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라이브


"음?"

"뭐라고?"




어제 너무 늦게 잠에 든 탓일까.


꾸벅꾸벅 졸고 있던 나는 옆에 앉아있는 얀순이의 말이 조금 이상하게 들려 눈을 조금 크게 뜨며 되물었다.


"얀붕아 자지 마. 시험이 내일인데 우리 집까지 와서 졸면 어떡해."


"아아, 졸지 말라고."


나는 괜히 존 것이 부끄럽고 이런 자신을 한심하게 볼 얀순이를 상상하며 고개를 설레 설레 저었다.


"안 졸았어, 조금 피곤했을뿐이야."


"어머, 존 것 같은데? 게다가 다크서클도 있고. 설마...."




얀순이는 약간 맛이 간 눈으로 말끝을 흐렸지만 진이 빠진 나는 그것을 캐치못한채 적당히 얼버무렸다.


"어제 얀진이랑 늦게까지 게임을 해서 말이야."


"...아아, 그런 역시 그런 이유였구나."

"얀진이 이 창년.."





"뭐라고?"


또 다시 얀순이의 말이 이상하게 들렸다.


"얀진이 착한 년이라고. 너 같은 모자란 애랑 놀아주는게 어디냐?"


나는 무기력한 웃음을 지었다.


"뭔가 다른걸 생각한거야?"


"아니다, 뭐 딱히 그런건 아니고.."


얀순이는 말을 돌리듯 갑자기 나를 칭찬했다.


"그래도 방금 전 내 말은 마음 속에 담아두지 말고... 너 착하고 나름 귀엽고... 납치 하고 싶으니까 말이야."





"뭐라고?"


우연의 일치일까? 또다시 얀순이의 말이 이상하게 들렸다.


"넙치 닮았다고."


"뭐야, 칭찬하다가 왜 또 욕해."


나는 그렇게 답하며 다음 문제를 풀기 위해 문제지를 넘겼다.


문제지를 넘겨보니 어느새 마지막 장이었고, 이만 끝내고 집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


"슬슬 이제 집으로 돌아갈까."


"...너, 얀진이 좋아해?"


"아니. 나 걔 안 좋아해."

"난 널 좋아하지."


꽤나 단호한 답변에 얀순이는 큰 눈을 더욱 크게 띄며 나를 바라봤다.


얼마나 지났을까.


"나 간다."


"잠깐, 섹스하고 갈래?"






"뭐라고?"


오늘 자신은 도대체 몇번이나 얀순이에게 이 한 글자짜리 질문을 하는 것일까라고, 나는 속으로만 한탄했다.




"섹스하자고 ❤ 이 개꼴리는 새끼야 ❤❤"



"어...어...?"


이번에도 잘못 들었길 바랬던 나는, 옷을 벗으며 풍만한 가슴을 출렁이며 나를 덮치는 얀순이를 마지막으로 본 후, 오고곡 소리밖에 낼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