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요안나?!

거기에 철충이라고?




그렇네 주군!

갑자기 이곳 상공에서 철충들이 갑자기 소환되어 내려오고 있네!!

나와 이곳의 경비병력이 어떻게든 막고 있지만 실질적인 머릿수에서 차이가 나고 있네!




아니 어째서 다른 곳도 아니고 요안나 아일랜드에 철충이 쳐들어오는건데?!




나도 모르겠네.

하지만 그 이유보다는 일단 이곳으로 빨리 와주면 안되겠나?

한시가 급하네!! 




알았어! 조금만 버텨줘!

우리가 금방 갈께!




알겠네 주군!

최대한 버텨보.......(삐릭)




요안나? 요안나!!!




통신이 끊겼어요 주인님!




서둘러야 해!

요안나 아일랜드까지 걸리는 시간은?!




한시간 반에서 두시간 사이에요 주인님.




오르카호를 최고속도로 항해한다!

제발 죽지마 제발...!!!!





사령관은 오르카호의 뱃머리를 급히 돌려 요안나 아닐랜드로 향했다.

오늘 따라 사령관에게 바닷길이 너무나 멀게만 느껴졌다.



요안나 아일랜드에서 섬의 관리자이자 촌장역할을 맡고 있는 요안나는 오늘도 여느때와 같이 섬으로 전입해온 저항군 인원들을 돌보며 함께 섬을 가꾸고 있었다.

함께 마을을 가거나, 함께 섬 주변을 돌며 문제가 발생한 곳이 있는지 확인하거나, 함께 여가시간을 보내거나...

어제도 그랬으며 내일도 그리할 것들을 하고 있었다.




허나 신의 잔혹한 장난질이었을까.

느닷없이 요안나 아일랜드의 하늘에 붉은 구멍이 생기더니 

이윽고 멸망 전의 그 장면이 다시 일어나기 시작했다.


철충이 요안나 아일랜드로 낙하하고 있었다.


사방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오고, 죽음의 공포에서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보였다.






요안나님!!

놈들이 주거지역으로 몰려가고 있습니다!




네달 전, 꿈에 그리던 전역을 명받고 요안나 아일랜드로 건너와 평온한 일상을 보내던 이프리트가 다시금 박격포를 들고 쉴새없이 철충들에게 쏘면서 철충들이 비전투 바이오로이드들이 사는 주거지역으로 가고 있음을 발견하고는 다급히 요안나에게 해당 사실을 보고했다.





나도 봤네!

놈들의 진격로보다 조금 앞에다 쏘시게. 빨리!




알겠습니다!




요안나님!!

서쪽 진입로로 철충들이 오고 있습니다!!

아직 대피가 덜 끝났는데!!!




그쪽 인원들 중 전투경험이 있는 인원을 추려서 어떻게든 대응해야 하오!!

할 수 있겠소?




해보겠습니다.

저항군은 언제 오는 거죠?




곧 올 것이오.

주군께서 약속하셨소.




저항군과 다시 통신할 수 있습니까?




지금은 통신복구가 어렵네.

하지만 주군께서 반드시 오실걸세.

그 분을 믿고 끝까지 버텨야 하네.




으윽.... 여기까지 와서 전투라니....!!!

망할 벌레놈들!!!!





이프리트는 가슴속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정성스럽게 포에 담아 하나하나 철충들에게 날려댔다.

다행인건 현역시절 실력이 어디 간 건 아니라서 이프리트의 박격포에 철충들이 유의미한 타격을 받고 있었다.


요안나도 그것을 보고는 그나마 안심했다.




이대로 계속 공격하게나.

이렇게 조금씩 놈들의 수를 줄여나가면......




어..........




요....요안나님.... 저거......























어째 잔챙이들만 와서 일이 쉽게 풀리나 했더만 결국 더 한 것이 오고야 말핬다.


철충 연결체 익스큐셔너의 등장에 요안나와 이프리트는 순간적으로 패닉에 빠지다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체크하기 시작했다.


예상대로 곳곳에서 익스큐셔너를 보고는 패닉에 빠지거나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려 하는 등 아비규환의 상황이 펼쳐졌다.






모두 물러서지 말게!!

우리가 조금만 힘을 내면 버틸 수 있네!

조금만 버티면 주군께서 저항군을 이끌고 오실 걸세!!

조금만 더 힘을 내도록!!




[어느 바이오로이드]: 꺄악!!! 연결체다!! 우린 이제 죽었어...!!!!




이봐! 정신차려! 빨리 친구들 데리고 대피해!! 

저쪽으로 가면 지하 대피소 있잖아. 어서!




이프리트도 요안나를 도와 함께 인원들을 진정시키며 혼란한 상황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하지만 그녀 역시 전직 스틸라인의 군인이었던 만큼 알고 있었다.

현재 요안나 아일랜드의 병력만으로는 철충 일반개체들로도 버거운 상태인데 여기에 연결체 단 한놈이라도 추가되면 답이 없다는 것을.





 

..........................................




요안나님....

저항군이 우리를 어떤 모습으로 발견하게 될까요...




자네 지금 무슨말을...!!!




훗... 요안나님도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아, 오해하실까봐 말씀드리는 건데 도망치려고 하는 말 아닙니다.

그냥... 오늘이 저의 운명같아서 말입니다.




..........이프리트..............




저항군이 올 때 까지 신나게 싸우다 가는거라면... 나쁘지 않을 수도.




이프리트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박격포탄을 손에 집으며 포를 쏘기 시작했다.

이 모습을 요안나는 씁쓸히 바라보았다.




제발.... 모두를 지킬 수 있게 힘을 주소서....

아니라면 어서 빨리 주군께서 오시도록 도와주시옵소서...




결국 요안나도 지금 상황에서 자신 또한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을을 알고 조용히 저 앞에서 몰려오고 있는 철충들을 바라보며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이제 더 이상 뭔 가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이 상태로 저항군이 올 때까지 버티던가, 아니면 시체로서 저항군을 맞이하던가 둘 중 하나였다.



이들이 이러거나 말거나 익스큐셔너를 포함한 철충들은 천천히 그들의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이프리트, 요안나와 철충들 사이에 황금빛의 무언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뭐...뭐지?




또 다른 철충들이 나오는거 아닙니까?




그러기엔 저 황금빛이 뭔가... 굉장히 따듯하게 느껴지지 않나?




빛이 따듯하고 자시고 할게 어딨습니까?

어??? 저기에 뭔가가 나옵니다!!






이프리트의 말대로 금빛의 뭔가에서 또 뭔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다가 이내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는데....


사람의 형체였다.


















.......................





영락없는 사람. 남성 인간님.


그의 손에는 한 자루의 검이 들려있었고 


순백의 고풍스러운 코트를 걸치고 있었다.





당연히 이프리트와 요안나, 그리고 함께 있던 다른 바이오로이드들,


그리고 철충들까지 최소 당황에서부터 최대 경악에까지 갖가지 반응을 보였다.






인간님.... 아닙니까?!




어째서 인간님이....

아니 어떻게 저렇게 나타날 수 있는거지?!





그렇게 알 수도 없는 이유를 떠올리려 애쓰는 그들에게 남자는 천천히 다가와 말했다.






물러나 있어라.





네......네!




오르카 사령관 외에는 처음 보는 인간임에도 역시 인간의 지시에 본능적으로 따르는 그녀들이었다.


남성의 지시대로 그녀들은 그의 뒤로 좀 더 물러나 그를 바라봤다. 



그녀들이 뒤로 물러난 것을 확인한 남성은 눈 앞에 철충들을 바라보며 외쳤다.







세상과 세상 사이를 어지럽히는 네놈들의 음아(陰我), 내가 베어내겠다!




알 수 없는 말을 외친 그는 갑자기 검을 하늘 높이 들어올리더니 허공에 원을 그렸다.


그러자 허공에서 빛으로 이루어진 원이 그려졌고 남성이 그 원을 검으로 열어젖혔다.


그리고.....










?!?!?!?!?!?!?!?!?!

 




그 원안에서 황금빛이 내려오더니 황금빛 갑주가 남성의 몸에 들러붙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분노한 늑대의 표정을 흉내낸 듯한 인상의 투구가 머리에 씌워지고 그렇게 남성은 황금빛의 기사의 모습으로 변했다.


동시에 남성이 들고 있던 검도 훨씬 길고 크기고 커졌다. 정확히 말하면 일반적인 검에서 대검으로 바뀐 것 같았다.


요안나와 이프리트를 포함한 바이오로이드들은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아.....압!!!!!!





!!!!!!!!!!!!!!!!!!!!!!!!!!!!!!!!!!





실로 놀라운 광경이었다.


인간의 신체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속도와 타격능력.


남성이 검을 휘두를 때마다 익스큐셔너는 그의 검격을 막아내기 급급했다.


분명 익스큐셔너는 외부로부터의 공격에 대해 면역이었지만 남성이 휘두르는 검에게서는 사정이 달라보였다.


당황한 것은 바이오로이드들도 마찬가지. 







익스큐셔너가....

피해를 받지 않기 위해 방어를 하고 있다니...!!!!!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가.....





난다 긴다 하는 바이오로이드도 익스큐셔너를 상대할 때는 무조건 다른 바이오로이드들과 협동하여 꾸준히 데미지를 입혀 겨우 과부하에 걸리게 해도 쓰러뜨릴까 말까인데 저 남성은 전혀 지친 기색 없이 익스큐셔너를 상대하고...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검으로 후두려 패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익스큐셔너는 익스큐셔너인지 아직은 충분히 싸울 수 있는 모습이었다.


이에 남성은 다시 그녀들이 있는 곳으로 도약한 뒤 잠시동안 익스큐셔너를 바라봤다.


그리고 곧바로 허공에 대고 뭔가를 외쳤다.







고우텐!!!!





남성이 뭔가를 외치자마자 또 다시 황금빛이 남성 주위를 감쌌고 이윽고 뭔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마....말?!?!




황금빛이 걷히고 나타난 모습은 거대한 황금갑주를 입은 말에 올라탄 남성이었다.


황금갑주를 입은 기사와 황금갑주를 입은 말.... 금방이라도 눈이 멀 것 같은 광체였다.


그리고 남성이 들던 검이 또 다시 모습을 바꾸더니 더욱 크기가 커져 거대 참마도로 바뀌어있었다.







하아압!!!!!!!





남성의 신호에 말은 땅을 박차고 빛과 같은 속도로 익스큐셔너에게 달려들었다.


익스큐셔너는 본능적으로 남성이 자신에게 무슨 짓을 벌일지 깨닫고는 최대한 빨리 뒷걸음질 치며 방어자세를 취하려 했다.


하지만 놈의 행동보다 말이 더 빨랐달까....


익스큐셔너의 시선에서 점점 분노한 황금늑대의 얼굴이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것이 익스큐셔너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본 광경이었다.



남성의 검은 익스큐셔너를 정확히 두동강 내버렸고 검에서 나오는 강력한 충격파에 주변에 있던 철충들까지 휘말려 몰살당했다.


이후에도 남성은 말을 타고 섬을 돌아다니며 전의를 상실하고 어떻게든 도망치던 잔존 철충들을 도륙한 뒤 다시 요안나와 이프리트 앞으로 돌아왔다.


그녀들 앞에 도착한 남성은 다시금 황금빛에 휩싸이더니 이내 자신의 갑주와 말을 조금 전 허공에 나타났던 원모양의 안쪽으로 되돌려보낸 뒤 본래의 흰색코트를 입은 모습으로 돌아왔다.






괜찮나?




저희는 괜찮습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인간님...



요안나는 왜인지 남성의 앞에서 본래말투와는 다른 매우 정중한 말투가 나왔다.


그녀는 이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지만.




인간이라.... 같은 인간끼리 좀 어색하군...




아...아?! 

인간님도 저희를....!!!




사에지마 코우가다.

이름이 뭔가.




요...요안나... 입니다...




그래. 요안나.




저... 코우가님...

한가지 여쭤도 되겠습니까?

 



말해라.




정말로... 인간님이 맞으십니까?

인간임에도 철충.... 그것도 익스큐셔너를 단신으로 죽이시는 것이....




아아, 나는 인간이 맞다.

하지만 이 세계의 인간은 아니다.




네? 이 세계의 인간님이 아니시라 함은...




나는 다른세계의 사는 인간.

그리고 나는 마계기사다.

세상의 어둠인 음아에 휩싸인 것들로부터 인간을 지키는 여러 마계기사들 중 하나다.

저놈들도 음아에 휩싸여 너희세계로 온 것이지.

난 그것을 처리하러 온 것이야.




 

그렇군요... 그쪽 세계의 인간님들은 모두 강하신가 보군요.




저.... 그렇다면.... 한가지 더 여쭈고 싶은게...




말해라.




코우가님께서 허락해주신다면, 저희쪽 저항군과 만나보시는게 어떠시겠습니까?

대화를 나눠보시고 저희를 도와주신다면.....




훗.....

내 손을 만져보도록.




예???




만져보도록. 내 손.




아....네......




요안나는 코우가의 말 대로 그의 손을 만져보았다.


하지만 요안나의 손은 코우가의 손을 지나칠 뿐이었다.


한 번 두번 계속 그의 손을 잡아보려 했지만 번번히 그의 손을 통과하여 허공을 휘저을 뿐이었다.






이....이게 어떻게...?!?!





나는 너희 세계에서 실체가 없는 상태다.

원래 몸은 다른 곳에 있지.




그데 무슨 말씀인가요?




나는 어떤 존재와 계약을 맺었다.

세상과 세상 사이를 떠돌며 시공의 어긋남을 메꾸고 멋대로 다른 세계로 흘러들어간 음아를 베어내는 일을 하고 있다.

지금도 세상과 세상 사이를 떠돌고 있지.




어째서 그런 일을 하시는 건가요?





사랑하는 사람을 찾기 위해서.

그리고 내가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사랑하는....사람.......





[치직.....치직......]

[요안나?! 들려?! 살아있는거야? 응답해줘!]





아!! 주군!!!!




이제 괜찮을 거다.

너희 친구들이 곧 올 것이니.




코우가는 그렇게 말하고는 곧이어 뒤돌아 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떠나가는 코우가를 보며 요안나는 그에게 마지막으로 말했다.






저기... 코우가님!!




음?





감사합니다.




흠....

너희의 친구들이자 가족들을 잘 지키도록.





그렇게 코우가는 요안나의 말에 담백히 대답하며 허공에서 열리는 빛의 게이트 같은 곳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언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고요한 섬에 바이오로이드 그녀들만 서 있었다.








그리도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요안나!!!

괜찮은거야?!

다친데는?!




나는 괜찮네 주군.

멀쩡하네.




어떻게 우리가 오기 전에 철충들을 전부 물리칠 수 있던거죠?

저...저건....익스큐셔너잖아요?!

어떻게 섬의 인원들로 익스큐셔너까지 죽일 수 있었나요?!




하하하. 내가 아니라네 통령.

황금늑대기사가 오셨다네.




황금...뭐?




고결한 황금늑대기사.

그래...부르기 쉽게 황금기사라고 해두지.




엥??? 기사???




같은 기사로서 롤모델로 삼을 것이네.

나도 이제 음아를 베러 다녀볼까.




요안나.... 너 괜찮은거 맞지?




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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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워낙 <GARO>시리즈를 좋아하는데 이걸로 장편 연재를 해볼려다 <GARO>시리즈가 생소한 사람들이 많을 거 같아서 그냥 단편으로 써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