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품화 게임에 무슨 헛소리냐고?

그렇게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게임 캐릭터들의 복장은 단순한 성상품화가 아닌, 고도로 은유화된 성평등의 표현법이다.

이에 관해서는 후반부에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일단 주인공 그룹부터 굉장히 정치적으로 올바르다.

한번 보자.




시각장애인




시각장애 + 정신병






시각장애 + 비만





흑인






이럴 수가...정말 무시무시하다. 하나같이 쭉쭉빵빵한 미남미녀만 등장하는 미개한 게임들에 비하면

라스트오리진은 정말 더없이 올바른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적은 어떨까?





PC주의에서 타파해야할 1순위, 즉 노인+백인+권력자다. 게다가 자기네 7명 (모두 남성!!!)끼리 권력을 독식하며 여성들의 사회 진출을 막고있다. 유리천장 그 자체다.

심지어 옆의 비서의 복장과 단추를 닮은 몰래카메라 렌즈를 보아하니 성범죄자이기까지 하다.








(그림이 없어 아쉬운) "철의 교황"은 어떤가?

아주 노골적이다.

이름부터 교황, 즉 기독교를 암시함과 동시에 이슬람교, 불교 등 다른 종교들을 배척하는 배타주의적 캐릭터이다.

게다가 다른 원소도 많은데 굳이 "철"인 이유가 뭘까?


생리혈의 주요 성분인 철분을 암시하는게 틀림없다.

반이슬람주의를 넘어 여성혐오적 색채를 띄는, 그야말로 "악의 축"이다.







이새끼는 더하다.

"철의 왕자"란다. 철의 의미는 이미 다뤘으니 생략하도록 하자.

왕자는 뭘까? 권력이다. 남성 + 권력이다. 

이정도면 단세포 아메바도 눈치챌 것이다. 철의 왕자는 곧 살아있는 유리천장이나 마찬가지라고...


우리의 PC 주인공들이 저 셋의 뚝배기를 깰 때, 여권신장과 종교의 자유, 계급의 평등함이 실현되는 것이다.






혹자는 반문할 수 있다. "PC게임이라면서 동성애는 어디있냐"고. 

맞는 말이다. 동성애가 없는 PC? 차라리 날씬한 페미니스트가 더 어울리는 말이리라.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간단한 문제이며, 동시에 개발진의 심오한 철학을 엿볼 기회가 된다.




잘 보자. 이 게임에는 남자가 없다.

주인공이 남자라고?




말은 똑바로 하자. 주인공은 "수컷"이다.



즉 지구상에는 오직 여성뿐이다. 

이건 기본적으로 진정한 여권신장을 의미한다. 남성인권과 여성인권이 반비례하는건 기본적인 상식이다.

남성이 없다는 건 남성인권이 0으로 수렴한다는 뜻이고, 따라서 여성인권은 무한대로 발산한다.




앞에서 다룬 성상품화 문제도 해결된다.

남자가 없는데 어떻게 성상품화가 가능한가?

그녀들의 다채로운 의복은 스스로를 표현하는 자유, 그리고 꾸밈노동에서 벗어나는 탈코르셋을 은유하는 장치이다.

기본적으로 탈브래지어 운동이 널리 확산된 사회 환경에 관해서는 구태여 설명을 붙이지 않겠다.




그리고 동성애에 관한 문제도 해결된다.

여자밖에 없는데 동성애/이성애가 무슨 상관이 있는가?

모두 평등하게, 기본적으로 여성혐오적일수밖에 없는 감정인 "사랑"을 버리고 진정한 인류 화합을 나아가는 주인공들을 묘사한게 틀림없다.



라스트오리진은 지금까지 동성애만 다루면서 얄팍하게 PC게임임을 자처해오던 여타 게임과는 다르게,

소외받던 "무성애자"의 인권을 정면으로 다루는 그야말로 시대를 앞서간 게임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