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https://arca.live/b/lastorigin/8736747


2화-https://arca.live/b/lastorigin/9007386


슬레이프니르와 함께 숲을 걸었다. 울창한 숲에는 새소리가 울렸고 주위에서 날 찾는 바이오로이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왜?"


"넌 나 안잡냐?"


정말로 순수하게 궁금함을 담아 물어봤다. 그녀가 날 잡겠다는 마음을 먹는다면 난 어쩔 수단이 없었다. 리리스처럼 개조에 가까운 조교를 받은 것도 아니고 그녀의 속도는 내가 도망친다고 해서 도망칠 수 있는 느릿느릿한 속도가 아닌 오르카호 최속의 바이오로이드니까 말이다.


약간의 불안함이 담긴 내 질문 때문일까?


그녀는 그저 작은 미소를 그리며 부드럽게 말했다.


"바보, 내가 사령관을 잡아서 뭐 하겠어?"


생각해보니 틀린 말도 아니기 때문에 수긍했다.


근데 괘씸하네?


"힉..."


내 흉흉한 기운을 눈치라도 챈 것일까, 그녀는 작은 비명과 함께 머리를 보호하는 자세로 몇 발자국 뒤로 물러났다.


아이ㅎㅎ 그런다고 못 때릴까봐?


오른손으로 슬레이프니르의 탐스러운 엉덩이를 강하게 후려쳤다.


짜악


훌륭한 소리다. 숲에 찰진 소리가 크게 울렸다. 이 찰짐은 리리스... 아니 라비아타 이상의 찰짐이다.


"꺅!"


"찰지다."


"야!"


"레후"


*


1시간 정도가 지났다. 바이오로이드를 마주치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먼저 슬레이프니르가 주위를 탐색하고 난 안전한 곳에 숨어있다가 슬레이프니르가 돌아오면 그 길을 피해가거나 하는 방식으로 찌질하게 나아갔기 때문이다.


"치졸해"


뭐? 치졸해?


"노노, 치졸이 아니라 현명"


인정합니까?


(전설의 게인정 드레곤<서기 2000년>:예 인정합니다. 푸슈~~~~~)


아 인정띠


"사령관..."


왜 그렇게 날 측은하게 쳐다보는 거지? 뭘 의미하지?


빠악


"뺡!"


꿀밤이라도 먹여달라는 것인가?


내 꿀밤을 맞은 그녀는 평소와는 달리 날 째려보거나 하지 않고 슬픔이 담겨있는 그런 눈빛으로 날 바라봤다.


"어디 아프구나..."


빠악


"뺡!"


뒤질려고


*


"음! 쇼섹!"


가쁜 숨을 내쉬며, 마리가 내 앞에 서있었다. 그녀의 눈에는 광기가 비쳐졌고 그 기세는 모두를 떨게 만들었다.


나만 빼고


"뭐야, 미친거 아니야?"


슬레이프니르도 뺴고


그냥 그녀를 따라다니는 브라우니랑 레프리콘이 떨고 있었다.


"마리"


"?"


선물이 있다.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그녀를 위한 선물을 찾고 있다.


앗, 찾았다.


"선물이다!"


촤악


주머니에서 여려장의 사진을 꺼내서 그녀 앞에 뿌렸다. 허공에서 춤을 추며 내려오는 사진을 멍하니 바라보던 마리가 그 사진에 찍혀있는 것이 무엇인지 봤는지 눈이 크게 뜨였다.


그녀가 한눈을 팔고있는 이 좋은 순간을 놓칠 수는 없다.


"이것도 선물이다!"



"뚫!"


팔뚝만한 나무 몽둥이를 휘둘러 그녀의 면상을 후려쳐 단숨에 기절시켰다. 요상한 단말마와 함께 그녀의 신체가 서서히 뒤로 무너지고 결국 쓰러지고 말았다.


"브와와..."


"레와와..."


"얘들아"


뻥져있는 브라우니와 레프리콘에게 말을 걸었다. 그녀들은 곧바로 정신을 번쩍 차렸다.


"이년 데리고 가"


너희가 무슨 죄가 있겠니, 그냥 가렴


*


"사령관"


Why?


"방금 뿌린게 무슨 사진인데?"


쇼타 사진


"띠용"


성능 확실하구만


시발 쇼타콘 새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