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라이브

"그..그래?"






"응..."






"아니야 몰랐던 내가 바보지 뭐..."






"괜찮아...내가 말을 했어야 됬는데.."






"아니야...잘 들어가.."






"그래...잘 들어가고..."






나는 오늘 짝사랑한 상대에게 고백을 했다.

 

차였다....






"하......"






시간은 어느덧 새벽이 넘었고, 나는 집에서 술이라도 해야겠단 생각에 편의점으로 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과 후배인 예준이를 만났다.






"어! 준우 선배! 이 늦은 시간에 다보고 별일이네요?"






"어..응...그래 별일이네;;"






"안색이 안좋으신데 괜찮으신 거죠?"






"내가 항상 그랬지, 처음보냐"






"에이 그래도 오늘은 뭔가 좀 다르단 말이에여"






"난 술만 사고 갈꺼니까 너도 빨리 집가라"






"그럼 선배 저랑 같이 마셔요ㅎㅎ"






"거절할께"






"에이 이렇게 귀여운 후배가 말동무 해준다는데 이걸 거절한다구요?"





예준이가 내 팔을 자신에 가슴과 밀착 시킨채





"에이 선배 그러지 말고 같이 가요~"






"그래 그래 니 성격을 누가 말리냐, 따라올꺼면 빨리 와"






"ㅎㅎ 신난다"






그렇게 나는 예준이와 함께 내 자취방으로 향했다.


우리 집안은 꽤나 잘살았기 때문에 부모님이 자취방을 꽤 넓은 빌라로 잡아주셨다.






"여기가 선배 집인가요? 생각한것보다 넓고 깨끗하네요?"






"그게 선배 집에 맘대로 와 놓고 할소리냐"






"헤헷 장난 칠수도 있죠 뭐"






예준이는 매우 밝은 후배다. 아니 좀 특이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예준이는 자신이 밝다는걸 과시하듯이 항상 웃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예준이는 웃는 표정 말곤 다른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예준이의 다른 표정을 같은 과 사람들도 본적이 없으며, 가장 가까이 지낸 나조차도 예준이의 웃는 표정밖에 보질 못했다.


사람들이 예준이의 다른 표정을 보기 위해 짖궂은 장난을 쳐도 예준이는 웃는 표정 그대로 였다. 


여러번의 장난이 있었지만 1의 표정변화도 없자 사람들은 병있는 사람 취급 하듯이 예준이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하지만 난 가깝게 지낸 만큼 좋은 선배로 남아있고 싶어 예준이를 감싸며 짖궂은 장난을 치는 녀석들을 혼냈다.


예준이 또한 내 뒤에 착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았었다. 그래도 내게 의지를 하는구나 싶어 뿌듯하기도 했다.


과 사람들은 예준이가 너를 잘따르는데 혹시 마음있는거 아니냐고 자주 물어봤다.


나는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기에, 애써 부정했다.






"선배 빨리 마시자고요! 오늘 안재울꺼니깐ㅋㅋ"






"야, 아무리 오늘이 주말이라도 그렇지 너도 집은 가야할꺼 아니야"






"에이 이미 새벽이고~ 막차도 끊겼는데~ 하루 정도는 재워줄수 있잖아여~"






"너 그거 노리고 온거지"






"ㅎ 역시 선배는 너무 둔해요"






"못하는 말이 없냐;; 화장실 갖다 올테니 세팅 해둬라"






"네 네~"






그렇게 화장실을 갖다 온 뒤 


우린 각자 맥주를 까며 마시기 시작했다.


계속 마시다 보니 어느정도 취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나는 오늘 일을 예준이에게 털어 놓았다.

 

예준이의 표정이 조금 진지 해졌다.






"그럼 희선 선배와는 계속 친구인거죠?"






"응..."






"그럼 선배 저랑 사귈...래..요?"






순간 내가 취해서 잘못 들은건가 싶었다.


예준이가 내곁으로 다가오더니, 내 팔에 기대기 시작했다.


나는 당황스러워서 예준이를 떼어놓았다.






"왜 그래요 선배...


선배는...저 싫어요..?"






"그건 아니야, 하지만 이건 아닌거 같에..."






"뭐가 아니에요, 전 이 순간만을 기다려 왔다고요.."






"ㅁ..뭐?"






"선배가 옛날 부터 희선선배를 좋아했던건 알고있었어요. 고백할것도 알고 있었고요. 


다른 사람들은 저를 진심으로 대하지 않았지만 선배만은 그러지 않았어요. 저도 처음에는 애써 부정했어요.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이젠 확신했어요. 이 감정은 제가 선배를 좋아하기에 나온거라는걸요.


그리고 저는 이제 더 이상 뒤에서 보고만 있지 않을꺼에요. 저랑 사귀어 주세요"







예준이의 마음은 어느정도 알고 있었다. 나는 예준이의 웃는 표정이외에는 다른 감정표현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내 곁에 있는 시간이 늘어 나면서 예준이가 들어나는 감정들이(나한테만) 많아 졌다. 


내가 웃으면서 쳐다보면 부끄러워 하면서 고개를 돌리거나,


생일을 챙겨주었을때 금방이라도 날아갈것같은 표정, 위로해주었을때 나의 품에서 눈물을 흘리던 예준이..


그런 예준이의 마음을 난 알면서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예준아 난 아직 생각을 정리 하질 못했어.."






"어차피 선배 희선 선배 한명만 보고 대학까지 똑같은 곳으로 온거잖아요...그리고 오늘 차였구요...


제가 말했잖아요. 더 이상 저는 뒤에서 보고만 있지 않을꺼라구요.."






"예준아... 나ㄴㅡㄴㅇ브으븝읍으"






예준이가 나한테 달려들며 딥키스를 시전했다.


당황스럽다, 당장이라도 떼어놓고 싶다. 하지만 그렇게 두진 않았다.


예준이는 자신의 팔로 내 목을 감싸 안았고, 또한 두 다리로 내 허리를 옭아맸다.


절대로 놓아주지 않겠다는 각오였다.


서로의 혀가 맞닿아 감겨온다.


서로의 타액이 섞여 스며든다.


그렇게 기나긴 1분이 지났다.


서로의 입이 거리를 두었다.


거리를 둔 서로의 입에서 은색의 실이 희미하게 보였다.






"강예준 너!"






난 예준이를 거칠게 밀어냈다.






"이젠 제가 선배를 앞지를꺼에요! 선배는 제가 가질꺼라구요! 그러니까 제발...제 고백에 답해주세요..."






"난 답해 줄수 없..윽...머리가..."






머리가 아프다. 입이 벌어지지 않았다. 갑자기 시야가 흐려지기 시작했다.






"어차피 제 고백에 거절할꺼라곤 예상하고 있었어요 선배..."






예준이의 표정이 싸늘해졌다.






"가..강예..준...너.....!"






"안재울꺼라곤 했지만 계획이 바뀌었네요...


아침에 일어나시면 개운해질꺼에요...


그러니 아침에 뵈요..."


                 "선.배"






"씨...씨발..안돼...."







"선배를 누구보다 위하고 생각하고 지켜봐주고 사랑한건...오직 저...하나 뿐이에요...


희선 선배는 그거밖에 안되는 여자인거에요...이렇게 잘 대해주고 친철한 사람을 자신의 손으로 내쳤으니까요...


그것도 짝사랑한 상대를 말이에요...바보 같죠? 


선배를 내친 벌은 달게 받을꺼에요..."






의식이 끊기기전 예준이는 해맑게 웃으며 내 귀에 대고 말했다.






"이제 선배의 앞에는 제가 서있을꺼에요."





"제...발.."






그렇게 내 의식은 끊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