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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친하게 지내 왔던 친구가 호모포비아인 걸 알게 됐어요.

그 친구 인스타 글쓰기용 부계에서 게시글을 보고 알았죠...

그 친구 말로는 자기는 성소수자 혐오를 하지 않는다던데, 글 쓴 거 보면 누가 봐도 호모포비아예요. 동성애가 이 세상의 순리와 맞지 않는다고 얘기하면서 자기는 그 글에 성소수자들에 대한 혐오를 담지 않았다고 하네요... 흠...


이 친구는 저랑 같은 동아리 하고 있어서 내년까지 같이 지내야 해요. 매주 보죠.

이제 그 친구를 볼 때마다 제가 괜히 그 친구가 호모포비아라는 걸 의식하면서 뚝딱거리지 않을까 싶고 걱정이에요...

물론 저는 커밍아웃을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 친구가 언젠가 저의 본질을 알면 단칼에 싫어할 거라고 생각하니 마음 한 켠이 미어지네요... 그 친구와의 우정이 피상적으로 밖에 남을 수 없는 게 너무 슬퍼요.


저는 호모포비아를 잘못되었다고 비판할 생각은 없어요. 각자의 삶이 다르고, 그 삶 속에서 가져 온 가치관이 다 다르기 때문이니까요. 그 친구도 독실한 기독교 신자여서 호모포비아가 된 거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제가 뭐라 할 노릇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 친구의 삶과 생각은 그 친구의 것이니까요.

그래도 저는 그 친구를 최대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지만, 그렇게 받아들였다가는 그 친구도 모르는 사이에 제 마음에 상처가 생길 것 같아 걱정이에요. 그런데 제 상처를 모르는 그 친구와 내년까지 붙어 있어야 한다 생각하니 막막하네요.

그래도 그 친구랑 잘 지낼 수 있었으면 하는 게 제 바람이에요. 살짝 복잡한 감정이군요.

당장 내일 만나야 되는데 제 요동치는 감정을 제가 잘 이겨낼 수 있을지 걱정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