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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보고 적음
인생 처음으로 소설 적는거라서 구릴 수 있음 지금 보고나니 살짝 얀데레 끼가 부족한 것 같긴 함
시리즈로 이어갈지는 모르겠다
#1
대학교를 졸업하고 미친 듯이 노력해서 겨우 얻은 직장을 나왔다.
처음에는 사소한 실수로 시작했다. 하지만 그 이후 멘탈을 잡지 못하고 계속 실수를 하고 참다못해 퇴사 제의를 받아서 물 밀려오듯이 회사를 나오게 되었다.
“죽고 싶다.”
베게에 얼굴을 박으면서 중얼거리자 이 내 마음을 몰라주듯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어짜피 퇴직금도 받았고 한번쯤 뭐라도 시켜먹어도 되겠지.
맛있는 음식을 먹고 정신을 차리자고 생각하며 폰을 꺼내들어 배달앱을 킨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을 하다 갑자기 띠링 거리면서 푸시 알람이 나왔다.
내가 예전에 하던 얀첸얀순 이라는 게임의 푸시 알람이였다.
얀첸얀순
이쁜 일러스트와 풀 보이스, 풀 2D 라이브, 괜찮은 스토리 등등 많은 씹덕 유저들의 이목을 끌어낸 게임. 하지만 이래 많은 망겜들이 그래왔듯 서비스 시작을 한지 1년만에 삐걱삐걱 되더니 결국 하는 사람만 하는 게임이 되었다.
대학교 시절때는 이 얀첸얀순에 푹 빠져서 인생을 갈아 넣었었지. 결국 취직준비하고 취직하고 일하면서 점점 들어가는 횟수가 줄었긴 했지만 꽤나 상위 랭커였고 결국 최근에는 하지도 않지만 삭제만큼은 못하겠는 게임이 되어버렸다.
피식 웃으면서 침대에 다시 누운 나는 상태표시줄에 있는 알람을 클릭할려고 보는 순간 무언가 이상한 점을 느꼈다.
[얀첸얀순]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음? 원래는 ‘주인님, ~~~보상 받으러 저희 저택에 들러 주십시오’ 같은 그런 멘트가 떠야하는데?
뭐, 내가 하는 망겜 답네.
요즘 세상에 푸시알람까지 실수로 잘못 보내는 곳이 어딨냐. 사과 보상은 얼마나 줄까나.
나는 그런 시덥잖은 생각을 하면서 아무 생각없이 알람버튼을 눌렀다. 그것이 나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거라 생각조차 못한채로 말이다.
게임이 켜지자 갑자기 핸드폰으로는 낼 수 없는 엄청난 굉음과 광채가 나를 뒤덮었다.
“으아아악!!!! 뭐야 시발!!!!!!”
고막이 찢어지고 눈이 멀어 버릴 것 같은 공격 아닌 공격을 당하고 눈을 떠보니 고풍스러운 저택에서 무슨 귀족이 쓸 만한 거대한 침대에서 누워있는 것 아니겠는가.
“주인님! 주인님! 일어나셨군요!!”
“으허헝 주인님.... 주인님....”
“당장 주치의 불러와. 당장!”
“메이드장님은 대체 어디있는거야?”
“아마 기도실에서 기도중이실겁니다!”
“불러와 그럼!”
옆을 둘러보니 얀첸얀순에 나오는 게임 캐릭터들이 나를 보면서 눈물을 머금질 않나 감격하질 않나 호들갑을 떨지 않나.
내가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나 보다.
회사 짤렸다고 요런 한심한 씹덕 망상꿈을 꾸는 내가 병신이다.
나는 마음을 진정 시킨 다음 다시 눈을 감았다.
#2
오늘도 주인님이 깨어나시질 않는다.
나의 주인님.
아기때부터.
어릴때도
풋풋하게 성년이 되셨을때도.
그리고 당신이 저에게 이 반지를 선물했을때도.
저는 평생 당신의 곁에 있습니다.
당신이 마왕을 잡겠다는 말을 했을 때, 저는 두려웠습니다.
당신이 죽을까봐.
당신이 사라질까봐.
하지만 당신이 잔디밭에서 초롱초롱한 눈으로 당당히 포부를 웅변할 때 마다, 저도 당신의 꿈을 응원하고 있었죠.
당신이 현실의 벽에 가로 막혔을 때가 생각나네요.
당신이 자책을 하면서 저에게 안겨 울었을 때, 저는 당신 곁에서 보듬어 주었었죠.
기억나시나요? 저희가 처음으로 던전을 공략 했을 때.
주인님이 벌벌 떠는 모습도 귀여웠지만 당신이 저를 구해줬을 때의 그 설레임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답니다.
주인님이 매력이 넘치는 남성임은 확실하지만, 그럼에도 세력을 늘리겠다는 변명 하에 다른 여우년들을 꼬셔서 반지를 준건... 솔직히 충격이였답니다.
하지만 저는 당신의 처음.
당신이 준 반지도, 당신의 꿈을 들은 것도, 당신과 함께 던전을 공략 한것도.
제가 처음이죠.
당신은 저에게 이런 사랑을 주었는데.
저는 어리석은 여자입니다.
아무것도 주지 못하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저 당신의 사랑만 갈구한 여자.
당신의 꿈을 응원한답시고 당신을 이렇게 고통스럽게 만들 때 까지 눈을 돌린 여자.
당신이 눈을 뜨지 못하고 계속 누워있는 모습을 볼 때 마다 제가 너무 싫어집니다.
미친 년. 병신 년. 추잡한 년. 쓸모없는 년. 좆같은 년. 씨발 년. 개같은 년. 걸레같은 년. 또라이 년. 망나니 년. 쓰레기 년. 지랄하는 년. 저능아 년. 꺼져야 되는 년. 인생에서 쓸모가 없는 년. 없어져야 하는 년. 답이 없는 년. 어리석은 년.
당신이 혹시.
혹시 깨어난다면.
저는 사랑을 보여 보이겠어요.
아아.
신이시여.
이 더러운 년에게 다시 한번만 기회를 주십시오.
부디 주인님을.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
.
.
.
“야.. 얀순 메이드장님!”
“하아. 뭐죠? 지금 주인님을 위해 기도를...”
“그것보다. 그것보다! 주인님께서... 깨어나셨습니다!!!!”
주인님이?
나의 주인님이?
아아.
어떻게 이렇게 못난 여자일까요.
당신의 처음을 자처해놓고서, 눈을 잠깐 돌린 사이 당신이 깨어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니.
하지만 괜찮습니다.
다음부턴 절대 놓치지 않겠어요.
빨리 당신을 보고싶어요. 1분 1초가 아까워요. 당신과 떨어져 있는 이 시간이 너무 아까워요. 아아. 당신의 그 눈동자가 보고싶어요. 어느 보석과 비교해도 밝은 그 눈동자. 당신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요. 당신의 또랑또랑한 목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진정되면서 행복한 기분이 들어요. 다리야 조금만 더 빨리 달려줘.
저는 메이드장의 본분 따위 뒷전에 둔 채, 어린아이처럼 복도를 건너가 사랑스러운 주인님의 침실로, 나의 주인님의 침실을 들어갔습니다.
나의 주인님이. 반듯하게 앉아있습니다.
드디어. 드디어 주인님께서.
“주인님! 주인님 일어나셨습니까?”
“하하. 이젠 얀순이까지 있네.”
“네 맞습니다! 당신의 얀순이입니다.”
“에휴. 그냥 자자.”
이 한마디를 마치자 마자 주인님은 포기한 듯이 침대에 다시 누워 다시 새근새근 잠에 들었습니다.
다른 메이드들과 그분의 여자, 그리고 주치의는 뭔가 이상한 듯이 서로를 쳐다봤지만, 저는 기쁨에 가득 차 오직 주인님의 얼굴만을 주시했습니다.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이젠.
절대 놓치지 않고 제 사랑을 증명해 보이겠어요.
#3
“그러니까. 여기가 얀데저택이고. 너는 얀순이. 나는 얀붕이.. 라는거지?”
“네! 맞습니다 주인님! 점점 기억이 돌아오고 있나보군요?”
요 아리따운 메이드장님은 내가 기억 상실증이라고 아주 단단히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착각이고 자시고 할 이유가 없다.
여긴 내가 즐겨하던 게임, 얀첸얀순의 게임 안.
나는 플레이어 명으로 얀붕이였기에 현재 나는 얀붕이.
귀족 얀붕이가 사는 이 게임의 거점같은 존재인 얀데저택.
그리고 옆에는 내 최애 캐릭이자 밸붕논란까지 끌고 온 개사기 캐릭터.
설정상 귀족인 플레이어를 어릴때부터 키워 온 누님계열 메이드장 얀순이다.
내가 어찌 기억을 못하겠는가. 내 대학 인생을 꼴아박은 게임인데.
이런저런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완전 게임 내 설정이나 게임 배경 등 완벽한 게임 속 세상이 내 눈앞에 펼쳐져있다.
“그나저나 주인님. 오늘 식사는 어떻게 하실 예정이신지요?”
“그.. 그러게....”
그녀는 행복한 듯이 나와 대화를 이어가지만 솔직히 부담스럽다고 해야 하나, 어떻게 대해야 할지 전혀 감이 안잡힌다.
그녀는 게임 설정대로 나와 몇십년을 같이 보낸 사이기 때문에 그녀 딴에서는 나는 오랫동안 애정을 보여 온 주인님에게 대하듯이 나를 대하는거겠지.
나도 그녀가 최애 캐릭인 만큼 그녀의 풍만한 몸매와 순백과 같은 뽀얀 피부, 그리고 찰랑거리는 은색 장발은 볼 때 마다 감탄을 금치 못한다.
그리고 그녀의 목소리는 게임 속 그녀의 성우의 목소리와 똑 닮아서, 나긋나긋하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너무나도 좋다.
하지만 나는 얀붕이가 아니다.
물론 폰으로 얀붕이라는 플레이어를 조작하고, 이 세력을 키운거는 확실히 나지만.
설정은 어디까지나 설정. 얀붕이는 확실히 그녀와 어릴 때부터 애정을 쌓아왔지만 나는 그저 회사에서 짤린 놈일 뿐인 것이다.
“주인님? 주인님?”
“어. 어? 왜 그래?”
“주인님. 혹시 열이라도 있으신지요. 계속 멍을 때려서.”
“아. 아하하하. 아무것도 아니야. 하하.”
“정말. 정말 괜찮은 것 맞으신지요?”
“그렇다니까 정말. 하하. 얀순이도 정말.”
그나저나 얀순이라는 캐릭터가 이렇게 좀 달라붙는 캐릭터였나? 살짝 엄마처럼 보듬어주는 그런 타입이였던걸로 기억하는데.
그녀는 내가 일어나자 마자 내 곁을 떠나지 않고 손을 잡으면서 밤이 될 때 까지 몇시간 동안이나 행복한 듯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솔직히 계속 변명을 하면서 이야기를 하니까 매우 지친 상황이다.
“야.. 얀순아? 일단 진정해주면 안될까? 나 자고싶은데.”
“앗. 실례했습니다 주인님.”
휴 드디어 끝인가. 내 최애 캐릭터라도 몇시간동안 머리 굴리면서 말하니까 진짜 힘들구나.
“그럼 안녕히 주무십시오 주인님.”
“응. 얀순이도 잘 자.”
그리고 말이 끝나자 마자 그녀는 메이드복을 벗고 속옷차림으로 내 침대로 들어왔다.
“야... 얀순아?”
“네 주인님?”
“우리. 따로자는 것 아니였어?”
얀순이는 내 대답을 듣자마자 풋 하고 웃으면서 내 위로 올라탔다.
그녀는 몸에 걸친 실오라기를 완전히 벗어 그 미친 듯이 매혹적인 몸을 드러낸다.
“1년 4개월 21일 3시간 34초입니다. 주인님.”
“어, 어?”
“주인님께서 누워 계신 시간이지요.”
그녀는 내 환자복의 단추를 하나 하나씩 풀어 해치면서 계속 말을 한다.
“주인님께서 기억을 잃으신 부분은 천천히 기억해 내시면 됩니다.”
그녀의 얼굴이 나의 얼굴에 계속 다가온다.
“주인님께선 저를 매우 아끼셨죠. 그래서 그 사랑을 저한테 듬뿍. 듬뿍 주셨습니다.”
그녀의 얼굴이 내 얼굴에 닿아 그녀의 숨소리가 내 피부를 간지럽힌다.
“이제는 제가 사랑을 줄 차례입니다. 제 봉사를 마음껏 즐겨주십시오.”
그렇게 말하고선, 그녀는 아름답게 미소를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