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라이브


우리 또래의 학생들이라면 관심을 가질 만한

미신이 학교에서 퍼지고 있었다.


‘죽은 사람들 중에서 삶에 미련이나 집착을 가진 사람들이 되살아나서 생전의 미련을 풀기위한 3일의 시간을 보장받아 성불한다.‘


라는 이상한 미신이었다.


며칠동안 학교에선 그 이상한 미신에 대한 반 아이들의 목소리로 떠들썩했다.


반의 아이들중 몇몇은 되살아난 사람을 직접 봤다고 주장했고, 

그 일들은 정말로 있었던 일이라고 말했지만.


정작 다른 아이들은

그 이야기를 들어주기는 커녕 얼토당토않는 말을 한다며 무시하기도 했고,

오히려 “이야기 좀 그만지어내라”라며 따지는 아이들도 종종 있었다.


 나 또한, 그 아이들이 꿈에서 일어난 일을

현실과 혼동하며 말하고 있는것이 아닌지 생각했지만,

한두명이 말하는 얘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약간 반신반의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도 그럴것이 그들이 봤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 사람들이 생전에 친하게 지냈던

친구이거나,

가족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번 달부터 그런 이상한 미신으로

학교가 떠들썩 한 것은 오히려 나에게

마치 저번달에 일어났던 일이 없었던 일이라고

착각하게 만들어주는 뜻밖의 좋은 일이라고 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저번 달에 나는

내 소꿉친구이자,

첫사랑인

얀순이에게 뭣도 모르고 고백했다가,

차인 이후로 학교에서 후붕이의 괴롭힘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분명, 어렸을때부터 같이 지내면서

내 나름대로 얀순이와의 관계가

서로 사귀어도 괜찮을 만큼

가깝다고 생각했던 나였지만...


불행히도, 그것은 완전히 나의 잘못된 착각이었다.


특히나 불행했던 것은

내가 얀순이에게 나의 마음을 고백했던 시간이,

우리 학교에서 안 좋은 소문이 자자하지만 잘생긴,

소위 우리 학교에서 ‘양아치’라고 불리는

후붕이가 얀순이에게 고백하는 시간과

완벽하게 일치했기 때문이었다.


그 때, 나와 후붕이에게 동시에 고백받은

얀순이는 한번 내 쪽을 힐끔 보더니

기분 나쁘다는 듯이 인상을 확 찌푸렸다.


그것도 표정도 잠시, 얀순이는 어째서인지

나를 아예 없는 사람 취급하듯이 무시하고는

활짝 미소지으며 후붕이의 고백을 받아주었다.


그리고, 그 날 이후로

인사를 해도 받아주지 않고,

말을 걸어봐도 무시하고, 

심지어 한번은 후붕이를 시켜서 화장실에서

나를 때리게 하는 등...

나를 대하는 그녀의 태도는 도저히 소꿉친구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최악이었다.


확실하진 않지만 후붕이의 고백을 받은

얀순이에게, 분명 나의 고백은

그녀 자신에 대한 모욕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어울리지 않게 소꿉친구라는 이유

그 하나만으로 얀순이와 고백했던 사실이,

후붕이는 자신에 대한 무시라고 생각했는지.


그 날 이후로 얀순이가 시키지 않아도 나를 집요하게 괴롭혔다.


학교의 다른 아이들에게도 후붕이가 언질을 미리 주었는지는 몰라도.


처참하게 피멍이 들 정도로 일방적으로

맞고있는 나에게 눈길을 주는 사람은

잠깐동안 나를 보며 통쾌하다는 듯이 웃는

얀순이 외에는 없었고.


내가 맞고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내 주변에 후붕이를 말리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그렇게 저번달 내내, 나는 후붕이에게

일방적으로 맞으며 학교생활을 보냈다. 


그 날 이후로 매일매일 피멍이 들은 채로

집에 돌아간 나는 부모님에게,

아이들이랑 운동하다가 다쳤다는,

그런 말도 안되는 거짓말을 하며

간신히 부모님을 속이는 날만이 계속되었다.


그러다가 오늘


딱 한 달이 지나고 학교에 가니, 

오늘부터 거짓말처럼 그날 이후로

나에게 하루도 빠짐 없이 계속 왔었던 후붕이가

내 반으로 오지 않았고. 


나는 예전과 같은 학교생활을 하나 싶었지만. 


나를 무시하며 없는 사람 취급하는 시선은

이제 얀순이뿐만이 아니라 모두가 가지게 되었다.


시간은 어느덧 귀가시간이 되었고,

혹시라도 후붕이가 나를 다시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나는 누구보다도 빠르게 가방을 메고 학교를 나왔다.


학교에서 무시를 받는 것은 예전과 여전했지만,

어느 한편으로는 마음이 한결 편해진 나는

오늘 하루도 이제 끝이구나 집에나 빨리 가자, 라고 생각하며 발걸음을 옮겼고

벌써 어두워진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나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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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스토리 구상해봤는데 이대로 가면 3편정도 길이로 갈듯, 더 길어질 수도 있지만 어떰?


+ 약간의 수정, 묘사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