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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에서 동아리에서 만난 한 친구 덕에 그 친구를 알게 되었지. 내가 온 고등학교에 비교적 우리 중학교 다니던 애들도 얼마 오지 않았고 대부분 앞반에 모여있어서 복도 1층에 학년 하나 다 포함하는 우리 학교 교실 배치 특성상 진짜 아는 애들 하나 없이 맨땅에 헤딩으로 지냈지.

그 친구가 이제 그 동아리에서 만난 친구랑 같은 중학교 나와서 꽤나 친하게 지낸 친구 사이라고 하더라고 내가 좀 귀여운 걸 좋아하는데 그 친구 키가 그때 아마 160 초반대였을 거야. 남자치고 상당히 귀여웠어. 뭔가 물개 상이기도 하고 행동 자체도 약간 4차원이라 뭔가 보노보노(?) 보는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다른 남자애들도 유독 그 친구를 귀엽다고나 할 만큼 남고에서 먹혀주는 귀요미였어. 거기에 성격 자체도 워낙 시원시원하고 첫인상은 아 쟤랑은 좀 친해지고 싶다. 이 생각이 들었어. 성적인 호감에 앞서서 그냥 사람이 좋았거든,

그런데 그때의 난 내가 게이 혹은 바이라는 인식 자체가 없었어. 그냥 종종 게이물 보면서 뭔가 신선한 느낌이다.’ 이 느낌만 받았을 뿐이지 실제 남자를 보면서 아 저 남자랑 한번 떡 치고 싶다.’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었거든, 뭐 아무튼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내가 저 때 느낀 감정이 사랑이더라고 그렇게 그냥 지나치다 보면 서로 인사 정도 주고받는 사이로 지냈어.

이제 우리 학교가 영어와 수학은 수준별 수업을 했거든, 내가 입학시험에는 나름 성적 우수생이었는데 알다시피 중등이랑 고등은 차이가 심하잖아? 수준별 중반으로 2학기 때 강등당했지. 그러다 보니 같은 영어 수학 듣는 반에 그 친구가 있더라고, 멀리 떨어져 있긴 했지만, 영어 시간에 어떤 친구가 자리를 바꿔주라 하더라고 이제 내 영어 시간 짝꿍이 그 어떤 친구의 절친인지라 둘이 같이 안고 싶다고 하는데 그 친구가 그 자리에 있더라고 친해지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으니까 당연히 바꿨지. 거기서부터 그 친구랑 상당히 많이 이야기 나눌 수 있게 되었지. 1학년 때는 그런데 크게 무슨 일 없었어. 얼굴만 알고 대강 떠드는 그런 친구 사이였으니 말이야.

그런데 2학년 때는 이 친구랑 같은 문과가 된 거야. 거기에 평소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은 다 이과로 가버리고 그때부터 이 친구 그룹이랑 어울리게 된 거 같아. 그룹 분위기라는 게 있는데 이 그룹의 특징이라면 서로 짓궂은 섹드립도 치고 그냥 서로 가루가 될 때로 까고 좀 서로에게 선이라는 게 없이 지내는 것이 특징이었어. 어느새 친해지고 내가 애한테도 좀 막힘없이 섹드립치긴 했어. 그러다가 문득 아 얘랑 한번 해보고 싶다.’라는 미친 생각이 들게 된 거야. 그 순간 그냥 나 자신이 너무 죄스러웠고 그 친구한테 하면 안 될 짓을 하는 것 같아서 내가 이때 거리를 두려고 다른 친구 하나랑 좀 많이 친하게 지냈어. 그런데 오히려 이 친구가 나한테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더라고 원래는 그냥 옆에 앉아 있었는데 내 무릎에 앉아서 이야기하려 하고 뭐 하자.’라고 하면 나도 같이라고 하고 그래서 못 밀어냈어. 그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그 친구 얼굴 볼 때마다 너무 좋아서 차마 거리를 둘 수가 없더라고 2학년은 그렇게 두근거림만 많았지. 하지만 아주 많이 재미난 일이 일어나지

놀랍게도 3학년 때 이 친구랑 아예 같은 반이 된 거야. 그 즐거움도 잠시 청천벽력같은 소리가 우리 반 담임 입에서 나왔지. 그러니까 우리 반을 기숙사 심화반 학생들이 심화 수업을 받는 데 사용하겠다고 반 애들 전부 다른 반으로 찢어져야 한다는 거야. 나랑 그 친구와의 번호 차이도 꽤 심하게 나서 반쯤 포기하고 있었는데 내가 떨거지 번호가 되면서 그 친구랑 같은 반으로 갈 수 있게 되었어. 거의 1년간 이 친구랑 옆자리에서 수업 야자 같이 들었지. 어느 순간 그냥 세트 메뉴 절친이 되어있었어. 그러면서 서로 몸을 더듬는다던가. 꼭 끌어안는다던가 남자들 사이에서 약간 선에 걸친 스킨십들이 오고 갔어. 근데 잘 기억은 안 나. 3학년인 만큼 대입 준비한다고 엄청 정신없었거든.

그렇게 수능이 끝나고 놀자판일 때 우리 집이 학교에서 엄청 가까웠거든, 그래서 그 친구가 좀 쉰 다음 놀러 가자하면서 우리 집에서 자주 자고 가곤 했어. 처음에는 그냥 한 침대에 둘이 떨어져서 그러다가 끌어 안아줘소리에 끌어안고 자게 되었지. 한 일주일 지났을까? 자고 있는데 뭔가 이상한 낌새가 감지되더니 그 친구가 내 속옷 속에 손 집어넣고 만지고 있더라고 일어나서 뭐라고 하기에는 뻘쭘한 분위기이기도 했고 그 손길이 불쾌하기는커녕 너무 좋아서 자는 척하고 변태처럼 느끼고 있기도 했었지.

그렇게 지내다 원래 논술 쳐서 갈 대학은 수능 망치고 최저미달 당해서 떨어지고 이 친구랑 같은 대학 다니면서 지방 지킴이 하게 되었어. 과는 서로 달랐지만, 최대한 공강을 비슷하게 만들어서 놀러 다녔지. 게임도 하고 영화도 보고 여행도 가고 축제도 보고 그냥 그렇게 지냈어.

하루는 자기 초등학교 때 알고 지내던 여사친이 있는데 자꾸 자기한테 대쉬하는데도 철벽 치고 있다는 이야기를 나한테 진짜 아무 맥락도 없이 하더라고 왜 걔랑 연애하지?’라고 묻는데 좋은 사람이긴 한데 좀 그렇다.’라고 답하더라고 그 후에 좀 꼬치꼬치 캐묻긴 했는데 말 이상하게 돌려서 없는 일인 셈 치더라고 난 이때까지도 이 친구가 그냥 연애 욕구 별로 없는 노말인줄 알았어. 은근히 매력 넘치는 사람이라 소개팅 제의 같은 것도 많이 받았는데 그냥 다 씹어버리더라고

또 하루는 언제나처럼 같이 끌어안고 자고 있는데 내꺼 막대 갑자기 탁 잡더니 이거 왜 이 상태냐고 해명해라고 하더라고 솔직히 내가 짝사랑하고 있는 남자가 지금 내 품속에 안겨있는데 누가 여기서 안 세워. 머리로는 백날 참아야지 하는데 생리적인 건 못 참지. 그냥 뭔가 다른 이유가 있겠지~’하고 넘겼어. 그 뒤로 그 친구가 하는 말이 넌 왜 자꾸 사람 오해하게 만드냐였어 무슨 오해를 했길래?’하고 물어보니까 또 말을 돌리더라고

그러다가 그 친구 군대 영장이 나왔어. 다음 해 5월에 입대한다고 이때부터 뭔가 얘가 행동이 많아지기 시작하더라고 놀고 집 데려다주고 헤어지고 서로 통화하는데 사랑한다.’라고 해주면 안 되냐고 묻기도 하고 나한테 그냥 대뜸 고백해주라고 말하기도 하고 또 언제는 면도하다 다쳤는데 약속장소에 후시딘 들고나와서 나한테 발라주라고 하기도하고 좀 막 별의별 주접이 많았어. 그러다 갑자기 서로 끌어안고 자는데 내 손을 자기 속옷 속으로 넣더라고 뭐하냐고하면서 당황하면서 손 뺏는데 진짜 세상 슬픈 얼굴로 한번 해주면 안 돼?’냐고 하더라고 뭔 정신인지는 모르겠지만 해줬어. 끝나고 나니까 자기도 정신 차렸는지 엄청 당황해하면서 황급히 정리하고 나가자 하더라고 나도 근데 이럴 일들이 꽤 되니까 그냥 한번 질러봐 볼까?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거야. ‘어차피 군대 가니까 고백하고 차이면 그냥 관계 끊고 남남으로 지내자.’라는 생각으로 그리고 이 생각이 들 때쯤 그 친구가 군 휴학하고 할 것도 없다고 편의점 알바를 시작했을 거야. ‘이제 군대 가면 한동안 못 보니까라는 명분으로 매일매일 보자고 했어. 그 친구 쪽에서도 큰 불쾌감 없이 좋다고 말하니까. 진짜로 매일같이 있는 시간 없는 시간 다 쪼개가면서 그 친구를 보러 다녔어. 그러다 밸런타인데이 때 학과 사람들이랑 술 마시다가 그 친구를 보러 간 거야. 술이 엄청 떡이었는지 내 얼굴 보자마자 한 말이 이 상태로 왜 여기까지 왔냐?’라고 하면서 내 손에 초콜릿 하나를 쥐여 주고 보낸 거야. 그런데 그때 돌아가면 안 되는 망상 극장의 스위치가 올라가 버린 거야. 그동안 보여주던 모든 행동을 의심했으면서 그 초콜릿 3000 얼마도 안 하는 거에 얘 혹시 진짜 날 좋아하는 거 아니야?’라고 말이야.

결국, 2월 말에 사고 쳤어. 그 친구한테 술 마시고 고백했었거든. 우리끼리 대강 1차하고 추가로 온다는 친구 기다리면서 벤치에 앉아 있었을 때 고백을 해버렸지. 그 사람을 끌어안고 그렇게 말했어. ‘있잖아. 내가 머리로 너한테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알거든? 근데 내 심장은 널 사랑한대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그 순간 이 친구 입에서 나온 말이 저도 당신이 좋긴 합니다.”였어 근데 이게 이 친구 특유의 말버릇에 뭔가 당황스러운 일이 생기면 뜬금없이 존댓말로 응대하거든, 딱 그 톤이었던 거야. “아 조졌다.”라고 생각하면서도 끌어안고 있는 건 안 풀려 하더라고 그러다가 다른 친구 근처 도착했다는 거 듣고 유야무야 없는 일 되었어.

뭐 그다음 날 혹시 나 술 먹고 너한테 뭐 실수한 거 있니?”라고 했는데 아무 일도 없었다고 언급 자체를 안 하더라고 그때까지만 해도 아 그냥 좋은 친구로 남자고 배려해주는 거구나 싶었어. 뭐 그래도 약 2주간 평소처럼 지냈어 끌어안고 자고 같이 놀러도 다니고 그러다 화이트데이 때 그날 받은 초콜릿도 있겠다. 좋아한다던 치즈케이크 선물해줬어. 그렇게 깔끔하게 끝날 줄 알았는데 그날 밤 알바하면서 통화하는데 일이 터졌지.

처음에는 그냥 둘이서 개소리들 늘어놓고 있었어. 뭐 상상의 나래 펼치면서 별의별 소리 다 하고 있었지 그러다 내가 아무 생각 없이 넌 밤에 사람이 좀 센치해지는거 같더라이 소리를 꺼냈어. “사랑해라고 말해줘 고백해줘 이 소리 하는 거 무슨 이유냐 그런 뉘앙스였지.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나온 대답이 좀 충격적이었어. “너한테서 듣고 싶었어.”였거든 거기서 캐물었더니 자길 진짜 사랑하냐고 나한테 묻더라고 근데 난 그 순간까지도 .”이라고 말 못 하고 되물었어. “너는 어떤데?” 그러자 그 사람 입에서 그 말이 나왔지. “사랑해.”라고 그리고 나도 그제야 맨정신으로 뱉었어. “나도 사랑해그리고 그 친구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지.

그럼 오늘부터 우리 1일인 거야?”

그 후로 남친도 다 털어놨지. 1학년 때부터 호감이 생겼고 2학년 때부터 이게 사랑이라는 걸 인지했고 졸업식 때라도 고백해야겠다.라고 뭐 그러다 타이밍 놓치고 애매모호한 관계만 지속하다. 이건 사람이 못 할 짓 같아서 포기하고 게이 커뮤니티 돌아다니면서 다른 남자 사귈 생각으로 나한테 거리 둘려 했다는데 이 타이밍에 내가 갑자기 대쉬가 늘어서 포기못하는 상태 지속했다 하더라고. 완전 고구마 삼류 BL소설이 따로 없다니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