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데레가 한명이어도 힘들어 죽을텐데 만약 둘이라면 어떨까?


낮부터 저녁까지 나를 닦달하는 낙하산출신 전 여친인 직장상사

그리고 또 한명은 밤부터 아침까지 내게 달라붙는 생면부지의 

스토커 이렇게 24시간 얀데레들에게 시달리는거야 



이른 아침부터 회사에 출근해 탕비실에서 시체처럼 커피를

타고있으면 전 여자친구가 실실 웃으면서 내게 다가오는거야 


자기는 쿨하다며 내 의견을 존중해 주겠다고 헤어진건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며 2달이 넘도록 전혀 바뀌지않는 멘트로 

내게 말을 걸며 내가 마실 커피를 뺏은 뒤 침을 주르륵 뱉어넣는거야 


마음같아선 싱크대에 부워버리고 싶지만 뒤틀린 심성을 가진

전 여자친구의 심기를 건드려봤자 좋은일이 생기지 않을거라는 

사실을 잘 알고있기에 속으로 오만상을 찌푸려가며 커피를 

한모금 마신 뒤 덤덤하게 자리로 돌아와 책상 구석에 커피를

쑤셔둔 채 일을 하는거지 



오후 6시 모두들 칼퇴근이라며 신나라 집으로 돌아가지만 

사무실에는 전 여자친구와 나만 남아 어두운 사무실에서 

어디서 튀어나온지 모를 잔업들을 처리하고 있었어



이따금씩 전 여자친구가 내게 다가와 능청을 부리며 지금이라도 

반성하면 다시 자기와 사귈 기회를 주겠다고 반협박을 하지만 

내가 너같은 년이랑 사귀어서 수명이 반토막 나느니 하루 빨리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해버리겠다는 마인드로


겨우겨우 졸음을 무찔러가며 남은 잔업을 처리해 버린 뒤 

도망치듯 퇴근하는거야


 



그렇게 죽을듯한 몸을 이끌고 거의 막차를 탄뒤 집으로 돌아왔는데 

집앞에 발길을 멈추자 집안에서 맛있는냄새가 새어나오는거야 



혹시 엄마가 내 집에 들렀나 싶어서 불빛이 새어나오는 

현관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서니 생판 처음보는 여자가 

내 집에서 요리를 하고 있는거야 


마침 식사준비가 다 되었으니 내게 손씻고 식사부터 하라며

사뿐사뿐 내게 다가와 외투를 벗기며 살갑게 구는 여자 


입으로는 분명 누구인지 따져야 하는데 너무나 당당한 

그녀의 태도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어딘가 홀린듯한 

기분으로 그녀가 먹여주는 식사를 받아먹는거야 


처음보는 사이인데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전부 다 

꿰뚫어보는 듯 한 여자가 차린 식탁 메뉴에 


어떻게 알고 이런 진수성찬을 준비했냐 물어보니

힘껏 기뻐하며 예전부터 꾸준히 내가 내다버리는 

쓰레기봉투를 뒤져가며 어떤 음식을 선호했는지

분석했다고 자신있게 대답하는 여자



속으로는 미친년이라고 욕하면서도 고마운건지 어이가

없는건지 대꾸한마디 못하고 조용히 여자가 먹여주는

음식을 받아먹고



식사를 마치니 미칠듯이 졸음이 쏟아져와 빠르게 

샤워를 끝마치고 여자 생각은 뒷전인 채 방불을 끄고

침대에 누우니 언제 있었냐는듯 이불속에서 꼬물꼬물

애벌레처럼 달라붙어 내게 뭐 잊은게 없냐고 물어보는

얀데레



순간 깜짝놀라 침대 밖으로 떨어질 뻔 했지만 나를 붙잡고

다시 이불속으로 데려와 나를 포옹한 채 놓아주지않는 얀데레


내 머리를 강아지 쓰다듬듯 쓰다듬어주고 거의 잠들어가는

내 얼굴에 자기 얼굴을 문대어가며 마구 귀여워해 주다가

내게 잘자라며 토닥토닥 자장가를 불러주는 얀데레


그렇게 시달리듯 잠을 자다가 아침이 되니 얀데레는 온데간데 

없었고 남은 흔적이라곤 정성스럽게 차려진 따뜻한 아침식사와 

나를 위해 준비한 도시락뿐이었어



그렇게 도시락을 싸들고 회사에 출근해 탕비실에서 커피를

타려는데 어김없이 전 여자친구가 나타나 내 자리에 두었던

도시락통을 멋대로 가져와 내게 보이며 입술을 꽉 깨문 채 


도시락 만들어 오는것에 취미가 들렸나며 도시락을 마구잡이로

흔들어대 내용물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린 뒤 


오늘 점심은 밖에서 다같이 먹기로 한걸 잊었냐며 내게 

꼽을 주면서 쓰레기통에 내용물을 쏟아부어 버리고 


내 머리채를 세게 붙잡고 한참동안 내 체취를 맡아대다가 

무언가 이상을 감지했는지 그 사이에 다른 젖비린내 나는년으로 

갈아탔냐며 


죽일 듯 노려보다 이내 눈빛을 가다듬으며 금요일이니

오늘 놀러가도 되냐며 마침 자기한테 비싼 와인이 선물로 

들어왔으니 오랜만에 한잔하자며 내게 강압적으로 물어보는


뭐 그런거 없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