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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애자 남자 친구들이 길가던 여자 보고 "오 존예다" 라는 것이 왠지 모르게 껄끄러웠다. 남자가 여자 밝히는 게 그랬던 거다, 아이러니하게도.


친구 둘과 같이 길을 가던 중 오늘도 한 명이 그랬다. 난 이젠 거의 반사적으로 썩은 표정. 마스크를 썼으니 티도 안 났겠지만


문득, '정작 나도 남자를 그렇게 밝혀서 여건만 된다면 길 가다가 그보다 더 심하게 반응을 보일 거면서?'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다, 내로남불이었다. 괜히 내가 할 수 없는 이성애가 싫었던 것이다. 난 이 외에도 내가 엄청난 이중잣대를 가지고 있다는 거 잘 안다.


동성애자라는 열등감, 내가 가질 수 없는 감정에 대한 시기, 남자를 보고 드는 나의 감정에 대한 공감을 받을 수 없음에 대한 소외감. 어쩌면 내가 갖고 있는 '이성애 거부감'은 내가 동성애자임을 알고 나서 서서히 쌓아온 부정적 사고가 그 뿌리가 아닐까.


그러면서도, 그게 순전히 내 탓일까, 나 혼자 고충을 썩힐 수밖에 없게 만드는 사회 분위기 탓일까 하는 또다른 서러움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