 문제는 아스널이 명령을 위반하고 단순히 다친 게 아니라 지휘관이 지휘관의 역할을 포기하고 박차고 나갔기 때문.

  이건 절대복종의 병사가 필요한 군에게 심각한 문제로 다가오게 됨. 군 상층부는 똑같은 상황이 생겼을 때 아스널이 명령을 우선시 하지 않고 동료를 우선시 하여 작전이 실패할 것을 우려, 아스널을 폐기하기로 결정했음.

  폐기하기로 한 이상 군에서는 아스널과 에밀리를 치료해줄 필요가 없고 '전투 중 파괴됨.'이라는 기록을 남기고 그냥 파기시키려고 했음. 그런데 그걸 에바랑 도련님이 중간에 낚아챈 것.

  물론, 그때 완치해줄 수도 있었을 텐데. 군부는 하지 않았음. 그건 에바의 영향임.


  작중에는 내용이 늘어질까 봐 상세하게 설명하지 않았는데, 에바는 항상 도련님의 주위 세력을 경계했음. 닥터의 능력을 견제해 장비에 제한을 가했던 것처럼, 지휘개체인 아스널의 능력도 경계했음.

  그 이유는 도련님이 닥터와 아스널, 사라카엘 등의 도움을 받아서 도망치려고 했기 때문임. 에바는 그걸 알고 있었고, 알면서도 너무 강하게 압박하지 않고 적당히 풀어놓고 있었음. 하지만 아예 견제를 안 할 수도 없었을 거임.

  한쪽 시야가 없어지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큰 제약이고, 훗날 도련님이 말을 안 들을 때 교섭 용도기도 했음. '말을 잘 들으면 눈을 고쳐주겠다.'라는 식으로.

  에바는 도련님의 일거수일투족을 컨트롤하고 있던 실정이고, 닥터도 에바의 허가가 떨어지지 않으면 눈을 치료할 수 없었으니까. 에밀리의 눈이 치료되지 않은 것도 비슷한 맥락임.


  오르카호로 온 직후는 아스널과 에밀리 본인의 선택임. 들어왔을 당시 사령관이 그녀들을 보고 한눈에 알아보지 못함.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아이덴티티가 된 외눈을 포기할 수 없었음. 하지만 사령관이 기억을 되찾기 시작한 지금은 그녀가 마음만 바꾸면 복원이 가능하겠지.


그런데 사실 방금 설명한 건 질문을 듣고 떠올린 변명임.

그냥 안대 쓴 캐릭 좆간지라서 그렇게 했음.


만약 아스널이 마음을 바꿔서 눈을 되찾고, 평화가 오는 날이 있다면



이런 형태로 결혼까지 골인할 거라고 생각함.



찐찐 마지막으로 찐조 후일담 그림 올리고 끗.

작아진 진조 괴롭히는 사령관임.







원래 이렇게 후기에 넣어서 올리려고 했는데 어제 못 참고 그냥 따로 창작탭으로 올렸었음.




즐겁게 썼는데, 항상 걱정됐던 건 불쾌하게 맵지 않고 맛있고 재밌게 잘 매웠는지였음.

분위기가 무겁다보니 조회수는 좀 낮았지만(근데 꼭 분위기 무겁다고 조회수 낮진 않음. 그냥 내 실력 문제라고 생각함.)

끝까지 읽어주신 게이들 정말 감사합니다.


질문이나 아쉬웠던 점, 거슬리거나 '이건 이랬어야 하는 거 아님?' 같은 생각 있으면 전부 댓글로 말해주셈.

그런 피드백이 내 실력 발전에 큰 도움이 됨.


지금까지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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