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라이브

나는 대학원생임.


보통 대학생들이 잘못해서 끌려가는 곳이다. 혹은 양말을 받지 못한 개 노예 놈들이라고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대학원 안 간 사람들의 판타지 같은 거고 살잻ㄴ 교수에 따라 케바케긴 해도 기본적으로 대학원생들도 자율적으로 일함 실험 도중에 이런 뻘 글을 써도 될 정도로 말이지. 출퇴근 시간이 기본 10 to 10으로 일주일에 72시간 근무를 하지만, 이것도 딱히 교수가 강제하는 건 아니고 학생들이 자기 실험 결과를 내려고 스스로를 갉아먹고 있는 거임. 


실제로 대학원에 11년 동안 졸업 못하고 있는 개폐급 선배 자식은 할 줄 아는 일 이라고는 군부심 부리기(자기는 전문 연구 요원 출신이라 한 달 훈련 받은 게 전부지만..), 지리니2 혁명에다가 지른 과금 액 자랑하기 같은 진짜 쓸 데 없는 짓만 하고, 10시 출근 5시 퇴근에 주말 휴무 하는 워라밸 붕괴 급으로 즐겜 라이프를 즐김.


사족이 길었는데, 아무튼 기본적으로 대학원생들은 자율적으로 일한다는 거임, 나 같은 경우에도 실험 돌리는 동안 할 일이 없어서 운동 좋아하는 선배랑 같이 옆 건물 유틸리티 센터에서 1~2 시간 운동하고 오거나 해도 노터치임, 심지어 어느 시간에 가도 센터에서 운동하는 도비들도 많음.


그런데, 이렇게 자유롭게 근무하지만 딱 한 경우에는 강제 되는 일을 해야 할 때가 있음.


교수가 개입하는 경우지,


그냥 혼자서 일 잘하고 있는데 교수가 학회 갔다 뭔 헛소리를 들은 건지 알 수 없지만 뭔가 실험에 이것저것을 추가해 달래, 근데 쉬발 교수다 보니 학생이 말빨로는 반박을 못해, 아니 하는데 안 들어! 


특히 우리 교수가 좋아하는 말이 in principle이라는 말인데, 듣다보면 틀린 말은 아니야. 예를 들어 


"야야, xx야 이번에 중국에서 graphene heating 기술을 이용해서 액자 형태의 2차원 heater를 개발했다고 하더라, 그러니까 우리 실험실에서 네가 graphene의 thermal capacity가 낮은 것을 꼬집어서 우리가 사용하는 MOF 기술을 이용하면 더 효율 좋은 heating 기술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내용으로 논문을 써보자! in principle하게는 graphene보다 MOF의 thermal capacity가 더 좋잖아?"


같이 뭔가 틀린 말은 아닌데, 나랑은 전혀 상관 없는 일을 지시하고는 한단 말이지, 나는 simulation 관련이라 물질 합성 관련해서는 일을 거의 안 하는데!! 그런데 이런 상황이 이해가 되는 게 나는 물리 출신이고, 교수는 화공도 아닌 순수 화학과 출신이라 내가 하는게 정확히 뭔지를 몰라, 그냥 합성도 하니까 합성 할 수 있겠지, 정도로만 생각하는 거지.


그러니까 교수가 시킨건 어쩔 수 없이 해야 함. 실패해도 왜 실패 했는지에 대해서 정리를 해서 보여줘야 "어, 뭐.. 안 될 수도 있지" 라면서 자기가 뭘 시킨지도 모르면서 마치 '너가 실패한 거지 나는 틀리지 않음' 같은 개소리를 찍찍 내뱉는단 말임.


그래도 교수에 대해서 내부적으론 욕해도 외부적으로는 뭐라 할 수가 없음. 대학원색들은 졸업하고 나면 자유다! 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론 취업할 때도, 취업하고 난 이후에도 이 지도교수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가 없음. 뭐 science나 nature 급의 최상급 논문을 쓰고 나온다면 또 모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교수의 이름을 빌려서 "나 oo교수방 출신입니다."가 가장 큰 덕목이니까, 교수의 업이 떨어지면 자연스럽게 나도 ㅈ망 테크를 탄단 말이지.


위의 상황을 지금 카사에 대입해보면 모든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음.


개발사 - 대학원생, 퍼블 - ㅈ도 모르는 주제에 돈 버는 일 담당하는 교수라고 보면, 개발사는 기본적으로 지들 원하는데로 개발을 함. 그런데 퍼블에선 갑자기 뭔 개소리를 들었는지 알 수 없지만 븅신같은 BM 들고 와서는 "야야, 이런식으로 BM을 짜면 어떨까? in principle하게 주화 제품을 현금으로 팔면 돈이 더 잘 벌릴 거 아냐?" 라는 이 게임의 방향성도 모르는 개 쌉소리를 하는데도 스비가 개인 퍼블이 아닌 이상 돈을 주는 퍼블 말을 무시하거나 반하면 돈줄도 끊키고 ㅈㄹ염병을 할 게 뻔 한 거지.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강행하고 '유저들이 존나 불탄다' 라는 실패 결과를 들고 가야 리플레이서 송같은 ㅅㄲ가 "에잉, 요즘 젊은 놈들은 하여간 결제 태도가 나쁘다니까?" 같은 소리나 하면서 철회하는 거지.


내가 대학원생이니까 대학원 생활에 비유했지만, 실제로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이거랑 비슷한 경우들 꽤 있지 않음?


3줄 요약


1. 넥슨은 게임에 대해선 ㅈ도 모르면서 BM만 관심이 있다.

2. 스비는 넥슨한테 찍히면 쪽도 못쓴다.

3. 일단 ㅈ망한다는 결과를 보여줘야만 넥슨이 말을 철회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