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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부님중에서 친조부께서는 경북 모 지역 지휘를 맡고 계셨던 분임.


사실 그리 계급이 높지 않았는데, 진짜 윗대가리가 다 죽어버리니까 사람이 없어서 내려오다 보니 조부께서 맡으신채로 방어를 하고 계셨음.


지연전을 벌여도 얼마 못 가고, 너네도 알다시피 낙동강까지는 진짜 순식간에 싹 밀렸었음.


그 과정에서 당연히 함락되고 포로로 잡히게 되는데, 포로 호송 라인이 있을거 아냐? 우연히 줄 끝자락 즈음에 배치됨.


그리고 거긴 좀 시골이라 산길을 굽이 올라가야 했고 산길이 많이 개발된 곳도 아니니까 길도 험하디 험했다고 함. 그런데 가던 중에 옆을 보니까, 낭떠러지인데 구르면서 떨어질 수는 있을만한 급경사였다 싶으셨겠지.


포로 호송을 하던 라인 적당히 뒤니까 감시도 그나마 적지 않을까, 그래서 뛰쳐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시던 마음에 낭떠러지로 바로 뛰어들어 굴러버리심.


너무 급경사니까 인민군도 결국 쫒아가거나 하지는 않고 죽었겠거니 싶었나 곧바로 포기했다더라.


한참 굴러떨어져서 보니까 살긴 살았고, 토박이니까 다행히 산길에 익숙해서 아군으로 합류하심.


이후 휴전까지 싸우시고, 휴전 후로도 그때의 후유증에 시달리셨지만 50여년간 더 사시고서 현충원에 안장되어 계심.


진짜 강단있는 얼굴이셨다.


근데 왜 그 외모는 안 물려주셨을까 아버지도 미남인데