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시1 끝물까지 대검 키우다가 기사 나오고 직변한 모붕이다.
취향이 큰 무기라서 본가에서도 자이언트 키웠고,
마영전에서도 카록, 벨 키웠고
모비노기에서도 자연스럽게 대검 키웠다.
(물론 초반에 잠시 다른 직업 사기일것 같아서 잠시 찍먹 하긴 했다.)
모비노기 대붕이는 생존력은 좋은데 딜량은 좀 애매한 것같고,
애매한 딜량으로 하느니 차라리 딜은 비슷하지만 파티 기여라도 하는
기사로 가자고 생각해서 기사로 왔음.
사실 예전에 테라 할때 창기사(탱커)를 재밌게 했던 기억이 있어서
모비 기사가 딱 비슷한 컨셉 (창+방패+탱커+콕콕 쑤시는 스킬) 이라
이쪽으로 넘어 온 것도 없지 않아 있다.
그런데 게임을 하면 할수록 모비노기의 탱커는
내가 알던 탱커랑은 너무나도 다르다는 사실만을 깨닫게 되었다.
일반적인 MMORPG에서 탱커는 단순히 안 죽는 직업이 아니다.
에버퀘스트, DAOC, 와우로 이어지는 MMORPG의 탱커는
보스의 어그로를 잡고, 방향을 고정하고, 위험한 패턴을 받아내면서
파티가 안정적으로 딜할 수 있게 만드는 역할이었다.
고전 한국 온라인 게임에서도 비슷했다.
리니지, 바람의나라, 라그나로크 처럼 고전 게임에서도
이름은 탱커가 아니어도 앞에서 버티고, 몹을 잡아두고,
파티가 사냥할 판을 깔아주는 “몸빵” 역할은 분명히 있었다.
결국 탱커란 단순히 단단하기만 한 직업이 아니라,
파티 전체를 덜 흔들리게 만드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모비노기에서 탱커는 이 역할이 너무 흐릿하다.
시즌0 때 빙결술사가 “빙얼빙얼” 소리를 들었던 것도
단순히 딜이 약해서만은 아니었다.
탱커가 앞에서 버틴다고 해서 파티가 확 편해지는 것도 아니고,
보스 패턴을 혼자서 정리하는 것도 아니고,
탱커가 꼭 있어야만 가능한 것도 아니었다.
그냥 잘 안죽음 청년1 일 뿐이었다.
시즌1에서 탱커 입지가 잠깐 높아진 것도
탱커라서가 아니라 브레이크 익스텐드가 좋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탱커가 필요해졌다”가 아니라
“브익 가진 애가 필요해졌다”에 가까웠다.
오죽하면 브익싸개라는 말을 할까.
문제는 지금 시2에는 그 브익마저 너프됐고,
브레이크가 안 걸리거는 보스들도 계속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면 탱커는 다시 원래 질문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얘를 왜 데려감?”
탱커가 탱커라서 가치 있는 게 아니라,
브익이 필요할 때만 임시로 취업하는 구조라면
그건 역할 설계가 잘못된 거라고 본다.
탱커는 딜러보다 딜이 낮을 수 있다. 그건 당연하다.
그런데 딜이 낮은 대신 파티 안정성, 디버프, 브레이크, 피해 감소 같은
확실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
지금은 그 교환이 제대로 성립하지 않는다.
물론 모비노기가 모바일 게임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PC 처럼 어그로 관리, 정교한 위치 조정, 장시간 집중을
요구하는 레이드 기믹을 넣기는 어려운 점은 이해한다.
화면도 작고, 조작도 제한적이고, 전투 템포도 빠르다.
그러니 순수하게 맞고 버티기만 하는 정통 탱커를 만들기는 힘들 수 있다.
나도 모비노기에서 와우식 메인탱을 하게 해달라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이 게임에는 순수 탱커보다 서브딜, 디버프, 브레이크, 파티 보호에
탱커 역할이 한 스푼 정도 섞인 전방 지원형 직업이 더 맞다고 본다.
특히 방깎 디버프 쪽은 정리가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은 방깎 관련 룬을 탱커가 아닌 직업도 쓸 수 있고,
일반 딜러 스킬에도 방깎 디버프가 붙어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러면 탱커가 디버퍼로 설 자리도 애매해진다.
딜러는 딜도 센데 방깎까지 쓰고, 룬으로도 방깎을 챙길 수 있다면
안그래도 필요없는 탱커를 데려갈 이유가 더 줄어든다.
차라리 딜러 쪽 방깎은 대부분 본인에게만 적용되는 자버프 형태로 바꾸고,
파티 전체에 영향을 주는 방깎은 탱커의 전유물로 주는 편이 낫다고 본다.
딜러는 자기 딜을 극대화하고,
탱커는 파티 전체 딜 환경을 열어주는 식으로 역할을 나눠야 한다.
탱커가 없으면 못 깨는 게임이 될 필요는 없다.
그건 그것대로 피곤한 강제 메타가 된다.
하지만 탱커가 있으면 확실히 편하고,
안정적이고, 파티 딜도 조금 더 잘 나오게 만들어야 한다.
지금처럼 생존력만 있고 딜은 애매하고,
브익을 못쓰면 채용 이유도 같이 사라지는 구조로는 답이 없다.
모비노기 탱커에게 필요한 건 딜러를 이기는 딜이 아니다.
파티에 들어갔을 때 “얘가 있으니까 확실히 편하네”라는 존재 이유다.
그게 없으면 탱커가 아니라 튼튼하고 약한 딜러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