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라이브

"얀붕아, 얀붕아♡ 오늘은 진짜~ 기분좋게 해줄게 응?"


"내가 그말을 어떻게 믿어."



 이제 막 침대에 누으려고 하니 옆에 앉아있던 얀순이가 내 팔을 껴안고 아양을 떨었다. 몇달전까지 내 뒤를 스토킹하고 다니면서 지었던 소름돋는 표정과는 영 딴판의 귀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몇달전, 그녀에게 협박 비스무리한 고백을 승락한 이후로는 그런 무서운 표정을 본적은 거의 없었다. 어쩌다가 다른 여자와 대화할 일이 생길 때만 빼면...



 지금은 다행히도 얀순이와는 좋은 연인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얼마전부터 우리집에서 동거하고부터 더 사이가 좋아진것 같았다. 내가 다른 여자랑 접촉만 하지 않는다면 생각보다 얌전하고 나를 무엇보다도 아껴준다. 


 사실 어쩌면 얀순이의 귀여운 얼굴과 그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육감적인 몸매에 크게  반한 걸지도...



 하지만 이런 얀순이와의 연애생활에도 한가지 큰 문제점이 있다. 그리고 그 문제가 바로 얀순이가 저렇게 아양을 떨게하는 원인이다. 



"오늘은 다르다니까? 자 빨리 누워, 불 끈다?"



"잠깐 얀순아, 기다..."



 내말이 끝나기도 전에 얀순이가 재빠르게 침실의 불을끄고 다시 침대속으로 들어왔다. 



 그러고는 내 앞에 무릎 꿇고 앉아 자신의 상의를 자신있게 걷어 올렸다. 얀순이의 뽀얀 살갗과 앙증맞게 튀어나온 가슴이 어둠 속에서도 눈에 확 들어왔다. 



 이윽고 능숙한 손짓으로 내 잠옷의 단추를 착실히 풀어나갔다. 불과 2주전에 나와 첫경험을 가졌다고는 믿을 수 없을만큼 요염한 동작이었다. 지금 이 순간만 놓고 보면 밤새도록 침대위에서 나를 괴롭혀줄 것만 같았다.


 하지만 난 그게 나의 헛된 망상(혹은 바람)이란 것을 너무도 잘 안다. 내 단추가 전부 풀리고 3분은 지났을까?



"하아...하아.... 얀붕아♡ 조, 조금만 천천히..!"



방금전까지의 섹시하고 도발적인 여성은 어디가고 잔뜩 흐트러진 모습으로 눈물을 애써 참고 있는 얀순이가 내 앞에 누워있었다. 


여전히 색기넘치긴 하지만 방금까지의 치명적인 매력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모습이 귀여움을 넘어 미안하게 느껴졌다.



"괜찮아? 일단 뺄게."



"아, 안돼! 안 빼도 되니까... 그냥.. 흐읏♡"



"무리하지마. 벌써 2번은 간거 아니야? 너 지금 눈물 범벅이야." 



"그..그치만.."



시무룩해진 얀순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난 내 물건을 천천히 거두었다. 그 작은 움직임에도 허리가 움찔움찔 떨릴만큼 얀순이는 매우 민감한 상태다. 


 나도 사실 얀순이만큼이나 계속하고 싶었지만, 숨도 제대로 못쉬고 거의 울려고 하는 여자를 상대로 계속 허리를 움직이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래도 30분 정도 지나 겨우 정신을 차린 얀순이가 내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입으로 내 물건을 달래주었다. 너무 격렬해서 살짝 아프긴 했지만. 



 얀순이는 조루다. 여성 중에도 조루가 있다는 얘기는 얼핏들어 본 적 있지만 그게 얀순이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본인 말을 들어보면 혼자서 할 때는 말쩡한데 유독 나와 실전을 할 때면 온몸의 신경이 곤두서면서 지나칠 정도로 느껴버린다고 한다. 아무리 버티려고 해도 2-3분이 한계다. 



 첫날밤 이후, 매일 '오늘은 괜찮다'며 내게 관계를 요구해 오지만 결과는 늘 오늘과 비슷하게 처참했다. 그래도 최근에는 완전히 기절하지 않은걸 보면 조금은 나아진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오늘도 밤일을 마무리하고 나와 얀순이는 침대에 나란히 누워 잠이 오기를 기다렸다. 얀순이는 내 왼팔을 꼬옥 끌어 안고 내 쪽을 향해 누워있었다. 그녀의 따듯한 숨결이 내 팔뚝을 간지럽혔다. 



조용히 자고 있는 얀수이 모습은 마치 천사 같았다. 얀순이를 처음만났을 때부터 얼굴은 무척 귀여웠지만 종종 보여주는 나를 향한 집착은 꽤나 무서웠다. 화가났을 때 짓는 특유의 섬뜩한 미소는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돋는다.



 하지만 이렇게 가만히 자고 있는 얀순이라면 하루종일 쳐다봐도 질리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게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간 채로 얀순이 얼굴을 감상하고 있을 때,



"미안해 얀붕아... 오늘도 제대로 못끝냈네..."



자는 줄로만 알았던 얀순이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눈은 여전히 감고 있는 채였다.



"어...? 아, 아니야 괜찮아. 신경 쓰지마."



"그치만... 내가 먼저하자고 했잖아... 매일 이런식으로..."


"얀순아...?"



갑자기 무슨 감정이 북받쳤는지 얀순이가 울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첫날 밤에도 울먹거리면서 사과하긴했지만 이정도로 울음이 터진건 지금이 처음이다.



"흐윽... 얀붕아,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실망시켜서 미안해... 나 안버릴꺼지? 제발 나 버리지 말아줘... 제발 제발..."


무언가 그녀의 스위치를 건드리기라도 한 것마냥 방울방울 눈물을 흘리면서 그녀의 두려움 섞인 애원을 내게  쏟아냈다. 이런 적은 처음이라 어찌할 바를 몰랐다.



"내... 내가 왜 널 버려? 나 너 사랑하는거 알잖아?"



최대한 다정한 말투로 대답하며 얀순이를 꼬옥 끌어 안았다. 눈물로 촉촉해진 얀순이의 얼굴이 내 가슴에 파묻혔다. 



"나도 사랑해. 사랑해... 진짜 사랑해. 또 미안해..."



"안미안해도 돼. 진짜로."



"...진짜?"



"응"



"..."



"..."



"...고마워♡"



"어?"



어느새 눈물을 그친 얀순이가 얼굴을 들어 나를 올려다보며 미소지었다. 익숙한 저 표정에 나도 모르게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저기...얀순아?"



"나 갑자기 다시 하고 싶어졌어...♡"



얀순이가 수줍어하는 척하며 내 가슴을 쓰다듬었다. 본능적으로 몸을 뒤로 뺄려고 했지만 얀순이의 다리가 내 다리를 뱀처럼 휘감아 고정시켰다.



"이번에는 진짜 진짜 진짜 진짜로 다를꺼야!"


"하아..."


아무래도 오늘밤은 생각보다 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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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망상글 쓴거 심심해서 소설로 써봤음 


아직 글쓰는게 많이 미숙해서 양해부탁해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