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https://arca.live/b/lastorigin/8910097


6시가 되었다.


"일 끝!"


촤악, 들고있던 서류들을 허공에 뿌렸다. 춤을 추며 떨어지는 서류들을 바라보니 내 마음 또한 한결 가벼워진 기분이다.


그 즉시 책상 위로 뛰어들어 춤을 췄다. 옆에서 슬레이프니르가 이상하게 쳐다보듯 했으나 내 알 바가 아니었다.


"기모찌"


"아직 일 안 끝났거든!"


"든든?"


내 알 바가 아니다.


"우리 오르카호의 사령관이 누구?"


"그것 또한 내 알 바가 아니다."


사령관도 사람이야! 사람! 그리고 6시 이후로는 일하기 싫다고


"콘스탄챠가 있을 때도 이렇게 했어?"


"노"


없으니까 이러는 거야.


단호한 내 대답에 슬레이프니르가 한숨을 쉬었다.


"내일 당장 콘스탄챠가 복귀할 텐데, 이거 보면 뭐라고 하겠어"


"그건 미래의 내가 알아서 하겠지"


(미래의 나:맡겨만 두라고!)


"거 봐"


"병신"


빠악


"뺡!"


*


"콘스탄챠가 분명 사령관을 죽이려 할 거야."


슬레이프니르가 정수리에 거대한 혹 하나를 달고 내 뒤를 종종 걸음으로 따라왔다. 살짝 눈물이 고여있는 눈이 가학심을 이끌어 냈지만 폭력은 나쁘기에 겨우 참아냈다.


그나저나, 뭘 하고 놀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가서 일이나 끝내자."


"쉿"


입 다물고 있으렴 작은 펭귄아


"무슨 소리 안 들리냐?"


어디선가 소리가 들린다. 이곳이 조금이라도 시끄럽다면 들리지 않겠지만 다행히 나와 슬레이프니르만 있었기 때문일까, 나는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응, 들리네"


슬레이프니르 또한 그 소리를 들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나와 함께 소리의 근원지로 이동했다. 그곳은 아무 명판도 붙어있지 않은 방이었다. 


이런 방이 있던가, 오르카호의 아는 곳만 알고 모르는 곳은 전혀 모르기 때문에 이런 방이 있는 줄은 몰랐다. 나 사령관, 궁금한 것은 못 참는다.



"암행어사 출두다!"


"야!"


옆에서 슬레이프니르가 소리지는 것은 사뿐히 무시하고 문을 발로 차 힘차게 열어재꼈다. 그 방 안에는


"아... 사령관"


"쾌락!"


그 안에는 에밀리와 네오딤이 사이좋게 앉아 있었다.


"아"


"아"


그 앞에는 열심히 강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아스날과 앨리스가 보였다. 그래, 내가 떡치는 모습을 띄워놓고 강의중인 두 범죄자가 있었다.


씨발련들이


"오"


빠악


"뺡!"


*


"반드시 따먹어주마! 그동안 잘 닦고 기다려라!"


"앨리스는 다시 돌아옵니다!"


"어휴, 또라이 새끼들"


아스날과 앨리스가 램파트에게 잡혀 연행되었다. 이 수상한 강의도 오늘을 끝으로 오르카호에서 자취를 감출 것이다.


"에밀리, 네오딤 다음에도 저 두년이 이딴 짓 벌이면 반드시 말해줘"


"응"


"쾌락!"


애를 아주 병신으로 만들어 놨네


아스날과 앨리스를 어떻게 조질지 떠올리며 에밀리와 네오딤에게 막대 사탕 하나를 쥐어주며 돌려보냈다. 어째선지 옆에서 슬레이프니르가 굉장히 의외라는 듯 쳐다보고 있다.


"사령관은 애들한테 엄청 잘해주네"


"아가는 지켜줘야 해..."


레아 빼고


"오! 의외!"


"그럼 내가 어린애들한테 욕정하는 씹노답인 줄 알았냐?"


"응"


빠악


"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