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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츤데레는 자살로 혼내주자!


오늘도 얀챈에 뻘글을 싸지르는 얀붕이


사실 얀붕이에겐 남모를 취미가 하나 있었는데, 


그건 X아라에서 여자들이나 보는 로맨스판타지물을 보는 거였어


이상하게 여길지도 모르겠지만, 로판엔 얀붕이가 좋아하는 집착,후회물이 바글거렸거든


필력도 좋은편이였고, 다만 딱 한가지 문제가 있었으니


"왜 시발 맨날 꼬추밭이노 이기..............남녀만 바꿔주면 안되노?"


맞아, 얀순이가 얀붕이한테 집착해야지 보기 좋지, 그 반대는 구역질만 나왔지


얀붕이는 폰을 집어던지며 침대에 털썩 누웠지


"아.......로판 세계에 남녀역전해서 환생하고 싶다..............."


그리고 다음날, 얀붕이는 길가던 음주운전 트럭에 치여 사망했지


신이 젊은 나이에 요절한 얀붕이를 가엽게 여겼는지 얀붕이는 소원을 이루게 되었어


그건 바로 로판세계에 환생해 버린것이지!


심지어 그토록 바라던 남녀역전세계였어, 더러운 꼬추들을 안봐도 되는거였지


얀붕이는 제국의 명문 공작가의 공자로 태어났어


가족으로는 공작인 어머니, 그리고 전처 태생인 누나가 둘이 있었어


그들은 얀붕이를 매우 싫어했어, 얀붕이의 아버지인 후처가 패악질을 극심하게 부렸거든


두 누나를 학대하고, 공작이 진절머리가 날 정도로 패악질을 부리다가 쫒겨나고 탑에 유폐되었다 운지해 자살했지


그래서 그들은 그를 꼭 빼닮은 얀붕이를 매우 싫어하다 못해 증오하고, 방관하고, 또는 괴롭혔어


얀붕이가 어릴적 식사자리에 아침먹으러 나오면, 공작은 밥맛이 떨어진다며, 식사를 하지 않고 가버렸지


며칠뒤부터, 얀붕이가 식사자리에 나오는 일은 없게 되었어


가끔씩 복도에서 얀붕이를 마주치면 기분나쁘다듯이, 쯧 하고 혀를 차며 냉정하게 지나쳤지


아이에게 하기에는 너무한 태도였어


큰누나는 얀붕이를 볼때마다 정말 표정이 냉랭했어


그야말로 쓰레기를 보는 듯한 표정이였지


아이가 할 만한 작은 실수조차 경멸하며 사납게 꾸짖기를 서슴치 않았어


얀붕이는 처음에는 큰누나에게 놀아달라며 찾아왔지만, 


어느샌가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고 일부러 피하고 다니게 되었지


작은 누나는 장난끼가 많았는데, 그 못된 장난이 항상 얀붕이로 향했지


작게는 침대에 벌레를 잡아다 뿌리는 것부터, 2층에서 얀붕이에게 구정물을 붇는 정도였지만,       


심하게는 겨울에 얀붕이를 속여 창고에 가두고 몇시간을 방치해서 얼어죽을 뻔한 적도 있었어


그 외에도 수많은 장난을 치면서 알게 모르게 얀붕이를 괴롭혔지


공작은 방관과 경멸로, 큰누나는 증오로, 작은 눈나는 괴롭힘으로 얀붕이를 대했던거지


얀붕이가 개무시를 받으니 사용인들도 얀붕이를 깔보고, 


심지어 먹을것까지 지들이 처먹고 쓰레기 음식을 내주는 일까지 서슴치 않았지   


얀붕이에게 돌아가야 할 관리비용까지 의복같은 티나는 것을 제외하면 거의 다 횡령했어


생각보다 매운맛의 로판세계에 정신이 번쩍 든 얀붕이,


이때부터 얀붕이는 좆같음에 출가를 준비하게 되지,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자금마련이 우선이였어, 


남자가 약자인 이 세계에서 자신이 돈을 벌기도 그닥 마땅치 않았지


우선 얀붕이는 돈을 빌려줄 사람을 물색하던 끝에 약혼녀를 찾아가기로 했지


얀붕이의 약혼녀는 무려 제국의 황태녀, 로판에서 약방의 감초같은 필수캐였지


일단 얀붕이는 제국의 미혼자 중 황자를 제외하면 가장 신분이 높은 존재였고, 


그런 얀붕이가 황태녀와 약혼한 것은 이상한 일도 아니였지 


그런데 황태녀는 얀붕이를 허영심만 많은 남자라고 경멸했어


신분과 가세만 믿고 날뛰는 남자들을 황태녀는 싫어했고 얀붕이도 그런 부류라 생각했지


그래서 약혼자로서 갖는 정기적인 자리도 얀붕이를 바쁘다며 소박맞혀 놓거나,


대면하더라도 그 자리에서 아무말도 없이 서류만 보다가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매정하게 가버렸지


어느순간부터 사교계에는 얀붕이는 찬밥신세라는 것이 쫙 퍼지게 되었어 


어쨋튼 황태녀는 얀붕이를 조롱하며 돈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매몰차게 거절했지


공작가가 가진 재산이 얼마인데 그것조차 부족해 나한테까지 돈이나 비리고 다니냐며 말이야


이 새끼가 돈 빌려주기 싫으면 없다고 하면 되지, 


남 신경만 박박 긁는 황태녀에게 속으로 쌍욕을 박으며, 얀붕이는 처량하게 황궁을 떠났어  


그 모습에 사실 황태녀는 얀붕이에게 너무 모질게 군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어


사실 자신이 약혼녀로서 얀붕이에게 해준 것은 아무것도 없었지


그깟 푼돈 그냥 줘버려도 그만이였겠지만, 


이참에 버릇을 단단히 들여놔야 부마가 되더라도 사치벽이 도지지 않을것이라는 생각에 


결국 돈이 얀붕이에게 가는 일은 없었지


얀붕이는 고민에 잠겼어, 이쯤되면 로판을 읽으면서 얻은 지식을 써야할듯했어


보통 여기서 여주인공은 뭔가 말같지도 않은 사업을 대충 벌려놓고, 


도중에 협력자 남주를 만나 어장관리하면서 어물쩍 사업도 대성공하는게 기본 패턴이였지


하지만 현실은 시궁창이였지, 그딴 짓거리를 했다간 엄동설한에 얼어죽기 딱 좋았어 


그러면 혹시 자신한테 정령사나 마법사의 재능같은거라도 있으려나?


보통 기본적으로 이런거 하나씩은 달고 나오던데.......


그러다 마탑같은 곳에 들어가서 남주만나고 썸도 타고 어장관리하고


얀붕이는 혹시 몰라 어떻게든 스승을 구해보았지만, 


너의 재능은 지렁이 수준이니 다른 것을 노력해보란 말만 들을 뿐이였어


그럼 결국 검술밖에 없었어, 얀붕이는 그거라도 미친듯이 수련했지


여기사들이 외톨이 공자를 비웃었지만, 얀붕이는 꿋꿋이 수련을 멈추지 않았지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얀붕이는 17살이 되었지


시간이 지나자 가족들의 적의도 많이 누그러졌어


가끔씩 마주칠 때마다, 달라진 그들의 반응을 느낄 수 있었지


공작은 요즘들어 나이먹고 아들의 애교가 고파진듯했어


다른 귀족들이 공작에게 자기 아들은 애교가 너무 많아서 가끔 민망할 지경이다, 


어머니라고 부르라고 해도 애가 버릇을 못고치고 계속 엄마라 부른다라며  


지 아들자랑을 신나게 떠벌려대며 공작에게 비틱질을 해대니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


하지만 얀붕이는 공작을 보면 엄마는 커녕 공작님이라고 깍듯이 부르기만 했지


다 본인 업보긴 하지만 말이야


그나마 있는 딸내미들은 자기 닮아 냉랭하거나 말썽만 피워서 예뻐할래야 예뻐할 수가 없었지


두 자매도 마찬가지였어, 머리가 어느정도 크고 나니 얀붕이가 별 잘못한게 없었다고 깨닫는거였지


나쁜것은 얀붕이의 아버지였을 뿐, 아이에게 무슨 죄가 있었겠어


하지만 이미 틀어질 대로 틀어진 사이는 쉽게 매꿀 수 없었지


둘다 자존심도 강한 성격이였기에 막상 사과하려 해도 나오는 것은 가시돋친 말 뿐이였어


뒤돌아서는 내가 왜 그랬을까, 후회하면서도 매번 그런식이였지


가끔씩 제 친구들이 남동생을 데려와 사이 좋은 모습을 보여줄 때마다 자매는 더 부러웠어


'저 애보다 얀붕이가 훨씬 더 잘생겼고 귀여운데..........'


'우리 얀붕이가 애교를 부려주면 저 애보다 훨씬 더 설래겠지.........'


하지만 뿌린대로 거두는 법, 


가시덩굴의 씨를 뿌리고 호박이 자라는 것을 바라는 것은 욕심이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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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째 연무장에 개근중인 얀붕이, 오늘도 홀로 떨어져 열심히 검술을 수련하고 있었지


그런데, 요새 주위를 서성이며, 자신을 귀찮게 하는 사람이 있었어


그건 큰누나였지, 관심없는 척 슬쩍 다가와서 자신의 검술을 지적하고 가는 거야


더 짜증나는건 그게 또 정확한 조언이였다는 거지, 


실제로 큰누나는 제국 내에서도 내노라 하는 매우 뛰어난 기사였어


하지만 얀붕이 눈에는 괜히 또 시비걸려고 하는것으로 밖에 안보였지


그녀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동생과 화해하고 싶었던 표현이였지만,


이미 깊어진 감정의 골은 그정도로 매꿔지지 않았어


곪을대로 곪은 상처는 약을 먹는다고 나을 것이 아니였지,


과감한 수술로 고름을 짜내지 않는 한 말이야.


그것을 좀 더 공작가의 여자들을 빨리 알아챘어야 했어


어느날부터 얀붕이는 연무장에 나타나지 않았어


뿐만아니라 방 밖으로 나가는 일 조차 드물어졌지


분명히 같은 집안에 사는데 도저히 마주칠 일이 없어졌어


식사자리도 나오지 않은지 10년이 다 되어가니 얀붕이를 만날 명분조차 없었지


결국 공작과 두딸은 얀붕이의 담당 시종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게 아니냐고 캐물었지


하지만 시종들은 얀붕이와 공작이 직접 대화하는 것을 매우 두려워했어


횡령 및 자신들이 그동안 얀붕이에게 한 행동이 알려지는 것을 막으려 했지


그래서 그들은 아무문제가 없다며, 그저 독서에 빠지신 것 뿐이라고 변명했어


방안에서 얀붕이가 꾸미는 계획을 대충은 알고 있음에도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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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황태녀도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고 있었어


어느 순간부터 얀붕이가 자신을 찾아오는 일이 전혀 없게 된거야


항상 꾸역꾸역 자신이 냉대를 해도 칼같이 찾아왔던 얀붕이가 요즘들어 그림자 조차 보이지 않았지


처음엔 자신이 관심을 안 가져주니, 전략을 바꾼것인가 하며 비웃었지만,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몇 주가 지나고 몇 달이 지나도 들려오는 소식이 없었어


심지어 사교계에서도 얀붕이를 봤다는 얘기가 전혀 안들려왔지


초조해진 황태녀는 처음으로 자존심을 접고 먼저 얀붕이에게 안부를 묻기로 했어


그리고 얼마뒤, 돌아온 소식은 충격적인 것이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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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붕이는 사실 어렸을때부터 이 망할 집안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어


로판이고 나발이고 정내미가 이미 다 떨어져 버렸지 


돈을 벌 방법도 이미 생각을 해 놓은 상태였어, 생각보다 아주 간단한 방법이였지


돈과 즐거움 두마리의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 말이야


그런데 만약 여기가 정말로 일반적인 로판 세계관이라면, 


자신이 떠나고 혹시나 가족과 약혼자가 후회+집착하면서 쫒아오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또 해봤지


물론 저 냉랭한 인간들이 그럴것 같지는 않았지만 혹시 또 모르잖아?


로판이건 얀데레건 보는게 재밌는거지 막상 자신이 당해보니 그냥 시발이였지


그렇게 얀붕이는 지혜를 짜내어 완벽한 위장 탈출 계획을 세웠지


마침 공작가 주변에 큰 강이 하나 흐르고 있었는데 이걸 이용하기로 했어


강에 투신자살한것처럼 유서를 써놓고 몰래 빠져나가면 끝!

 

어차피 그 인간들은 자신이 죽어도 그냥 장례식이나 대충 치르고 말겠지 


사실 이 짓거리도 뻘짓에 가깝지만 만에 하나 보험에 가까웠어


실행 시간은 늦은 밤으로 하기로 했지


그런데 문제가 또 있었어, 바로 공작가의 경비였지


마당까지 나오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남자인 자신이 밤 늦게 나가는 것도 여려울 뿐더러


만약허가를 받아도 공작가의 기사들이 따라붙는 것을 피하긴 힘들었지.


마법까지 걸려 있기에 월담도 힘들었어


기사들의 목을 손날로 퍽 치고 기절시킨 다음에 빠져나가는 것은 


제발 나좀 잡아주세요라고 광고하는 것과 같았지


짱구를 굴리던 얀붕이는 시녀로 여장하는 방법을 쓰기로 했어


들어오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나가는 것은 그리 철저하지 않겠지


군머에서도 위병소 근무중에 밖에서 들어오는 사람이나 신원확인하지,


나가는 간부한테 그냥 대충 경례때려박고 말잖아?

 

아님말고


어쨋튼 그걸 노리고 얀붕이는 계획을 실행에 옮겼지


늦은 밤, 준비한 시녀복으로 갈아입은 얀붕이는 자연스럽게 저택을 빠져나가, 


경비들에게 도련님의 심부름이 있다면서, 정 못믿겠다면 도련님께 물어보라고 뻥을 치고 나갔지


이제 저 경비들은 짤리겠지만, 평소에 자신에게 무례하게 행동했기에 얀붕이는 오히려 고소했어


목표 지점인 대교까지 간 얀붕이는,


준비해놓은 신발을 올려놓고 그 아래에 유서한장을 남겼놓았지 


그리고 자신만의 삶을 살기 위해 어디론가 유유히 사라져버린거야


다음날 아침, 시녀들은 기겁하지 않을 수 없었어


얀붕이가 감쪽같이 사라졌거든, 그들은 하루를 꼬박 찾았지만 어딜가도 얀붕이가 보이지 않았어


그렇다고 공작에게 알리자니 자신들의 잘못을 들킬까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중,


그게 마침 공작의 눈에 딱 걸려버린것지


그제야 얀붕이의 처참한 상태의 방을 확인하고, 


더불어 실종사건까지 알게된 공작은 즉시 기사들을 풀어 공작령을 샅샅이 수색했지


두 자매도 놀라 직접 기사들을 이끌고 열심히 주위를 수색했어


불길한 예감은 항상 맞는 법이였지


얼마뒤, 발견된 것은 얀붕이의 것으로 추정되는 신발 한 켤례


그리고 조그만한 종이봉투였지


이를 아드득 물고, 손을 떨며 열어본 종이에 적힌 내용은 결코 믿고 싶지 않은 것이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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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제국력 XXX.5.23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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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바로 얀붕이가 남긴 유서


이별은 바람처럼 말없이 찾아오는 법이지







이번엔 비슷한 주제로 2개를 동시연재하려고 함

사실 예전에 써놓은건데 올릴까 말까 고민하다 일단 지르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