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몸이 눈처럼 새하얗고 두 눈이 붉게 빛나는 그린웜이 보고싶다

이미 색깔이 그린웜이 아니지만 종족이 그린웜이니까 그렇다고 치고



좋아하는 남자에게 항상 헤에 헤에 하면서 애교부리고 사과를 얻어먹는데

그 남자가 다른 여자랑 이야기하는 거 보고 표정이 얼어붙는거지

그 어린 얼굴에 걸맞지 읺은 증오와 분노가 어리기 시작하고



다음날 그 여자는 실종되어버림

그리고 그린웜이 사는 나무에 딱 사람 하나 크기의 새하얀 고치가 대롱대롱 매달려있는거지


남자가 물어보자 그린웜은 그저 사과랑 과일들 모아놓은 고치라고 설명하지만

그 고치는 꿈틀대며 안쪽에 뭔가 살아있는 것이 들어있는 듯 움직이고 있었어



남자가 불안한 예감을 못 견디고 고치를 찢어내자 그 안에서 새하얀 날개를 가진 빠삐용이 하나 끈적한 액체와 함께 쏟아져 나왔어

그리고 그 빠삐용의 얼굴은 어제 실종된 그 여자와 똑같았지



새하얀 그린웜이 나를 놔두고 다른 여자랑 이야기하니까 그렇게 된 거라고

나는 당신에게 응석부릴거라 영원히 어린 상태로 있을거지만

그 여자는 그냥 바로 빠삐용으로 만들어버렸다고, 아직 고치가 다 여물지 않았는데 찢어버렸으니 아마 며칠 뒤 깨어날거리고 소름끼치게 말하는 그린웜




그리고 남자가 어이 털린 얼굴로

이거 우리 엄마인데 대체 뭔 쌉소리냐고 하는 거임



소름끼치도록 차갑던 그린웜의 얼굴에 살기가 사라지고 뎃? 레후? 뭐라고 한 레후? 하고 멍청해지는거 보고싶다



며칠 뒤 흰색 빠삐용이 되어 깨어난 엄마는 아빠에게 더욱 집착하며 착정야스를 실시했고

아버지가 엄마에게 깔려 도움을 외치는 걸 눈물을 훔치며 무시하고 나온 아들

그리고 멍청한 표정으로 울먹이며



잘못한 레후
낯선 여자인 줄 알았던 레후
미워해도 되지만 떠나지 말아주는 레후 하고

잉잉 우는거 보고싶다



아들인 남자는 엄마가 결과적으로 지금 상황을 즐기고 있으니 딱히 상관은 안하겠지만

앞으로 함부로 납치하거나 해서 멀쩡한 사람 마물로 만들면 영원히 절교하겠다고 하고



그린웜은 열심히 고개 끄덕이며 눈물을 닦는거지



그리고 남자가 가져온 사과를 받아서 훌쩍이며 아삭거리고 남자는 그 옆에 앉아서

너는 진짜 그린웜인지 시로헤비인지 모르겠다고 탄식하는거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