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Side 벨파스트


어느 더운 날이었습니다. 여느 때와 같이 어린 구축함 아이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중앵 유치원에서 구축함 아이들을 도촬하던 저희 로얄 소속의 항공모함 아크로열이(…) 모항 헌병대에 체포를 당한 뒤, 지하 구치소에 가둔 뒤 그녀의 카메라를 압수수색하던 중이었습니다.


-HMS 아크로열-


그 역겨운 욕망이 담긴 메모리 속에는 그야말로 믿을 수 없는 사진들이 잔뜩 나왔습니다. 


주인님으로 보이는 남자가 침대 위에서 구축함 아이들을 다 벗겨놓고 아이들에게 믿을 수 없는 짓을 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그걸로는 부족했는지 모항 내 수영장에서도 야외플레이를 강요하는 장면이 찍혀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더더욱 충격적이었던 것은 그 모든 사진이 나온 장면을 찍은 동영상이었습니다. 영상 속에서 남자는 아이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하면서 저항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처음에 그 사진과 영상을 봤을 때 느꼈던 감정은 정말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지금껏 주인님이라고 이 한 몸 바쳐 봉사했던 사람의 숨겨진 모습이 저런 쓰레기만도 못한 존재였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기에는 제게 너무나 어려웠습니다.


정말 방심했다면 저나 다른 동료들 역시 그 사람의 마수에 당할지도 몰랐던 일. 바로 각 진영에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모든 수장들은 분노하였고 바로 주인님을 끌고 갔습니다. 그리고 유니온을 제외한 진영별로 각각 로열네이비의 저 벨파스트와 셰필드, 중앵의 카가와 노시로, 그리고 철혈의 론과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셰가 강도높은 심문.. 아니 심문을 가장한 고문을 자행했습니다..


당시 제게는 그 영상과 사진을 한 번더 쳐다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당시에 제 가슴속에는 당시까지 일에 대한 배신감과 허무감만이 가득 차 정신없이 주인님에게 고통을 가했습니다.


매일매일 잠을 재우지도 않고 식사는 당연히 드리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육체적으로는 매일 전기고문, 물고문 등 야만스러운 방법으로 주인님을 괴롭혔습니다. 


주인님은 매일 고통에 몸부림치시면서도 자신은 그런 짓을 한 적이 없다고 절규하셨습니다. 


거기에 주인님께서 그런 일을 하셨다고 의심되는 시간대에 주인님과 함께 있었다고 주장하는 철혈의 도이칠란드급의 도이칠란드와 어드미럴 그라프 슈페가 저와 다른 진영의 사람들에게 주인님의 결백을 호소하고 다녔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러면 그럴수록 주인님과 도이칠란트 급 중순양함 자매의 말을 듣지 않고 고문의 강도만 늘려갔습니다.


그렇게 무자비하게 고문을 한 결과 주인님의 몸은 만신창이가 되버렸습니다. 겉으로는 멀쩡해보였어도 주인님의 속은 완전히 손 쓸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습니다.


그 동안 주인님에 대한 추방이 결정되었고 저는 정말로.. 정말로 해서는 안되는 짓을 하고 말았습니다..


주인님께서 추방되시기 전 날, 저는 주인님에게 마지막으로 내리는 벌이라고 싸늘하게 말하며 벌겋게 달아오른 니퍼로 주인님의 아킬레스 건을 모두 끊어버렸습니다..



주인님은 그렇게 정신을 잃으신 채로 고국인 대한민국 해군의 강습상륙함을 의장으로 사용하는 ‘마라도’에 인계되어 벽람항로를 영영 떠나게 되셨습니다.


여기까지 저는 지금까지 주인님을 섬겨왔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역겨웠습니다. 그래서 그 뒤로는 주인님에 대한 말은 모두 함구했습니다. 주인님은 그렇게 모항에서 금지어가 되어 한 동안은 아예 없었던 사람 취급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얼마 뒤, 주인님의 피로 얼룩진 고문실을 청소하던 도중 주인님을 심문할 때 결정적인 증거로 사용했던 아크로열님의 카메라에서 나온 사진을 우연히 보게되었습니다.


사진 속의 남자는 여전히 어린 구축함 아이들을 강간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다시 강한 혐오감이 들어 사진을 구겨버리려 했습니다. 하지만.. 


“음..? 메이드장, 각하는 어디로 가셨는가? 요즘 바쁘신지 통 보이지 않는군.”


금고형을 다 살고 나온 아크로열님께서 제게 주인님이 어디에 계시냐고 물으셨습니다. 저는 분을 삭이지 못하고 그저 조용히 다가가 아크로열님께 사진을 건넸습니다. 


잠시 그 사진을 바라보시던 아크로열님께서는 안색이 창백해지시더니 제게 소리치셨습니다.


“이.. 이게 왜 자네의 손에 들어와있는건가?!!”


“이게 그 남자의 본모습이었습니다. 앞에서는 자애로운 척, 귀여워하는 척을 하면서도 뒤에서는 ㅇ…”


하지만 저는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짝!!!


“이 멍청한 메이드가!!”


아크로열님께서 제게 손찌검을 하셨습니다. 저는 너무나 당황해 아크로열님을 다급하게 쳐다봤습니다. 그 분의 얼굴은 붉으락푸르락한 상태였고 평소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매서운 말로 저를 몰아붙이셨습니다.


“각하.. 각하는 어디에.. 너.. 설마.. 각하의 몸에 손이라도 댄 것인가..?”


“…”


“이건.. 이건.. 이건 각하께 개인적으로 장난을 치려고 합성한 사진이란 말이다!! 각하께 질 나쁜 장난이라도 치면 화를 내실 줄 알고 만든 사진인데..”


“예..? 잘 못 들었습니다..?”


“이 멍청한 메이드가..! 대답해라! 각하는.. 각하는 어디에 계시는거냔 말이다!!”


알고 보니 그 사진은 모두 합성된 것이었습니다. 그저 질나쁜 장난을 쳐보고 싶다는 아크로열님의 합성사진이었습니다.


그 증거로 아크로열님께서 그 영상을 다시 보여주셨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그 남자의 얼굴, 즉 주인님의 얼굴은 묘하게 싱크가 맞지 않았습니다. 알고보니 그건 모두 딥페이크를 이용한 합성이었습니다.


네, 자신은 결백하다는 주인님의 주장은 모두 사실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저는 주인님께 결국 씻을 수 없고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저지르게 된 것이었습니다..




Side 벨파스트 끝


 

지휘관은 벽람항로에서 쫒겨난 이후 대한민국으로 돌아왔다. 정부는 바로 그에게 접촉했다. 미지의 에너지인 큐브의 적성을 가진 사람은 당연히 적고 한 명 한 명이 중요하다. 


정부는 그에게 대한민국 해군의 함선들을 의장으로 사용하는 함선소녀들을 지휘하는 지휘관의 역할을 맡기기고 극비인 프로젝트 하나를 전담시키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문제는 지휘관이 입은 상처였다. 가장 믿었던 자들에게 이유없이 배신당하고 오해받고 버려졌다. 


아직도 그 섬에서 그녀들이 자신을 경멸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때마다 헛구역질이 나고 눈 앞이 아득해지는 듯 했다.


전형적인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 PTSD였다. 


그는 더 이상 해군과 관련된 일을 맡지 않고 조용히 은둔하여 살길 원했다. 정부의 계획과는 상반된 것이었다.


정부는 난감해하며 돈, 명예 등으로 그를 회유하려 했지만 그는 그 어떤 것에도 넘어오지 않았다. 그들은 그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해줄, 아니 그를 보듬어줄 이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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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빌드업 스택 좀 쌓음. 근데 저려면 아크로열이 가장 쓰레기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